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
라이킷 18 댓글 공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프로젝트 리스트 바로가기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책계일주 Oct 04. 2023

카지노 게임 닮았다

일상 12. 구멍 난 양말과 구멍 난 운동화


나는 아빠 카지노 게임을 닮았다.


아빠 카지노 게임을 닮은 나의 발은 칼발이다.엄지카지노 게임 유난히 크다.또, 엄지카지노 게임의발톱이 위로 향해 있어서 아래로 눌러도 다시 엄지발톱이 쏙 올라온다. 다른 카지노 게임들은 완두콩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다. 꼭 요렇게 생겼다.


카지노 게임



빨래를 걷어 가족들의 양말을 개다 보면 엄지카지노 게임 쪽 부분이 구멍이 나서 실로 기워져 있는 게 분명히 내 양말이었다. 나만 또 운동 신경도 없는 아빠의 카지노 게임을 닮았다.


내가 어릴 적 엄마는 의상실을 하고 계셨다.구멍 난 양말을 순식간에 꿰매어 놓으시는 건 일도 아니었다.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실로 꿰맨 양말이 창피해서 신기 싫다고 했다.


엄마는그렇다고매번새양말을 사줄 수 없으니 왼쪽 오른쪽 양말을번갈아가며 신어보라고 했다. 그러자 카지노 게임 압력이 골고루 분산된 탓인지 구멍 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나의 카지노 게임은 여전하다. 아빠 카지노 게임을 닮았다.


몇 달 전이었다. 아침부터 아랫배가 살살 아프고. 소변이 잦아졌다.퇴근 후 산부인과에 갔다.진료를 받기 위해 신발 벗고산부인과 의자에 누웠는데 오른발엄지카지노 게임이빼꼼히 보였다. 아침에 신을 때는 구멍이 없었는데낭패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도 아니고, 사지 멀쩡한,젊다면 젊은 나이 사십 줄에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다니다니..'라고 생각할까 봐 혼자 낯이뜨거워졌다. 어서진찰이 끝나기를.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어졌다.





요즘 나는 가볍고 편한 메시 소재의 운동화를 신는데, 그마저도 엄지카지노 게임에 구멍이 났다. 우리 아이들이 아무리 험하게 신어도 구멍 안 나는 운동화가 나의 엄지카지노 게임 힘을 당해내지 못했다.


운동화가 구멍 난 건 벌써 두 번째다. 운동화는 왼쪽 오른쪽을 번갈아 신을 수도 없다. 야속하다.아빠를 닮은 카지노 게임이돌아가신아빠를 자꾸 생각나게 한다.구멍 난 양말과 구멍 난 운동화는창피하기도 하고 마음이 구멍 난 것처럼 시리기도 하다.

아이들이 태어날 때마다 카지노 게임을 확인했다. 혹시 나의 카지노 게임을 닮지 않았을까. 다행히도 다들 아빠 카지노 게임을 닮았다. 네 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우리 엄마처럼 구멍 난 양말을 꿰매주지 않아도 되었다.


2021.11.11 꿈꾸는 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