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인원을 지키는 것 뿐 아니라 1학급 2교사가 절실한 특수학급
2014년 2월은 어느 때보다도 설렜던 2월이었다.
2월은 교사들이 싱숭생숭하고 심란한 감정을 느끼는시기이다. 나도 그랬는데, 그 해 2월만은 설렘과 기대감만이 가득했다.
교직 5년차에, 처음으로 전일제 학생이 없는 특수카지노 가입 쿠폰을 운영하게 됐기 때문이었다.
전일제 학생이란 통합학급 수업시간에 한 시간도 올라가기 어려운 학생을 말한다. 그래서 등교때부터 하교때까지 특수학급에 상주한다. 다양한 이유로 전일제 학생이 된다. 폭력성이 심하거나, 지속적으로 소음을 심하게 낸다거나, 끊임없이 교출(카지노 가입 쿠폰 탈출)을 시도한다거나.. 어떤 이유가 됐든 통합학급 수업시간에 그냥 자리에 앉아 있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학생들이 전일제가 된다. 2013학년도에 엄청난 전일제 학생(위에 열거한 이유들을 모두 갖췄던)이 졸업하자 우리 특수학급의 운영 난이도가 급속도로 낮아지게 됐다.2014년도에 재학하거나 입학하게 된 학생들은.. 모두가 순하고, 스스로 통합학급 수업에 올라갈 수 있고, 혼자 버스를 타고 다니고, 읽기와 쓰기, 셈하기가 가능한 학생들이었다. 한 학급 꽉 찬 6명 모두가 그런 학생들이라니!!! 교직생활 시작이래 처음이었다. 바로 전년도까지만 해도 출근할 때 '다치지 않고 무사히 퇴근하기'가 목표였는데. 이제 매일이 즐거울 것만 같았다. 난이도가 낮아진 만큼, 정말로 행복하고 보람있는 특수학급을 만들자.. 라는 호기로운 다짐을 했다. 어느 때보다 열정이 넘치기 시작했다.
2월 마지막 주가 됐다.
'새 학기 시간표를 짜야지. 상담중 학부모님들의 요청을 모두 받아들여서.. 국어, 영어, 수학, 과학 과목은 특수카지노 가입 쿠폰수업으로 넣어야지. 현장체험학습활동도 매주 넣어야지. 가까운 데라도 매 주 다녀와야지.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이니까. 나도 현장체험학습이 학생들에게 가장 큰 배움을 준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실습활동도 꼭 해야지. 엇.. 그런데 그렇게 해놓고 보니.. 내 수업시수가..주당 27시간이네??
음.. 수업시수가 좀 많아도. 수업하기 어려운 친구들이 한 명도 없고, 과밀카지노 가입 쿠폰도 아닌데. 괜찮지 않을까?
내 수업시수를 줄이고자 학생들이 그 어려운 수학, 영어시간에 통합카지노 가입 쿠폰에 가라고 하는 건 너무한 것 같고, 체험학습이나 요리실습, 진로수업을 빼자니 다 우리 학생들 성장에 너무 중요한 활동들이고.. 에이. 올해는 학생들 그 자체가 날 도와주는 학생들인데. 이렇게 해도 괜찮지 않을까??'
건방지게도 내 그릇의 크기를 너무 크게 생각하고 27시간이라는 엄청난 시간표를 짜 버렸다.
처음엔 하루하루가 신이 났다.
개별 진도에 맞게 컴퓨터로 한글문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하나씩 가르쳤다. 하라는대로 하는 순한 학생들이 나의 설명에 따라 도형을 그리고 표를 척척 그려냈다. 수학은 수연산/도형측정 영역으로 나눠 문제집도 풀고 구체물을 가지고 활동도 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설명을 들으며 참새처럼 조잘조잘 대답하는 이쁜 학생들. 수요일에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직로체험관으로, 인사동과 경복궁으로, 영화관으로, 국회의사당으로, 시민안전체험관으로, 올림픽공원으로.... 다녀오는 길에 다음 날 조리실습재료를 샀다. 국어시간에 체험학습 다녀온 내용을 바탕으로 함께 육아원칙에 따라 일기도 쓰고 발표도 했다. 수학시간에는 체험학습 때 소요된 경비를 함께 계산하고 다음 주 체험학습 예산을 세웠다. 요리실습을 하며 볶기, 굽기, 찌기, 삶기의 차이점을 구분하고 상을 차려보고 식사예절도 이야기했다. 조리도구를 다룰 때 안전하고 깨끗하게 다루는 방법을 공부했다. 요리재료를 계량하기도 했다. 짜임새 있고 알찬 한 주의 특수카지노 가입 쿠폰 교육과정이었다.
학생들은 즐거워했다. 학부모님들도 매우 만족하셨다. 인근 특수학급 학생들이 우리반으로 전학오고 싶어한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것에 무한 보람을 느껴 나는 에너지를 쥐어짜며 힘을 냈다. 주당 27시간 수업을 하니 몸은 고됐지만 마음은 충만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란 것은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이었다. 적어도 나처럼 그릇이 작은 사람의 경우에는.
수업시수가 많으니(중카지노 가입 쿠폰 교사들의 평균 수업시수는 대략 21시간 정도이다. 27시간은 평균을 훨씬 웃도는 양이다.) 퇴근시간 전 업무를 다 하지 못했다. 퇴근시간이 5시였는데 매일 7시까지 업무를 하고 수업준비를 했다.
열정과 의지, 선의로 해낼 수 있는 기간은 고작 8달 남짓이었다. 기존에 짜 놓은 계획이 있으니 힘들다고 다 그만둘 순 없었다. 어찌저찌 쥐어짜며 해 나갔다. 하지만 내 인내심과 에너지는 이미 바닥을 보였다. 그 때 학생들을 대하는 내 표정은 어두워지고 말투는 뾰족해지고 있었다.
그 해 빼빼로데이였나, 1교시부터 쉼 없이 내리 5교시를 수업하고 간신히 앉아 한 숨 돌리고 있는데, 도움반 학생 한 명이 내게 말했다. 어떠한 악의도 없이. 아주 해맑게. 그저 궁금해서.
"카지노 가입 쿠폰 선생님은 빼빼로데이인데 저한테 빼빼로 왜 안 주세요? 우리반 담임선생님은 빼빼로 돌렸는데요?"
순간 머릿속에서 뭐 하나가 툭 끊어진 느낌이 났다.
평소보다 한 톤 높고 큰 목소리로, 명백하게 화가 묻어난 목소리로 말을 뱉어버렸다.
"내가 너네한테 어떻게 하는데. 너네 담임선생님보다 수업을 몇 시간을 더 하는데, 너네 담임선생님보다 너를 몇 배 더 잘 알고 몇 배 더 챙기는데, 고작 빼빼로하나 안 줬다고 나한테 그런 소릴 해? 나는 매 주 27시간 수업하느라 오늘 빼빼로데이인지도 몰랐어. 너네는 어떻게 받을 생각밖에 못 해? 너네 카지노 가입 쿠폰생활 잘 하라고 나라에서 지원해주는게 얼만데, 도움반 선생님이 너네한테 어떻게 하는데"
뜬금없는 말폭탄을 받아버린 학생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날 바라봤다.
그리고 또 너무도 해맑은 목소리로 또렷하게 대답했다.
"....선생님한테 빼빼로 달라는 말 하는거 잘못한거지요? 이제 그런 말 안 할게요."
................아............ 내가 무슨 말을 뱉은거야. 왜 애꿎은 애한테 별 소리를 다 한거야.
내가 정말 에너지가 하나도 없구나.
그래도 두 달 정도 학기가 남아있는데, 정신차려야지.
결국 젖먹던 힘까지 모두 발휘해가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난이도가 낮았지만 가장 지쳤던 2014년도를.. 다행히무사히 마무리했다.
2014학년도는 과밀학급도 아니었다. 특수학급 한 학급 법정인원을 딱 지킨 6명이었다. 전일제 학생도 없었다. 순둥순둥 말도 잘 듣고 학습능력도 갖춰진 6명의 학생들. 그런데도 나 혼자 이 학급을 운영하기는 정말 힘이 들었다. 아무리 순한 아이들이어도 학생들의 요구를 온전히 받아들여 시간표를 짜다 보면 주당 27시간이 나오니까, 아무리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내 설명을 잘 듣고 문제행동을 한 가지도 안 한다고 해도 쉼 없이 내리 수업을 하니까. 매 주 나가는 체험학습에서 학생들이 아무리 이탈 없이 날 잘 따라와도 오롯이 내가 이끌고 내가 책임져야 하니까. 그건 여러 도구들을 사용하는 실습활동도 마찬가지니까.
보조인력으로 특수교육지도사 한 분이 계셨다. 이 분은 현장체험학습 때나 요리실습 수업 때 활동을 도와주셨다, 나랑 마음도 잘 맞고 참 좋은 분이셨다. 그래도 이 분과 내 수업시수 부담을 , 업무 부담을 나눌 수는 없었다. 말 그대로 수업 중 약간의 도움만 주실수 있었다. 그 도움의 크기는, 그 분이 주실 수 있는 범위의 최대치인 만큼 성실하셨지만, 내게 필요한 도움의 크기에는 반의반의반의반의반의반의반도 못 미쳤다. 그 분이 못하셨던 것이 결코 아니었다.주어진 역할과 책임의 한계였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고등카지노 가입 쿠폰 특수학급에서 근무한다.고등카지노 가입 쿠폰의 특성상, 1학급에 특수교사가 2명 배치됐다. 지금 우리반은 8명. 법정 정원 1명을 초과한 과밀학급이다. 그런데도 수업시수는 20시간을 넘지 않는다. 물론 학부모 상담과 주요 특수학급 업무들은 담임인 내가 하지만, 함께 근무하는 특수선생님과 수업시수를 나누고, 업무 일부 도움을 받는다. 동료 선생님이 옆에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몸도 마음도 전혀 지치지 않는다. 몸이 편안하니 학생들을 대할 때 평정심을 유지한다.
고등카지노 가입 쿠폰 특수학급을 겪어 보니, 2014년도에나에게 절실했던 건 보조인력도, 충분한 특수학급 예산도 아니었다. 바로 '동료 특수교사'였다.
2014년도 그 때. 과밀학급도 아니고 다루기 힘든 학생도 없었는데도 너무나 힘들고 지쳤는데, 과밀학급에 전일제학생까지 있는 학급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도움반 선생님들은 얼마나 더 힘드실까. 그래서 주당 29시간 혼자 수업하는 선생님들도 계시다는데. 얼마나 고되실지 감히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전국 모든 특수학급의 법정 정원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과밀 특수학급은 이제 존재하면 안 된다. 그런데 그와 더불어서, 특수학급 선생님이 혼자 고군분투 하지 않도록, 지쳐버린 선생님이 평정심을 잃고 학생들을 대하지 않도록, 학생들도 양질의 특수교육을 받도록,한 학급에 2명의 특수교사가 배치되면 좋겠다. 지금처럼 고등카지노 가입 쿠폰에만 2교사가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유치원, 초등카지노 가입 쿠폰, 중카지노 가입 쿠폰의 모든 특수학급에도 반드시 2명 이상의 특수교사가 배치되길 소망한다. 20여년에 걸쳐 지난하지만 조금씩 특수교육 현장이 개선됐듯 이것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그 시기가 최대한 빨리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