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카지노 게임의 밤. 사라진 쥐불놀이와 달집 태우기의 흔적을 대신하듯, 하늘엔 두 개의 커다란 원이 떠 있었다. 하나는 선명한 카지노 게임, 또 하나는 흐릿하지만 또렷한 달무리.
어릴 적 기억 속의 정월 대카지노 게임은 온 마을이 들썩이던 날이었다. 아침이면 부럼을 깨며 한 해의 건강을 기원했고, 해가 지면 들판에 모여 쥐불놀이를 하며 빙글빙글 불을 돌렸다. 마을 어귀에 높이 쌓아둔 달집에 불을 붙이면, 붉게 타오르는 불꽃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올랐다. 불길이 사그라들 즈음이면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새해의 풍년과 무사태평을 빌었다.
그러나 이제는 불꽃이 사라진 밤. 검은 하늘 아래, 카지노 게임과 그 주위를 감싼 희미한 달무리가 유독 선명하게 빛났다. 달무리는 곧 비가 온다는 징조라 했지만, 오늘만큼은 달집의 잔영처럼 느껴졌다.
문득 나는 두 손을 모아보았다. 비록 타오르는 불꽃은 없지만, 카지노 게임 아래에서 새해의 소망을 빌어본다. 한 해 동안 건강하고, 무탈하며,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풀리기를. 그리고 혹여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이 둥근달처럼 차분히 이겨낼 수 있기를.
시간이 흘러도, 하늘은 여전히 그때처럼 환하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이 둥근 달빛 아래에서 소망을 걸고, 기원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