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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애희 Jan 23. 2025

[카지노 게임] 푸른 뱀의 해를 맞이하며

천카지노 게임_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1977/노오란 산책길, 1983

겨울방학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겨울스포츠 '스키', 남편은 잊지 않고 매주 토요일 스키 강습을 신청해 두었다. 1월 첫째 주 토요일, 우리는 새벽잠의 달콤함을 뒤로한 채 스키장을 향했다. 아이들은 신나는 마음으로, 나는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출발했다. 속도감을 느끼며 눈 위를 달리는 것은 상쾌하지만, 넘어지지 않기 위해 두 다리는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스키장에 가기 전에 우리는 스키장비를 대여하는 곳에 도착했다.내 머리에 잘 맞는 고글 일체형 헬멧을 골랐다.스키바지를 갈아입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찰나, 앗! 목에 담이 왔다. 헬멧의 무게감이 목을 강타한 듯했다. 얼른 헬멧을 벗었지만 고개를 오른쪽, 왼쪽, 위, 아래로 움직임이 힘들었다.작년 스키강습의 기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다시 초보자의 마음으로 스키강습을 받은 후 자유스키도 몇 차례 탔다. 수시로 목을 조물거려 봤지만 이른 아침에 뭉친 목 근육은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주중에 진행될 아이들수업을 위해 한의원을 찾았다. 추나요법과 함께 부황을 뜨고 침을 맞았다. 이렇게 일주일 꼬박 치료를 받으니 오른쪽, 왼쪽 도리도리가 됐다. 위, 아래로 끄덕끄덕도 많이 편해졌다. 역시, 건강이 최고야! 한번 더 내 몸을 잘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의원이라는 공간도 한층 친숙해지자, 테이블 위에 놓인 <행복이 가득한 집 1월호 잡지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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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겉표지는 색감과 생김새가 통통 튀는 뱀의 모습을 한 공예 작품이 자리 잡고 있었다. 누구의 작품일까? 다른 작품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감사하게도 <커버스토리 코너에 신하늬 공예가의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화살처럼 표현한 뱀 작품, 장난기 가득한 작가의 모습이 '러블리 호러블리'라는 제목과 잘 어울렸다.그녀의 긴 묶음머리조차 뱀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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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장 더 넘기니 <푸른 뱀의 해, Art 코너에 뱀을 그린 화가, 천경자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천경자는 왜 뱀을 그리게 됐을까? 잡지 2면에 내가 궁금해하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천경자의 삶이 궁금해졌다. 내가 기억하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은 다채로운 색, 이국적인 느낌의 과감한 그림이었기에 작가의 모습 또한 당당한 신여성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천카지노 게임는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옥자(玉子)'라는 이름으로귀하게 자랐다. 고등보통학교에 다니던 시절 혼담이 오가자 시집가기 싫어 다듬잇돌 위에 앉아 미친 시늉을 했다는 대목에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1940년 여수항을 출발에 도착한 일본, 옥자라는 이름 대신 카지노 게임(鏡子)라는 이름을 스스로 지어 붙이며유학생활을 했다.1942년 제22회 조선카지노 게임전람회에 외할아버지를 그린 '조부(祖父)'가 입선하였고 다음 해1943년 제23회 조선카지노 게임전람회에 외할머니를 그린'노부(老婦)'가 입선했다. 하지만2차 세계대전으로 중퇴를 카지노 게임 1944년 이철식과 결혼을 하고 슬하에 1남 1녀를 두며, 모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안 된 1946년 남편을 먼저 보냈다. 그 이후 유부남을 사랑하게 된 작가는 전(前) 부인과이혼할 시절까지 그를 기다리면서도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한국전쟁 중여동생이 폐병으로 힘들어할 때 작가는 35마리의 뱀으로 가득 채운<생태(生態), 1951 작품을 그렸고,1952년 피란지인 부산에서 연 개인전에 내놓은 <생태(生態)는 화가들 사이에서 '천경자'가 알리는 계기가되었다.

하루라도 사는 길은 그림을 그리는 것뿐.
나는 다시 갱지를 잘라 스케치북을 만들어 들고 뱀집을 찾았다.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천카지노 게임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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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 1969년 사모아와타히티 여행을시작으로 유럽과 아프리카, 중남미 등 해외 스케치 기행을 다니는 등70대 초반까지 해외여행을 즐기며우수에 젖은 이국적인 여인 그림, '천카지노 게임 풍물화'라는 개성적인 화풍을 개척했다.또한 1972년 베트남전 종군화가로 활약하는 등내 예상대로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아가는 작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천경자_생태, 1951종이에 채색, 51.5 X 87 cm서울시립카지노 게임관 소장.
천경자_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1977종이에 채색 43.5X36cm서울시립카지노 게임관

나무와 풀을 닮은 35마리의 뱀이 땅 위에서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예쁜 꽃처럼 화사한 빛을 내뿜는 3~4마리의 뱀이 이국적인 외모에 긴 생머리를 한 그녀의 머리 위에 화관처럼 올려져 있다.


서로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천경자와 카지노 게임 삶이 그림 속에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노오란 산책길 속에 그녀가 나를 바라본다. 꽃뱀 화관과 닮은버들잎 화관을 쓰고, 좀 더 꿋꿋하고 평온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그녀의 눈빛에서 그녀의 손으로 시선을 옮겼다.아름다운 꽃을 든 손이 살포시 올려져 있는 배에 눈길이 갔다.

천카지노 게임_노오란 산책길, 1983

그녀의모습에서내가 보였다.세상 그 어떤 꽃보다 매혹적인 꽃인장미 부케를 들고 식장에 들어서던내가 보였다.생명력 가득한 버드나무 아래에서소중한 생명을 품고 있는내가 보였다.여기저기에 좋은 소식을 알리는 노오란 붓꽃 한가운데서행복한 미소를 짓는내가 보였다.내 곁에 있는 두 아이들처럼 늠름한 진돗개가 나를 보고 방긋 웃는다.


잔잔한 강물처럼 시간이 흐르면 내 시간도 흐르겠지?노오란 산책길처럼, 아련한 빛깔의 노을처럼아름다운 황혼빛 노년이 날 기다릴까?


잠시 나의 삶, 나의 과거와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천경자 화백의 삶의 원동력은 꿈, 사랑, 모정이라고 한다. 나 또한 가족이라는 사랑의 울타리 안에서 서로의 꿈을 응원해 주며, 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내 과거를 열심히 살게 해 준 원동력은
'꿈'과 '사랑'과 '모정' 세 가지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꿈은 그림이라는 예술과 함께 호흡해 왔고,
꿈이 아닌 현실로서도 늘 내 마음속에 살아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뒷받침해 준 것이 사랑과 모정이었다.

<자서전 내용 중



2025 푸른 카지노 게임 해, 뱀은 허물을 벗으며 성장한다. 과거의 삶에 갇혀 지내지 않고 새로운 도전과 희망으로 성장하는 내가 되고 싶다. 가족 모두 건강하게, 무탈하게 지내며 서로의 꿈을 지지해 주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


2012년 초 둘째 만삭사진_여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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