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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란도란프로젝트 Dec 01. 2024

"겨울 온라인 카지노 게임"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아홉 번째 주제


꽁꽁 얼 것만 같은 겨울이 왔다.


엊그제인가

잔뜩 눈이 내렸다


겨울이 눈동자 속까지 시리게

몰려온 것이다.


이런 날은 아무리 꽁꽁 싸매도

숨결조차 차갑게 언다.


추워질수록

한 해가 끝을 향해 내달린다.


모든 것이 그렇게

잔뜩 얼면서 지저분하게 부서진다.


도로 가득 까만 패딩도

까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여기저기 여미어 입은 사람들만 가득하다.


얄팍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주머니 사이에

보풀처럼 일어나는

그런 작고 쓰잘데기 없는 것처럼,


눈발에 하염없이 잠식당하는

잔디밭 어딘가의 잡초처럼,


익숙했던 것들이

줄곧 하릴없이 작아진다.


그렇게 사부작거리는

겨울이 왔다.



-Ram


1.

올겨울 아직 입지 않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입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보다 더 많다. 언제 다 입지. 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입다 보면 계속 손이 가서 다른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손이 안 간다. 그래도 아끼면 다 똥이 된다는 말처럼 있는데 입지 않으면 그 가치가 사라지니 열심히 일부러 의식적으로 다 입어야겠다. 이러다 롱패딩 한 번 입으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끝인데.. 겨울에 입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이 적당히 색 별로 있지만 요즘엔 밝은 파스텔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사고 싶어서 쇼핑몰에만 가면 괜히 눈길이 간다. 예쁜 색깔에 혹해서 지갑을 열까 싶다가도 아직 지난봄 드라이클리닝을 맡긴 후 비닐에 그대로 쌓여 행거에 걸려있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을 한 번 더 생각하며 다시 내려놓았다.


2.

지난 일 년 동안 입지 않는 옷은 모두 버려도 된다는 말이 있던데 아직 그 말을 실천하진 못했다. 버리면 아쉬운 옷들이 아직 많네. 미련을 버려볼까. 옷은 쉽지 않아.



-Hee


이사 준비를 하면서 주말 동안 안 입는 옷을 한가득 버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네 벌은 버렸고 한 벌은 남겼다. 그 한 벌도 실은 최근 1년 내에 한 번도 입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물건 버리기의 대원칙에 따르자면 버리는 게 맞는데, 고민 끝에 옷걸이에 다시 걸어뒀다. 겨울에 입을 포멀한 외투가 그래도 하나쯤은 있어야겠다 싶어서.


겨울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안 입은 게 언제부터였나 생각해 봤더니 등산을 하면서부터 그렇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나 비싼 겨울용 등산복을 사고서부터, 그리고 또 고프코어니 뭐니 그게 유행처럼 번지면서부터 거추장스러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멀리하게 됐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심 언짢게 생각했던 등산복 원툴 어르신 패션을 따르고 있었다. 조금의 차이라곤 컬러가 비교적 얌전하고 기능성이 조금 더 좋을 뿐.


어제 지하철에서, 저녁 먹으러 들어간 횟집에서 잔뜩 본, 등산용 패딩을 입고 계시던 어르신들 패션과 내 착장을 비교하다가 왠지 내가 정말 별로인 사람같이 느껴져서 자존감에 위기 경보가 울렸다. 그렇다고 당장 내일부터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입고 다니지는 않겠지만 일과 일상을 분리하듯 취미와 일상의 영역도 서로 구분이 필요하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멋부릴 일도 잘 없지만 너무 내려놓고 지내는 것도 할 일이 아닌 것 같다.



-Ho


12월이 코앞인데 생각보다 춥지 않다.

윗지방은 첫눈이 왔다던데, 단풍 위의 폭설이라니..

날씨마저 갈길을 잃어 보인다.



-인이


2024년 12월 1도란도란 프로젝트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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