유교 심종의 바다
도유사 문정이 붓을 들었다.
허공은 한 획의 숨결처럼 떨렸다.
붓끝이 지나간 자리에 산이 그려졌다.
"현옥아, 이것은 무엇이냐?"
제자 현옥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산입니다.”
문정이 빙그레 웃었다.
“그렇구나.”
그는 다시 붓을 들어, 방금 그린 산의 형상을 지워버렸다.
“지금은 어떠하냐?”
“산은 산인데… 산이 아닙니다.”
카지노 게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것은 형상에서 형이 사라진 것이다.
이제 눈을 감고 산이었던 상을 지워보아라."
현옥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고요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지웠습니다."
산과 하늘의 경계가 사라졌다.
모든 형상이 녹아내린 자리, 카지노 게임 다시 물었다.
“이제 무엇이 보이느냐?”
“가물가물합니다.
산도 아니고…
물도 아닙니다.”
"그것이 무형무상이다.
너는 무엇이라고 하겠느냐?"
현옥은 대답하지 못했다.
언어가 끊기고, 다만 그 경계를 바라보는 침묵만이 있었다.
그때, 문정이 나직이 말했다.
"현옥아,
그 가믈가믈한 것을 ‘현(玄)’이라 한다.
그 가물거림에 이름을 붙이는 자—
그가 카지노 게임사다.”
"네... 스승님."
"그러므로 카지노 게임이란 곧 제례다."
"왜 카지노 게임입니까?"
“산도 아니고 물도 아닌 그 가물거림—
그것이 천지자연이다.
그러니 카지노 게임사는 제례하는 마음으로 붓을 들어야 한다.
이름 짓는다는 것은 곧 경외의 행위다.”
현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문정은 제자의 눈빛에 맺히는 깨달음을 보고 미소 지었다.
“이제 잘 보거라.
나는 지금 저기 유형유상한 유달산의 이름을 지우고,
그 위에 천지자연을 갈라 카지노 게임 제례를 올릴 것이다.”
“왜 본래의 이름을 지우십니까?”
문정의 얼굴에 잠시 먹구름 같은 회한이 스쳤다.
“힘없는 조선이 500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심종의 선비들 덕분이었다.
그런데 고종황제의 환구단 봉선제 때, 그들이 모조리 소모되었지.
이제 이 나라는… 필경 망할 것이다.”
현옥은 숨이 막혔다.
스승의 입에서 ‘망한다’는 말이 나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것이 이 산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카지노 게임 천천히, 그러나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유달산은 영혼의 통로가 되는 산이다.
나는 이 산을 유교의 ‘유(儒)’로 다시 카지노 게임하려 한다.
심종의 기억을 담을 바다가 필요하니라.”
"어떻게요?"
현옥은 이해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카지노 게임 다정히 제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 보아두어라.”
그리고는 천천히,
현옥에게 가르쳤던 그대로
구리 유자의 유달산(카지노 게임山)의 형과 상을 하나하나 지워나갔다.
카지노 게임 숨을 고르고, 붓을 들었다.
허공 위에 다시 그 무형무상이 된 천지자연을 펼치듯
선천의 문자를 써 내려갔다.
그것이 바로—
유교 심종의 선천부필.
카지노 게임 제례가 시작되었다.
유달산(儒達山).
그리고 현옥은 보았다.
그 카지노 게임되어진 유달산(儒達山)의 시공으로
망각 속을 부유하던 유교 심종사들의 기억이 하나둘
반짝이며 모여들기 시작했다.
빛으로 흩어졌던 이들의 마지막 생각,
이름 없이 사라졌던 존재들의 숨결이
별이 되어 유달산의 하늘을 수놓았다.
유달산의 시공 위에 하나 둘,
잊혔던 심종사들의 기억이 떠올라 별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이곳은 이제—
유교 심종의 바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