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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혜향 10시간전

세상에 믿을 게 없어 웃을 뿐 <카지노 가입 쿠폰 남작의 모험

풍자문학의 진수 -카지노 가입 쿠폰 남작의 모험


“너희들이 해 주는 이야기가 아무리 희한하고 재미있다고 해도 항상 으스대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 자기 자랑은 고약한 입 냄새와 같은 거야. 우리 뮌히하우젠 가문은 그런 것은 절대 용납 못한다. 너희들이 정말 영웅적인 일을 했어도 차라리 입을 다물어라. 이 세상은 어차피 떠벌이와 허풍선이로 득실대니까. 사람들 눈에 띄려면 두 가지 길이 있다. 아주아주 겸손하거나, 아니면 세계 제일의 허풍선이보다 더 허풍을 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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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은 어릴 때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내용은 잘 모르는 이야기다. TV에서 영화로 본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읽어 보았다.

읽으면서 계속 웃음이 났다. 재미있었다. 주인공이 아주 재미있는 허풍쟁이이다. 좋게 말하면 유머가 넘치는 사람이다. 동화라기보다는 당시의 사회 풍자와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을 해학스럽게 표현해 놓은 철학책 같다. 이야기 속에는 당시 유럽사회의 군국주의, 과학에 대한 맹신, 허영심 같은 것이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현시대에도 허풍선이 남작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많다. 현대판 허풍선이 남작들은 회식자리. 뉴스 속, SNS 곳곳에 출연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라떼는 말이야... 자식자랑에, 성과자랑에, 가끔은 지구를 혼자 구한 사람처럼 행동한다. 조직에서는 자기 혼자 다 한 것처럼 떠벌린다. 그들의 말이 사실인지 따지는 건 의미 없다. 진실이 아니라 자기를 포장하는 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쇼가 점점 진실을 밀어낸다는 것이다. 정책보다 쇼가 앞서고, 말발이 중요해진 시대. 사람들은 더 이상 무엇이 진짜인지 묻지 않는다. 허풍이 권력이 되고, 겸손은 무능해 보이게 만든다. 그러니 다들 스스로 부풀리고, 과장하고, 뭔가 대단한 사람처럼 꾸민다. 그게 살아남는 방법이니까. 어쩌면 그들도 자기 이야기가 허풍인걸 안다. 믿게 하려는 게 아니라, 들리게 하려는 것이다. 제발 나 좀 알아달라고 상대방을 피곤하게 만든다.

주인공 뮌히하우젠은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은 정직하고 겸손하다는 것을 계속 강조한다. 모든 것이 다 카지노 가입 쿠폰인 상황이다.

자신이 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거짓이 아님을 계속 이야기한다. 제발 믿어 달라고... 이것 조차 카지노 가입 쿠폰인 것이다. 그래서 카지노 가입 쿠폰쟁이 남작인가 보다.

친구들은 카지노 가입 쿠폰인 줄 알면서 듣고 있고 맞장구를 쳐준다. 상대방의 정신상태에 맞추어 주는 아주 좋은 친구들이다.

뮌히하우젠남작은 자신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판타지 모험동화를 창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책은 허풍 떠는 정치인, 과장을 하며 과시하는 사회를 유머스럽게 비판해 놓은 건지도 모른다, 어차피 세상은 믿을게 없다고. 권력자들의 과장, 무능, 허세를 유쾌하게 비트는 풍자가 숨어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허풍은 힘 있는 자들의 가장 흔한 언어일 수도 있으나 또한 자존감 낮은 사람들의 포장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진실대신 재미를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

세상은 누구 한 사람의 자랑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말을 아끼는 사람들이, 자신의 무게를 떠벌이지 않는 사람들이 진짜 무게를 지고 있었다. 물론 이걸 깨닫게 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20대 사회 초년 시절에는 순진하게 모든 것을 다 믿었다. 말 잘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오랜 시간 지나고 나니 그들 모두가 허풍이었고 과장이고 말만 앞선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중년이 된 지금은 그만 듣고 싶다. 무겁지도 않은 말들이 내 마음을 자꾸만 짓누른다. 나는 이제 조용한 사람이 좋다. 자신의 이야기를 떠벌리지 않아도 그 존재만으로 신뢰가 느껴지는 사람, 자랑은 없지만 마음이 편안한 사람.

세상의 말은 가볍다. 그래서 더 이상 들어주는데 지쳐버렸다. 나는 지금 그냥 조용히 살고 싶다. 피곤한 마음을 소모하지 않아도 되는 곳, 말없이 나를 치유해 주는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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