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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1. 2022

아빠의 선물!

상상에 빠진 동화!

아빠의 선물!

글 김동석

그림 김송연

청담미술학원(보정)







딸 소라게는

엄마에게 가져갈 도시락을 준비했다.


“새우 두 마리!

따뜻한 녹차와 미역!

또 무얼 가져갈까?”

딸 소라게는 엄마게에게 가져갈 도시락을 싸며생각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그림 김송연 / 청담미술학원(보정)


“가장 좋아하는 게 뭘까?

지금 먹고 싶은 게 또 뭘까?”

늙고 기운이 없는 엄마게를 위해서 무엇이 좋은지 항상 생각하는 딸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병원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엄마게를 목욕시켜 주는 딸은 자꾸만 야위어가는 엄마게가 불쌍해 보였다.


“엄마!

먹고 싶은 게 있어요?”

딸은 몸을 씻기면서 엄마게에게 자꾸만 말을 시키곤 했다.

하지만 엄마게는 대답하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딸은 엄마게에게 새 옷을 입혀준 뒤 과일을 깎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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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가 먹고 싶어.”

하고 엄마게말했다.


“뭐!

엄마 뭐라고?”

들릴락 말락 한 엄마게 목소리를 들은 딸은 다시 물었다.


“홍콩시!”

하고 엄마게가 말하자


“홍콩시!

홍시?”

하고 딸이 알아듣고 물었다.


“응!”


“엄마!

홍시가 먹고 싶구나?”

딸이 묻자 엄마게는 고개를 끄덕였다.


“홍시!

언제 먹어봤어?”

하고 딸이 묻자


“오래전에!

아주 오래전에.”

엄마게대답했다.


“알았어!

금방 가서 홍시 사 올게. 엄마.”

딸은 주섬주섬 옷을 걸치고 병실을 나갔다.

복도를 걷는 데 눈가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자꾸만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게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너무 슬펐다.


“맛있는 홍시를 사야겠다!”

딸은 과일가게로 달려갔다.


“홍시!

두 개 주세요?”


“네!”

주인은 홍시를 두 개 비닐봉지에 담아 주었다.


“빨리 가서 엄마에게 줘야지!”

딸은 병원을 향해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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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홍시 사 왔어요.”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며 딸이 말했다.

하지만

잠이 든 엄마게는 딸이 말해도 일어나지 않았다.


“엄마!

자는 거예요?”

딸이 조용히 물었다.


“엄마!

홍시 사 왔어요.”

하지만 대답이 없다.

잠이 든 엄마게를 깨울 수없었다.


딸은

소파에 누워 잠깐 쉬었다.


“고향이 그리울 텐데!

바다 향기가 얼마나 그리울까?”

가방에 주섬주섬 빨래를 넣고 있는데 엄마게가 일어났다.


“엄마!

잘 주무셨어요?”

딸이 물었다.

하지만

엄마게는 대답이 없다.


“엄마!

홍시 사 왔어요.”


“홍시?”


“응!

엄마가 먹고 싶다고 그랬잖아요?”


“바닷가에 있는 감나무 홍시야?”

하고 엄마게가 물었다.


“아니!

시장에서 사 왔는데.”

하고 딸이 대답하자


“홍시는!

바닷가에 있는 감나무 위에 올라가서 먹어야 맛있지.”

하고 엄마게가 말했다.


“그래!

엄마 그 바닷가가 어디인지 알아?”


“음!”

엄마게는 한참 생각했다.


“흰 눈이 내리는 날!

바다에서 나와 해안가를 올라갔어.

그곳!

감나무에 올라가서 홍시를 따 먹었지.”


“엄마 혼자서?”


“아니!

아빠도 같이.”


“정말?”


“응!

흰 눈이 내리는 날이면 감나무에 올라가 홍시를 먹었어.”


“언제부터?”


“아마도!

널 낳기 전부터지!”


“와!

엄마 아빠 낭만적이네.”


“아빠가 그랬어!”


“그때!

먹은 홍시 맛있었어?”


“세상에서 최고로 달콤한 홍시였어!"


“바다에서!

먹었던 고기보다 더 맛있었어?”


“바다 고기는 비교도 안 되지.”


“정말?”


“그럼!”

딸은 갑자기 엄마게와 아빠게가 먹은 홍시가 먹고 싶었다.


“거기가 어딘지 알아?”


“알지!”


“지금도 감나무가 있을까?”


“아마도!

두 세 그루 남아있을 거야.

그 홍시가 먹고 싶다.”


“엄마!

지금 가볼까?”

하고 딸이 묻자


“없을지도 몰라!”

엄마게는 감나무가 없어졌을까 불안했다.


“왜?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아빠가 있으면 쉽게 찾을 텐데!”


“엄마도 아빠랑 같이 갔다면서?”


“그렇긴 한데.”

엄마게는 해안가에 도로를 새로 건설하면서 감나무가 많이 없어진 것을 알고 있었다.


“엄마 일단 가보자!”


“그럴까?”


“응!”

눈을 크게 뜬 딸 목소리가 우렁찼다.


“엄마!

밖에는 날씨가 무척 추워요.

따뜻하게 입어야 해요.”


“알았어!”

딸은 엄마게에게 빨간 코트를 입히고 노란 목도리를 해주었다.


“엄마!

택시를 부를게요.”


“맘대로 해!”

엄마게가 기억 하나를 되찾은 게 딸은 너무 좋았다.


“해안가로 가주세요!"


“네.”

택시는 엄마게와 어린 소라게를 태우고 해안가를 달렸다.


“아저씨 천천히 가주세요!”


“알겠습니다.”


“아저씨!

혹시 감나무 있는 해안가 아세요?”


“감나무!”


“네.”


“야자수나 선인장은 봤는데 감나무는 못 본 것 같은데!”

택시 기사는 수십 년 운전했지만 해안가에서 감나무를 본 적이 없었다.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

딸은 엄마게 손을 잡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엄마!

해안가 어디쯤인지 기억나요?”


“큰 바위가 있어!

그 뒤로 감나무가 있어.”


“큰 바위!”


“바다에서 절벽을 타고 올라갔어.”


“절벽!”


“응.”


“아저씨!

절벽이 있고 큰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가주세요.”

하고 어린 소라게가 말하자



그림 김송연 / 청담미술학원(보정)


“절벽과 큰 바위 있는 곳으로요?”

하고 대답한 택시 기사는 곰곰이 생각했다.


“네.”


“그런 곳이 어디지!”


“잘 생각해 보세요.”


“아마도 해안가 끝자락인 거 같기도 하고.”

택시는 천천히 달렸다.

도로 양편으로 야자수와 선인장이 몇 그루 보이고 카페 건물들이 보였다.

카페 건물 앞에는 자동차들도 많이 주차되어 있었다.


“형님!

절벽이 있고 큰 바위가 있는 해안가가 어딘지 아세요?”

택시 기사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


“알겠어요!

그곳이군요.

혹시!

그곳에 감나무도 있어요?”

한 참을 통화한 택시 기사는 전화를 끊었다.


“해안가 끝인 것 같아요.”

하고 택시 기사가 말하더니 속도를 냈다.


“정말요?”


“네.”

택시 기사는 감나무가 있는 바닷가를 알 것 같았다.


“엄마!

찾은 거 같아.”


“찾을 수 있을까?”


“지금!

그곳으로 가고 있어요.”


“정말?”


“네.”

딸은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택시가 멈추고 엄마게와 딸이 내렸다.


“아저씨!

여기서 기다리세요.”


“네.”


“엄마 걸을 수 있겠어요?”


“천천히 걸어보자.”

딸은 엄마게 손을 꽉 잡았다.

눈앞에

푸른 바다와 절벽이 보였다.

조금 걸어가자 큰 바위가 보였다.


“엄마!

저기가 맞아?”

하고 딸이 묻자


“와!”

엄마게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엄마!

여기가 맞구나!”

엄마게는 딸 손을 힘껏 잡았다.


“엄마!

그런데 감나무는 없다.”


“아니야.”


“뭐가?”


“아빠가 찾은 감나무는 바위 뒤로 가야 있어.”


“정말?”

엄마게는 뭔가 찾은 듯 빨리 걸었다.


“엄마!

천천히 가.”

딸은 엄마게가 쓰러질까 걱정되었다.


그림 김송연 / 청담미술학원(보정)


“여기가 맞아!

여기야.

엄마게는 보물을 찾은 듯 기뻐했다.


“정말?”


“응!

저기 바위 밑으로 감나무가 있을 거야.”

엄마게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아!”

엄마게가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했다.


“엄마!

힘들어요?”

하고 딸이 물었다.


“그래.”


“엄마!

여기서 잠시 쉬어 가요.”

엄마게는 많은 것들이 생각났다.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엄마!

눈 온다.”


“눈이 오는구나!”

엄마게는 하늘을 오랫동안 쳐다봤다.


“눈 오는 날이면

언제나 아빠랑 이곳에 왔단다.”

엄마게는 그때가 생각나는 것 같았다.


“하늘에서 아빠가 보고 있겠다.”


“그럴까?”


“엄마가 여기에 온 줄 알고 있나 봐.”


“가자!

바위 뒤로 가자.”

엄마게와 딸은 다시 바위 뒤로 걸어갔다.


“와!

저기 감나무 있다.”


“맞아!

저 감나무다.”


“엄마!

홍시도 있어요.”

바위 뒤편에 두 그루의 감나무가 있었다.

빨간 홍시도 몇 개 매달려 있었다.


“너무 높은 데 어떻게 올라갔어요?”


“천천히 올라가 봐.”


“알았어!

내가 올라가서 홍시 따올게요.”


“올라가서!

눈 맞으며 먹어야 맛있는데.”


“그건!

엄마가 위험해서 안 돼.”

딸은 열심히 감나무를 올라갔다.


“조심해!”


“알았어요.”

딸은 홍시가 있는 곳을 향해 조금씩 옮겨갔다.


“와!

바다도 보인다.

엄마 너무 멋져요!"


“정말!

멋진 곳이지."


“엄마!

아빠랑은 너무 좋았겠다.”


“좋았지!

너무 좋았지.

영감!

당신 딸이 감나무에 올라갔어요.

미안해요.

우리만의 비밀을 이야기해서.”

엄마게는 흐르는 눈물을 닦고 또 닦았다.


“엄마!

홍시 몇 개 딸까?”

감나무 위에서 딸이 물었다.


“하나만!

까치도 먹어야 하니.”

하고 엄마게가 말했다.


“네!”

딸은 손에 닿을 듯 말듯한 홍시를 하나 땄다.


“와!

향기가 난다.”

하얀 눈을 맞으며 익은 홍시가 정말 탐스러웠다.

딸은 홍시를 하나 딴 뒤 감나무에서 내려왔다.


“엄마!

먹어봐요.”


“아!

이 향기…….

영감!

당신과 내가 먹은 이 홍시 기억나요?”

엄마게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평생!

이 홍시를 먹게 해 준다고 약속했으면서…….”

엄마게는 홍시를 딸에게 주고 흐르는 눈물을 옷자락으로 닦았다.


“먹어보렴.”

하고 엄마게말했다.


“엄마는?”

딸은 먹고 싶지 않았어요.

엄마게가 먹었으면 했다.


“엄마는 향기만 맡아도 이미 먹은 것이나 마찬가지란다.”


"엄마!

고마워."

딸은 엄마 아빠가 눈 맞으며 먹었던 홍시를 한 입 베어 먹었다.


“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홍시는 달콤하고 향기로웠다.


“엄마!

아빠 생각이 많이 나는구나?”

딸이 엄마게에게 물었다.


"그렇지!"


“엄마!

또 아빠랑 어디 갔어요?”


“저 산 너머!

바나나를 먹으러 갔었지.”


“너무 먼 곳인데?”


“먼 곳이지!

한 달이나 걸어갔지.”


“와!

나도 가보고 싶다.”


“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가보는 거야.”


“알았어요.”


“엄마!

또 이야기해줘요?”


“기억이 나야지.”


“잘 생각해봐.

아빠랑 또 어디 갔는지?”


“그래.”


“엄마!

이제 가자.

너무 춥다.”

엄마게와 딸은 언덕을 내려와 택시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아저씨!

병원으로 가주세요.”


“아니야!

여기서 조금만 더 해안가로 가보자.”

엄마게는 뭔가 생각나는 듯했다.


“왜요?”


“저기 어딘가에 아빠가 숨겨둔 게 있어.”


“그게 뭔데요?”


“나중에 딸이 어른이 되면 주라고 만들어 둔 게 있어.”


“어딘지 알아?”


“알 것 같아.”


“스톱!”

하고 엄마게가 외치자


“아저씨 차를 세워주세요.”

하고 딸이 차를 멈추게 했다.


엄마게는 온 힘을 다해서 택시에서 내렸다.

그리고

해안가 절벽 모퉁이로 걸어갔다.


“여기!

어딜 텐데?”

절벽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더니


“여기다.”


“엄마!

찾았어요?”


“그래.

아가 이건!

아빠의 선물이다.”

엄마게는 딸에게 아주 예쁜 진주 목걸이를 주었다.


“와!

너무 예쁘다.”


“아빠가 만든 거야.”

하고 엄마게가 말하자


“아빠가?”

딸은 가슴이 쿵쾅 뛰었다.


“태어나기도 전에 만든 거란다.”


“아빠…….”

딸은 아빠게가 보고 싶었다.


딸은 엄마게 손을 잡고 택시를 탔다.

진주 목걸이를 목에 걸고 병원으로 향했다.


“엄마!

다음에 어디로 갈까?"

눈을 크게 뜨고 엄마게를 쳐다보며 딸이 물었다.


“자야겠다!

피곤하다.”

오랜만에 외출한 엄마게는 힘들었다.


“알았어요.

한 숨 주무시고 일어나세요.”

딸은 진주 목걸이를 들고 병원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엉엉 울었다.


그림 김송연 / 청담미술학원(보정)



“아빠!”

딸은 아빠게가 보고 싶었다.


“엄마가 더 많은 것을 기억하게 만들어줘야지.”

딸은 엄마게에게 달려갔다.


“우선!

엄마랑 대화를 많이 해야겠어.”

딸은 엄마게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


“엄마!

곁에 항상 있어줄게요.

엄마 사랑해요!”

딸은 엄마게볼에 뽀뽀하고 옆에 누웠다.



-끝-

표지그림 김송연 / 청담미술학원(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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