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골프장 임대 운영은 돈이 될까?
이번에 투어를 하는 도중에 딱 한 번 태국 골퍼들을 만났다. 투어 후반에는A코스에서 태국 PGA 시합이 열려서 멀리 태국 선수 팀들이 보이기도 했었는데 그 외에는 코스를 온통 한국 사람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우리 소득 기준으로는 저렴한 수준이지만 월평균 임금이 우리 돈으로 40만 원 정도 한다는 현지인에게 골프는 누리기 힘든 스포츠일 것이다.
코비드 19 이후 태국의 그린피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한다. 방콕 근교에는 주말 그린피 20만원을 상회하는 골프장까지 생겼다고 하니 과연 태국이 여전히 가성비 골프의 성지인지 의문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한국분들에게 각광받는 코스들은 대부분 방콕에서 2시간 이상 떨어진 시골에 위치한 골프장들이다.
2015년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당시 기준 방콕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골프장의 임대료가 연간 2억원. 숙소 등의 정비 비용이 4억원. 3년 계약 기준 십억원 정도의 투자비용이 들어야 골프장 통임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러던 게 코비드 이후 국내 골프비용 거품이 확산되면서 태국 골프장의 임대료도 크게 오른 모양이다.
임대료 인상에는 태국 국내 요인도 있겠지만 한국의 골프 비용 거품으로 인해 너나 할 것 없이 태국 골프장 임대에 뛰어들면서 생긴 경쟁 탓도 있어 보인다.
골프장 주인 입장에서는 마다할 일이 하나도 없는 호재일 것이다. 언제든 높은 임대료를 써내는 업자와 계약을 하면 그만이고, 기존 임차인은 자칫 시설투자 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채 쫓겨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세부적인 계약내용은 알 수 없고 얼마나 임차인의 사업이 계약으로 보호되는지도알 수 없지만 이렇게 비싸진 임대 조건은 고스란히 해외원정골퍼들의 비용으로전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열흘 기준으로 태국 골프 총비용을 계산해 보면 비수기 노캐디 기준 약 백만원부터 성수기 2백만원. 캐디 사용 시 20에서 40만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여기에 현지 투어, 외부 골프장 라운드, 마사지 등을하려면 수십만원의 비용이 더 추가된다.
반면 국내 골프비용의 거품은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다. 중부권 아래 골프장들은 날씨와 시기에 따라 총비용 십만원 안팎의 가격이 많이 나오고 있다.
MZ세대들의이탈, 노년층의 파크골프 유행, 경기 침체, 폭발적으로 늘어난 스크린 골프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골프 수요는 꾸준히 줄어들 전망이다. 코로나 이전의 전 세계 골프산업은 다소 사향산업의 느낌이었다. 코로나 시대의 특수성으로 인해 단기간 폭증했던 골프인구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국내 골프 환경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해외골프의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벌써 해외골프 준성수기인 9월부터 11월까지의 태국 골프장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모 골프장은 일비 5만원에 36홀 노캐디 골프에 숙식까지 제공한다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골프붐이 일 때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었다면 골프유행이 사그라지는 지금은 서서히 수요자 우위의 시장으로 바뀌는 중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질수록 골퍼들에게는 유리하겠지만 많은 자금을 투자한 사업자들에게는 갈수록 리스크가 커지지 않을까?
아무쪼록 한인 경영업체가 수익을 쌓아 직접 골프장을 인수하거나 개발해서 비싸기만 한 국내골프의 대안이 되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