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뛰어난 조력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조력자가 쉽게 마음을 열어주는 것은 아니다. 나는 풋크림 포뮬라를 개발하기 위해 청주에 계신 한 교수님을 연거푸 찾아갔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째. 그야말로 '삼고초려(三顧草廬)'였다.
삼고초려란, 삼국지에서 유비가 제갈공명을 자신의 책사로 삼기 위해 그의 초가집을 세 번이나 찾아갔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말이다. 원하는 사람의 도움을 얻기 위해 끈질긴 노력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과정을 뜻한다. 나 역시 절박한 심정으로 교수님을 찾아갔다.
처음에는 단순히 인사를 드렸다. 두 번째는 내가 원하는 제형 타깃을 가지고 찾아갔다. 사실 이 제형 타깃도 국내에서는 찾을 수 없어, 해외 브랜드인 아베다의 3만 원대 풋크림을 구매대행으로 구입한 것이었다. 이 정도의 질감이라면 고급스러운 풋크림이 될 것 같았다. 교수님께 우레아 10%를 넣고 이 타깃과 유사한 사용감을 가진 크림을 만들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겪어온 시행착오를 털어놓았다.
교수님은 나의 이야기를 들은 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히 원하는 풋크림을 만들 수가 없지요.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이미 기본 베이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레아 10%를 넣은 샘플을 새롭게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게다가 우레아에 대한 경험이 없는 업체들은 10%나 넣었을 때 제품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으니 더더욱 시도하려 하지 않았을 겁니다."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며 그동안 풀리지 않던 의문들이 하나씩 풀려나갔다. 나는 제조업체들이 왜 내 요청을 외면했는지, 왜 6개월 동안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했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의지가 없는 업체들을 붙잡고 혼자 벽을 향해 이야기하듯 설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교수님을 꾸준히 찾아가 설득했다. 연구와 강의로 바쁜 분이었지만, 내 간절함과 진정성을 받아들이셨는지 마침내 내 요청을 수락하셨다.
그리고 놀랍게도, 교수님과의 개발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짧았다. 기존 제조업체들과 반년을 씨름해도 풀리지 않던 문제가 교수님과 함께하니 단 며칠 만에 해결됐다. 교수님은 이미 우레아 10%를 활용한 연구 경험이 풍부하셨고, 제품의 안정성에 대한 고민 없이 바로 이상적인 크림 제형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드디어, 독자적인 풋크림 포뮬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해서 비로소 바레도의 첫 번째 제품, ‘바레도 에브리데이 리페어 풋크림’의 독자적 포뮬라가 완성되었다. 단순히 크림을 개발하는 것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포뮬라를 연구하면서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고 보습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성물 특허까지 등록하게 되었다.
그동안 꽉 막혀 있던 체증이 한순간에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을 거쳐, 마침내 풋크림 제품화를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나는 창업을 하면서, 그리고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너무나 교과서적인 이 말이 결국 진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꾸준히 노력하면 길이 열린다는 말이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결국 나아갔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의지와 열정, 그리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꾸준함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어떤 문제든 단순하게 접근하면 해결책은 반드시 존재하고, 결국 해답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에 있었다. 단순함이 진리라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