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구경하
보도 자료는https://www.youtube.com/watch?v=8SGr3ujvMRY여기에 있습니다.
공간을 재편하는 거대한 변화는 개인의 동의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삶에 치고 들어온다. 작은 농촌에서 조용히 노후를 보내는 노인들에게도 자비는 없다.
공간을 재편하는 거대한 변화는 개인의 동의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삶에 치고 들어온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견고한 지위처럼 보이는 토지 등 소유자도 기반이 흔들리는 걸 피할 수 없다. 작은 농촌에서 조용히 노후를 보내는 노인들에게도 자비는 없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는데, 중앙정부의 2030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는 21.6%에 불과하다. 경기도는 이보다 높은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칭 ‘기후 도지사’를 표방하는 김동연 지사는 국회를 방문할 때마다 RE100을 지원하는 법률안 3개의 제정 또는 개정을 촉구해왔다. 그 가운데 하나가 영농형 태양광 지원법 제정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그 아래에 농작물 경작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아직 법적 근거가 없는데, 경기도는 지난해 선도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경기햇빛농장’이라는 예쁜 이름을 붙였다.
경기햇빛농장의 거버넌스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공동체와 기업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다. 신재생 에너지 기업이 시설 투자를 하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공동체는 공동 투자와 농작물 경작을 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발전 수익은 20년에 걸쳐 기업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공동체가 나누게 된다.
경기도는 시군과 함께 카지노 게임 사이트공동체가 부담해야 하는 재원의 40%씩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지원한다. 원래 기업의 시설 투자는 10억 원 이상, 카지노 게임 사이트공동체의 투자금은 2억 5천만 원인데, 경기도와 시군이 시범사업에 각각 1억 원씩을 지원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공동체의 자부담을 5천만 원까지 낮춰주기로 했다.
얼핏 보면, 아름다운 상생 모델이다. 영농형 태양광 시범모델 구축에 성공하면 지자체장은 중앙정부에 앞서 정책 성과와 함께 친환경 정책에 선도적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담당 공무원은 기관장의 역점 사업을 달성해서 실적을 쌓을 수 있다. 10억 원의 시설비를 부담하기로 한 대기업은 사회 공헌과 중소기업 협력이라는 ESG 경영 성과를, 실제 참여하는 태양광 설치업체는 사업 실적과 선도사업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태양광 에너지를 공급받으면 RE100 목표 달성이 필요한 기업들도 수혜 대상이 된다. 그러면 농촌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는 무엇이 이익일까?
농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불참으로 응답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경기햇빛농장 사업 공모 기간을 거듭 연장했지만, 신청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공동체는 전무했다. 그리고 재공고 접수 마지막 날 마감 시간에 임박해 양평군의 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주민이 보낸 제보를 내가 확인한 건,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 경기도가 최종 후보지 선정 회의를 열기 불과 이틀 전이었다. 오래된 집성촌이지만 배타적이지 않아서 원주민과 이주민들이 다 함께 ‘대동제’를 열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찬반으로 나뉘어 소송에 들어간 상태였다.
다음 날 아침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갔더니 경기햇빛농장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일찌감치 모여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65세 이상인 어르신들로, 대부분 대를 이어 살아온 토박이들이라고 한다. 젊은 시절에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일에 나서서 일했지만 이제 다들 일선에서 물러나 노후를 보내는 노인들이었다. 자신들의 반대에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장이 덜컥 경기햇빛농장 사업을 신청했다면서 불안과 고통을 호소했다.
이 촌락은 한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중심이었다고 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회관과 보건소도 여기에 있다.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신청한 부지는 촌락 가운데 있는 문중 땅이다. 1만 2,640㎡, 약 3,800평으로, 선정되면 양평군 최대 태양광 발전 단지가 된다. 바로 옆 문중 땅으로 사업을 확장할 여지도 있었다.
사업을 신청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장과 종친회 책임자는 이 촌락 주민이 아니었다. 이들은 주변 임야를 전원주택지로 개발해 분양했는데, 외지인들이 들어와 정착하면서 이제 새로운 촌락에 사는 주민 수가 더 많아졌다고 한다. 이주민이 원주민보다 많아진 것이다.
드론을 띄워 대상지를 촬영해본다. 그런데 아무리 높게 날려도 대상지와 사업에 동의한 촌락들이 한 화면에 담기지 않는다. 사업에 동의한 주민들은 대상지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산다. 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묶여있지만 태양광 시설이 설치되어도 영향을 받지 않는 거리에 사는 주민들이 사업을 신청한 것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장의 집은 대상지에서 산 너머에 있었다. 차를 타고 이동한다. 다행히 이장이 집에 있었다. 그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제보한 주민이 누구인지 알아챈다. 나는 반대 주민들만큼이나 이장의 얘기를 충분히 듣는다.
이장은 자신이 거의 30년 전부터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인연을 맺었고 들어와서 직접 산 지 10년이 넘었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외지인 소리를 들어야 하냐고 항변한다. 제보한 쪽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들어온 지 30년이 되어가지만 토박이는 아니라며, 그 쪽도 외지인이라는 얘기도 덧붙인다. 카메라 배터리가 나갈 때까지 이장의 얘기를 들어줬다. 배터리를 갈고 반론권 보장을 위해 정식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이장은 거절했다.
현장 취재를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는데 태양광 설치업체 대표로부터 전화가 온다. 이장이 내 명함을 곧장 그에게 전달한 모양이다. 식당 마당에 앉아 또 한참 얘기를 들어준다. 갈등적인 사안일수록 당사자의 얘기를 다 들어야 뒤탈이 없다.
업체 대표는 시간이 없다고 했다. 연말까지 사업지가 선정되지 않으면 지자체의 보조금은 불용처리되고, 다음 해 사업 추진과 예산 확보도 불투명해진다. 앞서 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후보지로 발굴해 주민들을 설득했지만 그곳은 한전의 송전 용량이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신청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경기도 심의조차 받지 못하고 무산됐다. 그가 힘겹게 발굴한 다음 후보지가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었다. 그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나도 확인할 것들을 질문한 다음에 통화가 끝났다.
“도시 생활이 힘들다고 그래도 농촌도 결코 쉽지 않네요.”
회사로 돌아오는 길, 함께 나온 촬영기자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격’이라며 혀를 찬다. 귀농했다가 텃세에 밀려 도시로 돌아왔다는 얘기는 종종 들었어도, 이주민이 많아져 원주민이 당하는 건 처음 본다는 거다.
“나이 드신 분들이 딱하지만, 방법이 없겠죠…?”
내게 대답을 원하는 질문은 아니었다. 서울로 돌아오며 지나는 작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마다 이런저런 발전 시설을 반대한다는 현수막들이 걸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