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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May 24. 2024

괄호 안 카지노 쿠폰

작가의 뮤즈

난 감, 덩그러니 탁자 위에 앉아 있지. 가끔 저기 책상 앞 카지노 쿠폰은 글을 마구 써 내려가는데, 뭣 때문에 그러는지 알 수가 없네 (아니, 내가 뭘 잘못했나? 설마 내가 감이어서?).


어느 날, 나는 혼자 생각해 봤어 (뭐야, 내가 뭘 하려고 했더라? 아, 맞다, 그 카지노 쿠폰이 왜 저렇게 글을 쓰는지 궁금했지). 책상 위엔 항상 책들이 쌓여 있고 (책상? 저건 전쟁터야! 저기 저 스탠드가 이제는 뭔가 상징적으로 느껴지네), 가끔은 그 카지노 쿠폰이 나를 보고 미소를 짓기도 해 (웃음이 나한테도 전염되는 걸까? 아니면 나 때문에 웃는 걸까?).


그 녀석은 종종 밤새도록 글을 쓰곤 해 (글이 뭐라고 그렇게 중요하기에 밤을 새우냐고? 나 같으면 이미 잤어). 작은 스탠드 불빛 아래, 눈을 반짝이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모습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 같아 (오, 좀비인가? 아니면 카지노 쿠폰이 충만한 천재?).


나도 알고 있지, 나는 그저 평범한 감일뿐이라는 걸 (그래도 나름 괜찮지 않나? 내가 보기엔 나는 꽤나 멋진 감인걸). 그런데도 이렇게나마 그의 글쓰기에 동행할 수 있다는 게 조금은 뿌듯하기도 해 (내가 그 녀석의 카지노 쿠폰의 원천이라면? 오, 멋지다!).


책상 위의 물건들은 각각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어 (여기서 가장 조용한 건 나겠지? 근데 저 펜은 시끄럽게 떠드는 것 같아). 하지만 나는 감이니까, 그저 이렇게 앉아있을 뿐이지 (앉아있는 것도 나쁘지 않아, 감이니까 말이야). 그 카지노 쿠폰이 나를 보며 어떤 이야기를 떠올리는지 정말 궁금해 (아, 나를 보고 뭘 생각할까? 혹시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어느 날은 그 카지노 쿠폰이 나를 손에 들고 뭔가를 중얼거리더라 (드디어 나에게 말을 거네). "넌 참 신기해, 이렇게 단순한데도 뭔가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하더라 (이봐, 나도 너랑 같은 생각이야!). 그리고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어 (아니, 나한테 이렇게 말해놓고 다시 글 쓰러 가는 거야?).


나는 오늘도 덩그러니 앉아서 그 모습을 지켜보려 해 (언젠가 그 카지노 쿠폰의 글 속에 등장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이렇게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하지만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어 (그게 뭐, 나도 나름대로 역할이 있는 거지).


때때로 문득 생각해 (나는 감, 여기에 앉아있지. 근데 내가 뭘 더 할 수 있을까?). 그 카지노 쿠폰의 이야기는 끝이 없을 것 같아 (그래, 나도 그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어). 가끔은 그 카지노 쿠폰이 나를 통해 뭔가를 보길 바라 (아니, 이미 보고 있을지도 몰라).


(어떻게든 나는 여기, 이 자리에 앉아있어. 그게 나의 운명이라면, 난 그걸 받아들이겠어. 왜냐면 난저 카지노 쿠폰의 영원한 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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