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샬 없는 하루, 오랜만에 나 홀로 뚜벅이
마샬의 친구 덴의 집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어제 마리아, 안데스와 함께 계획했던 대로
블린을 만들기 위해 부엌으로 나갔다.
마리아는 이미 반죽을 해두고 있었고
눈을 비비며 방에서 나온 안데스에게
잠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도브로예 우트로”
나는 식탁 과일 바구니에 있는 바나나를 꺼내
블린 속에 넣기 좋은 크기로 썰었다.
따뜻하게 구워낸 바나나 블루베리 블린 완성!
그 와중에도 여전히 단잠에 빠져 있는
나의 호스트 마샬을 위해
마리아 몰래 블린 한 장을 따로 챙겨 두었다.
“늦게 일어난 자에게 자비는 없다”는
마리아의 엄격한(?) 규칙을 어기며.
점심 무렵이 되자 친구들이 하나둘 깨어났다.
주말의 끝자락을 나누고
인사를 건넨 뒤 우리는 덴의 집을 나섰다.
“곧 마샬 집에서 다시 보자!”
오늘은 마샬이 외박하는 날이다.
초대받은 집에 혼자 남는 것도 모자라
냉장고를 열어 끼니를 챙겨 먹는 것.
한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마샬은 태연하게 말했다.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 보이며)
“여기 있는 건 다 먹어도 돼.
이건 계란, 이건 치즈, 이건… 잼.
그리고 집 비밀번호는 이거야.”
나는 괜히 한 번 더 확인했다.
“이렇게 다 알려줘도… 정말 괜찮아?”
마샬은 웃으며 말했다.
“안 될 거 없지!”
드디어 본격적인 관광.
카지노 게임 추천 도착한 이후,
계속 마샬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보내느라
정작 명소는 하나도 들르지 못했었다.
오늘은 꼭 카지노 게임 추천 크렘린을 보러 가야겠다.
가는 길에 차로 데려다주겠다는
마샬의 제안을 거절하고
오랜만에 도보 여행을 선택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지금까지 지나온 도시들과는 달랐다.
도시 전체가 정돈되어 있었고
하얀 크렘린 성벽과 그 앞을 덮은 푸른 잔디는
그 자체로 한 장의 엽서 같았다.
혼자 걷는 여행,
오랜만에 참 반가웠다.
세찬 바람과 추위만 빼면.
(분홍 패딩 입을 걸 그랬다…)
하지만 바람 덕분에
구름이 빨리 움직이며
풍경은 시시각각 바뀌었다.
금세 잿빛이었다가
또 금세 햇살이 비쳤다.
참 예쁘다.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마주친 센트럴로드.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빼곡히 들어선
번화한 거리였다.
하지만 호기심 어린 마음과는 다르게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너무 추워…
내 발걸음은 어느새
따뜻한 빵집으로 향해 있었다.
옆에 서 있던 아주머니를 따라
세모 모양의 타타르 전통빵 하나를 골랐다.
속에는 감자와 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겉은 바삭,
속은 포근했다.
혼자 차려 먹는 저녁식사.
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꺼낸 비장의 레시피.
피넛버터 잼 토스트.
얼마 전 호스텔 부엌에서 만난
미국인 친구가 알려준
내 인생 최고의 토스트 레시피다.
달지 않은 식빵 위에
무첨가 땅콩버터를 두껍게 바르고
그 위에 블루베리 콩포트를 몇 알 올리면 완성.
한 입 베어 물면
퍽퍽한 고소함과 톡 터지는 달콤함이
순서 없이 밀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