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씽킹, 최혜진
식재료가 발이 차이게 많은 과잉 공급 환경에 놓여도 차분하게 비전을 그릴 것이다. 재료의 산만함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계획과 속도대로 식탁을 차려낼 것이다. 나는 에디토리얼 씽킹이 정보 과잉 시대의 조리 기본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화하기 버거운 사건을 겪을 때마다 편집이 가진 놀라운 힘을 체험했다. 현실의 양상이 달라지지 않아도 다른 의미를 부여하면 다른 현실을 살 수 있었다.
사물이나 현상을 낯설게 보면서 질문을 찾아내는 능력,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 개별 재료들을 연결하는 능력, 필요한 정보를 어디 가야 얻을 수 있는지 아는 know-where, know-who 능력, 컨셉을 정확히 설명하는 능력, 자신의 창작물이 의도치 않은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위험은 없는지 데스킹하는 능력, 어떤 헤드라인과 이미지를 써야 주목도가 올라갈지 판단하는 능력 등 에디팅은 종합적이고 메타적인 사고 행위다.
박혜수 작가의 Good bye to love를 보자. 우연히 옛사랑이 선물한 종이학 1,000마리를 6천원에 판매한다는 중고 거래 광고를 발견하게 되었다. 사랑이 끝나지 않았다면 결코 거래되지 않았을 사물, 버리기는 아까운 옛날의 추억들에 주목한 것이다. 동시대 아티스트들은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나 사물을 모으고, 분류하고, 합치고, 교차하고, 변형하면서 의미를 부여한다.
연상 그물망을 풍성하게 펼치고 싶다면 질문하면서 대상을 보면 된다.
"이것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나?" 색종이, 노종력, 수작업
"이것은 어떤 감각적 특징이 있나?" 황금색, 복잡한, 가벼운, 구겨진, 바스락 소리, 얇은
"이것의 기능과 쓰임은 무엇인가?" 사랑 고백, 응원하기, 소원빌기, 소망
"관련한 인물, 장소, 사물, 작품이 있나?" 어릴 때 이모집 선반 위 올려져 있었던 유리 항아리 안 종이학
"동의어 유의어 상위어 하위어 반의어가 무엇이지?" 저비용 고노동, 정성스러운 쓰레기
오래된 요소들을 가지고 새로운 조합을 만드는 능력은 관계를 알아보는 능력에 크게 의존한다. 관계를 알아보는 능력이란 결국 자신만의 언어로 본질을 규정온라인 카지노 게임 능력, 유사성과 연관성을 알아차리는 능력, 분류 기준을 정온라인 카지노 게임 능력일 것이다.
나는 지금 '고양이'가 떠올랐다. 고양이-강아지. 공통점은? 가장 사랑받은 반려동물이라고 정리해본다. 고양이-가방은 어떨까? 곁에 있으면 안심이 됨. 고양이-택시라면 어떨까? 불러도 절대 안옴. 고양이-빨간색은? 강인하다. 고양이-몰스킨 노트는? 쫙펴진다. 고양이-달력은? 뭔가를 하라고 조른다.
레퍼런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결국은 '자기 것'을 만들어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나는 이 질문이 에디토리얼 씽킹의 핵심 중 하나라고 믿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재료는 더이상 원천적이지 않다.
Substitute 대치하기: 다른 시대 배경이라면? 다른 인물이라면?
Combine 결합하기: 공통점들을 결합하면? 차이점들을 결합하면?
Adapt 적용하기: A레퍼런스에 기능온라인 카지노 게임 a라는 요소가 내 주변에 있을까?
Modify 수정하기: 단순하게 만든다면? 복잡하게 만든다면? 크기를 키우거나 작게 한다면?
Put to other uses 다르게 활용하기: 원래 목적대로 쓰지 않는다면?
Eliminate 삭제하기: 특정 인물, 상황 등 중 하나가 사라진다면?
"야마가 뭐냐"는 편집장의 물음은 모아온 재료를 정리하고 구조화하면서 뾰족한 차별점을 만들어내라는 요구였다. 하고 싶은 말의 내용과 그것을 담는 그릇이 잘 호응하도록 정렬온라인 카지노 게임 기준점이 컨셉이다.
"이 콘텐츠를 본 사람이 마지막에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기를 바라는가?"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을때 어떤 감정이 남기를 바라는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기? 잘 쉬었다는 느낌을 받기? 창작욕을 불태우길? 이렇게 수용자 자리로 건너가 아등바등 감정이입하면서 그들 머릿속에 담아주고픈 알맹이를 발견한다.
집을 '물질적 조건과 심미안이 극적 타결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공간'으로 정의했으므로 보증금과 월세를 공개온라인 카지노 게임 인터뷰 형식이 적절했고 생활감 있는 사진 톤도 말이 됐다. 이렇듯 '내가 보는 00의 의미는 00'이라는 관점이 세워지면 형식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나는 핵심을 알아보고 구조를 조직온라인 카지노 게임 능력이 결국 타인에 대한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내 이야기를 들을 상대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느낄 만한 재료가 무엇인지, 신선하다고 느낄만한 내용이 무엇인지 상상할 줄 모른다면 핵심을 골라내기도 힘들 것이다. 아!재밌겠다! 하는 흥분되는 첫 마음이 지나고 난 뒤에 콘텐츠를 지탱하는 힘은 타인에 대한 상상에서 온다. 이제 나에게 잡지 by line은 '제 이름을 걸고 당신 생각을 참 많이 했답니다' 고백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창작온라인 카지노 게임 나의 위치가 '저기'인지 '여기'인지 '거기'인지 자각하겠노라 다짐했다. 아르바이트생 청년의 눈으로 본 현상의 의미는 업주의 눈으로 본 그것과 다르고, 관리자의 눈으로 본 그것과도 다르며, 소비자의 눈으로 본 그것과도 다르다.
아이디어 수면 아래에서 은밀하게 흐르는 '믿음' 그것이 곧 관점이고 입장이다. 당연시하는 전제를 찾은 뒤에 '정말 그럴까'라고 덧붙이면서 가급적 많은 문을 열어보는 것이다. 생각을 이어가다보면 결국 마주할 수 없는 질문은 "내가 보는 00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나는 인터뷰라는 독특한 형식의 대화를 사랑한다. 우정이란 뭐죠, 의욕이 나지 않을 땐 어떻게 해요. 아름다움이 뭘까요. '인터뷰 중'이라는 팻말만 붙이면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일상적 관계에서 좀처럼 던지지 않는 커다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나는 인터뷰 현장에서 살아가는 지혜를 구하고 채웠다.
인터뷰는 엄밀히 설명하면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벌어진 상호작용을 인터뷰어 관점으로 기록한 글이다. 특별히 어떤 것이 내 마음에 들어와 궁금해졌다면 그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믿는다. 직관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자기검열없이 궁금한 것을 물을 때 대화의 진동이 깊어지는 경험을 수차례 했다.
외부에서 들어온 생각을 당연시하지 않고 검증온라인 카지노 게임 시간을 가졌으므로 이 생각은 자기 것이 된다. '이것은 정확히 무슨 뜻인가?' '나는 그걸 어떻게 알게 되었나?' 독립적이 되기 위해서 이 같은 물음이 제 2의 본싱이 되어야 한다. 얼핏 보면 아주 중요하게 보이는 것들이 실은 아무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에서 출발한다.
정보와 데이터를 지식 차원으로 끌어올리려면 스스로 소화온라인 카지노 게임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좋은 대화를 나눌 때의 반응과 유사하다. 타인의 눈동자, 뺨, 입가에 스치는 감정을 알아보기 위해 집중온라인 카지노 게임 느낌,모든 레이더망을 그에게로 펼치는 느낌, 저쪽으로부터 오는 자극에 몸을 맡기고 즉흥적으로 반응온라인 카지노 게임 순간이 좋아서 인터뷰를 사랑한다.
어쩌면 에디터로서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훈련한 감정이입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질문이라는 형식으로 타인에게 악수를 청하고, 에고라는 단단한 감옥에서 빠져나오는 경험이 쌓일수록 뾰족하게 긴장하고 살던 인간 최혜진이 천천히 유연해지고 편안해졌다. '나는 저들과 어떻게 다른가' 초조하게 자문하면서 거울에만 시선을 두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바깥세상과 솔직하게 관계 맺고 그 흔적을 충실히 담아내는 하얀 종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꿈꾼다. 질문하는 나의 업이 해준 가장 좋은 일이다.
에디터 일은 소심하고 파리했던 나의 자아를 부드럽게 떠밀면서 먼 바깥으로, 조금 더 먼 바깥으로 나아가게 했다. 작은 골방에서 자기연민에 빠져 있는 대신 세상을 두루 살피며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배우게 했다. 의미없다고 느꼈던 재료나 나쁘게만 보였던 사건에서 좋은 메시지를 발견온라인 카지노 게임 법을 알게 했다. 더 나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했다. 그렇게 내 삶의 의미를 써내려가는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