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제 삶을 돌이켜보며 그 추억들이 '이 카지노 게임','이 아빠'와 '이 집'에서 있었던 것인지 묻고 확인하는 일. 그 때도 내 옆에 이 가족이 함께였는지궁금한 모양이다.
"카지노 게임, 사랑이가 처음 걸었을 때 카지노 게임도 봤어? 그 때도 '이 카지노 게임'였어?"
"카지노 게임, 사랑이도 여기 와 봤는데? 그때도'이 아빠'였지?"
"카지노 게임, 사랑이도 아기 때 저런 침대에서 잤지? 그 때도 '이 집'이었지?"
딸아이의 갑작스런 질문들에 눈빛이 흔들리는 남편을 보며 잽싸게 "그럼~, 그때도 이 카지노 게임였지. 카지노 게임가 진짜 박수 많이 쳐줬지. 동영상도 찍어놨어~.,카지노 게임가 바빠서 사랑이랑 아빠랑 둘이 왔었지? 이번엔 같이 왔네? 여기좋지?, 사랑이도 저런 침대 집에 있었어. 색깔은 다르네. 사랑이껀 핑크였는데. 기억나?"답해둔다.솔직하게, 유쾌하게, 무엇보다 덤덤하게.
이럴 때 카지노 게임가 정신을 야무지게 챙겨야한다. 내딸을 위해서 감상에 빠져 슬픈 눈으로 아이를 쳐다보지 말자고 강해지자고남편을 토닥인다.
이 질문은 여기서 끝날 일이 아니다. 사랑이의 평생을 안고 갈 풀리지 않을 의문. 그 질문이 시작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하자. 그래도 우리에게 이렇게 물어주는 게 어디야. 감사하지. 우리가 슬퍼하고 괴로운 표정을 보이면 아이는 더 이상 묻지 않을테니까. 내딸이 속으로 끙끙 앓는 꼴은 못 보지. 널 외롭게 두고싶지 않으니까. 널 위해입양을이야기하는 게 자연스러운 가정으로 만들 거야.쉽지않을거라고? 누가 그래? 안 될건 또 뭐야.
얼마 전, 육아 프로그램에서 배우 조윤희가 딸과놀면서이혼한 남편(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와 자연스럽게 하는 장면을 보았다. 패널들이흠칫 놀라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히려 조윤희는 아빠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게 아이에게 더 낫다고생각했다고인터뷰했다. '그래, 저거야!' 난 그녀의 말에 100% 공감했다.
이혼도입양도 아이의 잘못은 아니다. 가정에서 금기시되는 이야기가 있으면 그건 상처가 되고 상처는 끝내 곪는다. 당장은 아픈상처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여도 자주 들여다보고 소독도 하고 반창고도 바꿔주고 깊은 상처의 고름은 짜내야 새 살이 돋는 법이다. 입양이 내겐 한없는 기쁨이지만 내 아이에게도 입양이 마냥 기쁨일거라 기대하진 않는다. 분명상처다. 이걸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래도 점점 곪아 손도 댈수 없고 아이를갉아 먹는상처가 되게 두진 않겠다.상처를잘 돌보면 흉터가 된다. 물론 흉터야 남겠지만 난 이 상처를 잘 돌보아 볼 셈이다.
사랑아, 네게 입양을 평소엔 잊고 살다 '아, 여기 이런 게 있었지'하고 가끔 들여다보면 기억나는 흉터로 만드는 게 카지노 게임의 목표야.
카지노 게임가 해 줄게. 네 삶을 함께 궁금해해주는 일. 네 외로움을 안는 일. 네 뒤를 든든하게 지키는 일. 엄만 자신 있어. '이 카지노 게임'만 믿고 가 보자. 내 딸. 사랑해.
사랑이는 입양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밝게 잘 크고 있습니다.
잠시 내려놓고 있었는데그 사이 입양말하기 관련 이야기가 좀 늘었습니다. 브런치도 브런치지만 기록해두어야 미래의 사랑이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부지런히 써보겠습니다. 또, 다른 입양가정, 입양준비 가정들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테고요.
항상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해주시는 구독과라이킷이 힘이 많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