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한국, 병원 투어의 기록
30년 인생에서 겨우 찾은 내 결의 일,
반년은 이것만 붙잡고 있던 내내였다.
그러다 몸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슴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반절의 호흡. 심한 어깨 결림.
최소 2번은 새벽에 깨는 일. 수면부족.
나의 주 증상은 이러했는데, 원인을 몰랐다.글로 써 놓으니 별 것들이 아닌 것 같지만특히 '가슴 답답. 반절 호흡'은 나로선 제법 심각한 문제였다.숨 쉬는 것을 내내 의식해야 했는데, 그건 곧 내내 불편하단 뜻이 되었다.
현 거주지인 유럽에서 병원을 다녔다. 병원 투어를 온라인 카지노 게임.최소 5명의 의사에게 증상을 주절주절 설명온라인 카지노 게임.내가 특히 '호흡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함'을 강조하자대부분의 의사들은 천식을 의심온라인 카지노 게임.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제법 많은 이들이 '후천성 천식'에 걸린다 했으니.
청진기를 대보고, 천식 검사도 했다.결과는 이상 없음이었다. 천식은 아니었다.어떤 의사는 심장초음파를 권하기도 했다.다행히 이곳은 치과 보철 외 웬만한 진료는 무료라나는 심장초음파도 고민하지 않고 했다. 역시 결과는 정상이었다.
그럼 뭔가요? 왜 이런 거죠?
의사들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중어떤 의사는 말온라인 카지노 게임.정신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공황장애,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보통 '숨 답답, 호흡 곤란'과 관련된 연관검색어는 '공황장애'이므로.
공황장애? 내가?
나는 그 말을 가만히 생각했다.아.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었다.나는 천직을 발견해서 달리는 지금처럼 신났던 적이 없었고, 설령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해도 이건 분명 쾌감과 희열의 종류였으니.
그래도 어쨌든 의사의 말이니 일단 담아는 두자, 하고 있을 때쯤 나는 잠깐 한국에 가게 되었다. 비자를 얻기 위해 남편을 유럽에 두고 홀로 간 한국. 나는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다짐했다. 의료강국 한국에서 온갖 검사를 다 받으리라. 그래서이번에야 말로 이 증상들의 원인을 꼭 알아내리라, 정확한 진단명을 밝혀내리라, 반드시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으리라.
그리고 한국에 도착했다. 역시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나는 본격적으로 병원 투어를 시작했다. 40만원짜리 종합건강검진을 했다. 비수면으로 위내시경을 하다 요절할 뻔도 했다. 나는 긴장과 동시에 어떤 기대를 했다.
'분명 뭐가 나오겠지. 나와야 해. 나오면 치료받고 얼른 끝내버리자. 지금 안 그래도 할 일 많은데.'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다. 위내시경 역시 너무나 깨끗했다. 나는 맥이 탁 풀렸다. 여전히 가슴은 답답하고 숨은 반밖에 안 쉬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며 새벽에 두 번 세 번은 깨고 또 왼쪽 어깨는 무섭도록 딱딱했다. 나는 이게 뭔가 싶었다. 나는 분명 몸이 안 좋은데, 분명 이거 뭔가 잘못되고 있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니.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집 근처 큰 종합병원 호흡기내과에 방문했다. 젊은 새치가 머리의 반을 덮은 의사 선생님은 말했다. 천식이라고. 그는 어쩐지 확신을 했는데 나는 천식 검사를 이미 몇 번이나 했다고 얘기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약간의 조소를 띠었다.
동네 병원에서 했죠? 그럼 잘 안 나와요. 증상이 딱 천식인데, 뭘.
별안간 그 선생님은 작은 병원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더니 천식 검사를 시켰다. 나는 또 그 천식 검사를 했다. 결과는 역시 정상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목을 긁적이며 약간 당황하는 듯했다. 천식인데 여기도 잘 안 나왔나요? 묻고 싶었지만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나는 그냥 천식이 아닌 거였다.
나는 큰 종합병원을 터덜터덜 걸어 나오며 답답한 가슴을 주먹으로 탁탁 쳤다. 그럼 대체 이건 뭐지? 어디가 안 좋은 게 맞다고. 아니, 내가 심장초음파까지 했는데 여기서 뭘 더 해야 해, 그럼? 나는 답답해서 답답한 가슴을 몇 번이나 다시 쳤다. 그리고 심호흡을 크게 했다. 그래. 큰 병이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자.이상한 증상들은 있지만, 그리고 그것들이 내 삶을 괴롭히고 있지만 그래도 큰 병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했다. 이제 더 할 수 있는 검사도 없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기 전날, 한껏 결린 어깨나 좀 풀어보자며 집 근처 한의원에 들렀다. 온화한 인상의 한의사 선생님이 계신 곳이었다. 나는 그냥 어깨가 아프다고만 얘기했는데, 선생님께서는 다른 증상은 없는지 은은하게 웃으며 물으셨다. 나는 그 얼굴에 마음이 풀렸는지 갑자기 입도 풀렸다.
선생님. 제가 병원을 진짜 많이 가봤는데요. 가슴이 답답하고 숨도 반만 쉬어지는 것 같고, 새벽에 자꾸 잠도 깨고 애초에 잠이 잘 들지도 않고요. 또 어깨 이것도 사실 필요 이상으로 너무 뭉치는 것 같아요. 저 이것 때문에 종합검진도 하고 위내시경도 하고 진짜 다 했어요. 심장 초음파도 했어요. 근데 이상이 없대요.
나는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한의사 선생님은 키보드를 타닥타닥 두드리시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내 얼굴을 보고 계셨다.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 뭔가 고민을 하시는가 싶었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자율신경실조증 같아요."
예?
처음 들어본 단어에 눈을 꿈뻑거렸다.
나는 그렇게 자율신경계라는 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