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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오렌 Feb 12. 2025

아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이고, 아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재밌다.

- 소년이 온다 를 읽고.

한강쓰나미라고 들었다. 한창 불경기 중인 출판계에 비친 한 줄기 빛과 같은 그녀.


2014년에 발행된 소설이 <역주행 하고 있다. 나는 책을 소비재로 생각한다.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보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도서관을 이용하는 편이지만 이번 책은 도저히 대출이 안 될 것 같아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소년이 온다와 함께 여러 세트가 판매되고 있었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채식주의자도 리뉴얼되어 다시 판매되고 있었다. 이 또한 부커상을 수상한 소설이다. 잠깐 고민했지만 나는 <소년이 온다 한 권만 주문했다.


소설의 배경은 잘 알고 있었다. 5.18 민주화운동. 살면서 광주광역시를 방문해 본 적은 손에 꼽는다. 한 번은 혼자서 전라도를 여행한 적이 있다. 면허가 없던 시절이라 혼자서 버스를 타고 다니다 보니 광주를 들를 수밖에 없었다. 축축하게 젖은 도시는 거대했다. 도로도 넓었고 건물도 컸다. 민주항쟁 다시 마지막 격전지인 소설의 배경이었던구 도청도 방문해 보았다. 그때는 이미 도청이 확장이전한 뒤였고 실내는 들어갈 수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냥 희고 큰 건물이었고, 밝은 낮이었고, 차가 달리고 사람이 걸어 다니는 평범한 도시였다. 그 속에 우뚝 선 건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묘한 슬픔이 몰려왔고 풍경이 쓸쓸했다. 그때도 나는 그곳의 역사를 잘 알고 있었다. 그곳에 뿌려진 그들의 피냄새가 그들을 짓밟은 독재자의 무자비함.

1982년의 그 비극을 알고 있던 나는 바로 그곳에 서서 비통해할 정도의 감수성은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소설로 돌아와서, <소년이 온다에는 여러 단편들이 소개된다. 실존 인물 <동호를 통해 영감을 얻은 작가가 민주항쟁 과정에서 죽거나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각각의 단편으로 엮었다. 시를 쓰는 게 어려워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정말 글을 잘 썼다. 그녀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정말 특별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장을 적당한 인물들과 잘 엮어서 독자들이 어색함을 느끼지 않고 현재로 소환되게끔 했다.


탄식과 감탄을 연발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소설은 끝이 나고 작가의 에필로그가 시작된다. 사실 이 소설의 시작은 작가의 에필로그였지만, 정작 독자는 이야기가 끝이 나야만 그 시작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인상 깊었다. 역시 노벨상은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나는 소설이 재미있어서 읽는 사람이다. 필독서로 거론되는 여러 고전들도 발행 당시에는 재미있어서 독자들에게 사랑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노벨상 수상으로 대한민국 출판계에 쓰나미를 일으키고 있는 한강 작가이지만 그녀의 작품들도 어떤 것은 재미있고 어떤 것은 재미없다. 이번 책에서도 1982년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들은 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때 살아남은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1990년대의 이야기는 솔직히 재미없었다. 나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야기는 모른다. 죽은 자들 그리고 그 유족들. 그것을 기록했던 사람들의 모험담과 얼굴만 봐도 화가 치밀어 오르는 전두환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전라도에 연고가 없기도 하고, 내가 접한 5.18 민주항쟁의 마지막은 전남도청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장렬히 죽었다 가 전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재미가 있다는 나의 개똥철학이 또 한 번 적중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미나리라는 영화도 정말 재미가 없었다.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던 이민자들의 애환을 몰랐다. 어린 시절 내가 알고 있던 미국은 <아메리카드림인데, 꿈을 찾아서 떠난 이들이 꿈을 꿀 수 없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외롭고 힘들다는 이야기에 공감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몰라서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다 보니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국내외로 극찬받은 작품이니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 완성도나 스토리텔링 역시 보통이 아닐 것이다.


우밍이의 <도둑맞은 자전거는 처음에 책장을 넘기지도 못했다. 당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다. 결국 나는 대만 역사에 대한 유튜브 콘텐츠를 두 개쯤 찾아 보고야 책을 다시 읽을 수 있었다. 페이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완독 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아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재미를 느꼈다.


새로운 콘텐츠를 접할 때는 배경지식이 꽤 중요하다. 19세기 영국의 귀족여성들이 결혼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를 몰랐다면 <브리저튼 시리즈는 그냥 수위 높은 드라마일 뿐온라인 카지노 게임. 화려하게 꾸민 예쁜 여배우들과 멋진 남배우들의 아찔한 로맨스를 감상하는 것이 전부일 것온라인 카지노 게임.


영화건 드라마건 책이건 재미를 찾기 위해서 우리는 많이 알아야 한다. 이야기 속의 인물들이 어떻게 비극으로 달려가는지 왜 더 비극적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그 시대상을 알아야 할것이다. 많이 알면 그온라인 카지노 게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오래 살아야 할 텐데. 재미없고 심심하면 얼마나 괴로울지. 감히 상상이 안된다. 아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이고 보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재밌는 건 내 삶도 마찬가지일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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