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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당벌레 Mar 15. 2025

카지노 게임 보는 법?

#상품

*이른 오전. 봄바람이 도졌나친구가 남도 봄마중을 간 모양. 부지런한 남도발 봄소식에 새벽녘 귀가한 몸을 뿌드득 뿌드득대다 휘적휘적 마당으로... 경기 북부 한 타운하우스의 마당. 흠... 마당? 에이 그래도 정원? 살짝 애매하니 뜨락. 영어로 Yard-en.


바람 끝에 숨은 게 봄이냐. 뜨락 가득 햇살. 맞네. 오고 있네. 천천히. 확실하게. 어김 없이. (기상청 슈퍼컴. 주말에 비라매? 너도 교체할 때가 오고 있나?) 암튼 간단히 물만 줄 작정. 맞다, 야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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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눈이 잎눈보다, 꽃이 잎보다 일러서 그래서 카지노 게임이다. 매화, 산수유, 벚꽃. 부지런한 꽃망울들. 그래서 진달래는 카지노 게임이고 그래서 철쭉은 안 끼워준다.

흠, 만고 내 생각이다. 카지노 게임만큼 부지런해야 카지노 게임을 본다는 봄뽕 맞은 경구 하나 풀자고 우기는 수작.


* 아무튼 뜨락의 꽃눈들. 워낙 작아 스맛폰이 초점을 헤맨다. 손가락을 대주니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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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자꽃눈, 모란잎눈 ↓ 청매꽃눈, 홍매꽃눈

* 봄을 알리는 마젠타빛. 빨간 명자꽃은 우리 뜨락의 봄 히든. 카지노 게임서 매화꽃눈과 어깨를 나란히.


* 모란은 아직 잎눈만. 카지노 게임도 봄 꽃눈 앞줄에 올렸다. 실제로 울타리에서 띄워 심었다. 개량종인데도 유일하게 중앙에 자리를 내준 나무.

3말4초에 잡히는 모란꽃 망울은 황소 눈망울만하다. 꽃망울로 한 달을 버틴다. 제 속으로 봄의 초입이 다 지나도록. 한참 애타는 4말5초. 햇살 생생한 아침. 새하얗고 우람한 꽃잎을 느닷없이 터뜨린다. 봄 뜨락 가운데 눈부신 눈이 내려 있다.

저절로 끄덕끄덕. 왜 모란이 꽃의 왕인지. 모란이 피기까지는 왜 아직 봄을 기다리려 했는지, 김영랑 시인한테서 막 전염돼뿐다.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 잎눈과 새순에도 겨울과 봄 밀당이 한창이다. 김봄 작가. 젊을 때 작은 커피전문점을 냈는데 이름을 쁘리마베(primave)로 했다고. 이탈리아말로 primavera가 봄인데 ra 빼고 썼단다. 오늘 뜨락이 참 그렇네. 미완의 봄. 오는 중인 봄.

↑ 작약, 장미, 수국 ↓ 라일락, 수선화


* 맞다. 그때 안 봐도 볼 수 있고 특가 뒤에 초특가가 기다리는 게 상품이다. 특별한 걸 언제든 카지노 게임 평범한 걸로 만든다. 딸기따기 체험은 그래서 상품이다. 상품은 언제든 결과다.

그때 못 보면 못 보는 거, 부지런히 봐야 보는 거, 자세히 오래 봐야 보는 건 상품이 아니다. 과정이다. 봄이 그려지는 중. 올봄은 조금 떳떳해지길. 카지노 게임만큼 부지런해야 카지노 게임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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