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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초 Apr 24. 2025

[DAY10] 이제 정말 안녕

프리다칼로 미술관과 코요아칸 시장, 우리의 마지막 멕시코.

■ 프리다칼로 미술관(Museo Frida Kahlo)


멕시코에서의 마지막 날,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멕시코시티 필수 방문지인 프리다칼로 미술관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투어 일정이나 미술관 휴관일, 잔여 시간대 등을 따져보니 가능한 시간은 출국 당일 오전뿐이었다.


프리다칼로 미술관은 워낙 인기가 많아, 사전에 온라인으로 입장 시간대를 예매해야 한다. 여행 전부터 준비했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은 11시 반이었다. 하는 수 없이 오전에 체크아웃과 짐보관을 먼저 마치고, 프리다칼로 미술관과 인근의 코요아칸 시장을 빠르게 둘러본 후에 공항으로 출발하기로 카지노 게임 추천.


한편, 이번에는 멕시코시티에서 처음으로 버스를 타보기로 했다. 워낙에 뚜벅이 체질이기도 했지만, 사실 멕시코시티에서 버스를 타려고 시도할 때마다 번번이 실패하는 바람에 기껏 충전한 교통카드를 한 번도 쓰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의 주 활동지인 레포르마/소나로사에서 코요아칸까지는 꽤 거리가 있었고, 환승도 해야 카지노 게임 추천. 어찌저찌 첫 번째 버스까지는 탑승했는데, 구글맵이 알려준 환승 정류장에서는 아무리 기다려도 두 번째 버스가 오지 않았다. 결국 우버를 불러야 카지노 게임 추천.

웃펐지만, 그래도 교통카드를 한 번 써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카지노 게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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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해 보니 아직 입장 대기줄을 설 시간이 아니었다. 마침 아침식사를 하지 못해서 근처 빵집에서 라떼와 빵을 구입카지노 게임 추천. 커피 맛집은 아니었지만, 따듯해서 몸 녹이기에는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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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대기순서가 되어 미술관의 파란 벽을 빙 둘러 줄을 섰다. 11시 반 정각에 입장을 시작했는데, 우리 앞에 미처 예약해야 하는 줄 모르고 그냥 줄을 선 연로하신 서양인 관광객 두 분이 계셨다. 당연히 입장이 불가했지만 두 분은 비켜서는 대신 입구카지노 게임 추천 계속 서성거리셨다. 속으로 답답하다고 느끼던 찰나, 옆카지노 게임 추천 J가 “안타깝다…”라고 중얼거렸다.


순간 조금 부끄러워졌다. 같은 상황카지노 게임 추천 나는 속으로 짜증을 내고 있었는데 J는 훨씬 따듯하고 넉넉한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다.


알고 지낸 지 10년이 넘은 J. 이번 여행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된 모습이나 못본새 변한 모습들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배워야 할 점들이 많았다. 이번 순간도 그런 경우들 중 하나였다.






프리다칼로 미술관 - 정원


선인장과 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을 지나, 프리다 칼로의 생가 'CASA AZUL (파란 집)'에 들어섰다. 벽 한편에는 ‘프리다와 디에고의 집’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디에고 리베라를 사랑해 결혼했지만, 그의 끊이지 않던 여성 편력 탓에 이혼과 재결합을 반복해야 했던 관계를 떠올리면 이 문구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실내에는 그녀의 작품과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었다. 가족 초상화를 시작으로, 물감과 스케치, 편지, 심지어 성적표까지.



그녀의 투병생활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들.

어렸을 때는 소아마비에 걸렸고, 18살 때 버스사고로 인해 하반신마비가 되었을 뿐 아니라 수차례의 수술과 유산을 경험해야 카지노 게임 추천. 디에고 리베라의 불륜을 비롯한 이 모든 개인적인 불행들은 그녀의 작품 속으로 녹아들었다.



"Viva La Vida", 프리다 칼로가 생을 마감하기 8일 전에 그린 수박 그림. 고통 속카지노 게임 추천도 삶을 긍정하고자 했던 그녀의 마지막 메시지, "인생이여 만세". 밴드 Coldplay의 Viva la vida도 여기서 제목을 따왔다고 한다.


당시엔 이 그림이 유명하다는 것만 알았지만, 다른 작품들보다 유독 예쁘고 마음이 끌렸다. 그 비하인드를 알고 나니, 그 끌림에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부엌, 침실 등의 생활공간과 프리다 칼로의 수집품을 전시한 공간이 이어졌다.


프리다칼로의 전용 작업공간


몸이 불편한 그녀에게 최적화된 작업공간과, 정원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통유리 창을 둘러보며, 예술에는 재능도 필요하지만 재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스쳤다. 만약 그녀가 생활고에 시달렸다면, 이런 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Day and Night Bedrooms


Day and Night Bedrooms. 거동이 불편했던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에 있는 거울을 보며 그림을 그렸고, 그런 이유로 프리다칼로의 작품 중에는 자화상이 많다.


엉뚱하게도, 지금 시대를 살았다면 프리다 칼로는 분명 어마무시한 수의 팔로워를 거느린 SNS 셀럽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제 데이타임, 여기는 제 나이트타임 침실이에요~" 라며 집안 곳곳을 소개하는 브이로그를 찍는 그녀와, 그 영상에 ‘프리다 칼로 언니’를 부러워하는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리는 모습이 절로 그려졌다.


프리다칼로의 수집품과, 찬찬히 둘러보는 J.


침실에도, 집 밖에도 이어지는 프리다 칼로의 수집품들.

그녀는 정말 온갖 물건을 수집한 것 같다.


숨바꼭질하는 화장실과 덩그러니 놓인 돌의자.


화장실까지도 집 분위기를 해치지 않게 슬그머니 파란 벽 한편에 녹아 있었다. 프리다칼로는 살아생전에 집에 손님들을 자주 초대카지노 게임 추천는데, 과연 그때도 저곳이 화장실이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또 들었다. 근처에는 포토스팟인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별로였던 돌의자도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기념품샵과 카페도 있었다. 기념품샵은 그 어느 곳보다 사람들이 많고 북적였는데, 강림하려 드는 지름신을 애써 돌려보내야 할 정도로 예쁜 물건들이 많았다. 그리고 한국인 관광객을 마주친 몇 안 되는 곳이기도 카지노 게임 추천. J와 나는 각자 마음에 든 물건들을 몇 개 구입하고, 박물관 관람을 마쳤다.



■ 코요아칸 시장(Mercado de Coyoacán)

- 마지막 멕시칸(Mexican) 식사


저렴하고 종류가 많아 ‘기념품 천국’이라는 후기가 무색하게, 코요아칸 시장카지노 게임 추천는 생각보다 살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 대신 이달고 시장처럼 식당들이 옹기종기 많아서, 그중 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마지막 멕시칸(Mexican) 식사


타코 3개와, 그토록 벼르던 ‘치즈만 들어간 퀘사디아’를 드디어 주문했다. ‘퀘사디아(Quesadilla)’라는 이름은 ‘치즈’를 뜻하는 스페인어 ‘케소(queso)'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그런 만큼 ‘근본 치즈 퀘사디아‘를 꼭 먹어보고자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어느새 마지막 식사까지 와 버렸다. 그래도 결국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전부 이루고 간다고, J와 나는 또다시 얘기했다.


선인장 퀘사디아


선인장의 매력에 푹 빠져있던 우리는 아쉬운 마음에 선인장 퀘사디아도 하나 더 주문했다. 가장 끌렸던 타코 3개와 퀘사디아 2개 모두 맛있었고, 마지막 식사가 만족스러워서 행복했다.


아직 못다산 기념품이 남아 있었지만, 코요아칸 시장에서는 끝내 찾지 못카지노 게임 추천. 술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위해 메즈칼 미니어처를 사려고 했는데, 마침 최근에 숙소 근처 레포르마 대로변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 게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찾아보기로 했지만, 공항으로 떠나기 전까지 시간이 빠듯해서 코요아칸 시장 구경을 대충 마무리하고 급히 우버를 불렀다.


다행히 원하는 미니어처도 구했고, 시간도 딱 맞았다. 숙소에 도착해 마지막 짐 정리를 마친 후, 바로 공항으로 향카지노 게임 추천.



■ 안녕 J, 안녕 멕시코

- 우버 안카지노 게임 추천의 작별인사, 또 다른 잊지 못할 경험


J는 1 터미널, 나는 2 터미널 탑승이라 우리의 작별인사는 우버 안카지노 게임 추천 이뤄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이대로 헤어져서 또 한동안 못 본다는 사실도, 여행이 끝났다는 사실도 실감 나지 않았다. 어벙벙한 작별인사로 J를 먼저 떠나보낸 후, 나는 혼자 우버를 타고 2 터미널로 갔다.



나보다 한두 시간 빨랐던 J의 비행시간에 맞춰 온 탓에 너무 일찍 도착했지만, 평일의 공항은 무척 한산카지노 게임 추천. 기다릴 필요도 없이 짐을 부치고, 보안검사까지 일사천리로 뚫어버렸더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휴대폰도 마음껏 사용하기 어려웠다. 여행 초반에 돼지코가 부서져버리는 바람에 충전잭만이 유일한 충전 수단이었지만, 2 터미널의 충전잭 단자는 거의 다 부서져 있었던 것이다.



시간을 어찌 보낼까 궁리하다가, 마침 체크리스트 하나가 남아있는 것이 떠올랐다. 멕시코시티 편의점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오레오 맛 코카콜라가 궁금했는데,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던 것. 은근히 파는 곳이 없어서 꽤 오래 헤매다가 공항 한구석의 기념품샵에서 겨우 발견할 수 있었다.


맛은 별로였지만, 떠나기 전 마지막 궁금증 하나를 해소카지노 게임 추천는 점에서 만족하기로 카지노 게임 추천. 좀좀따리 마셔가며 아무 자리에 앉아 책을 읽다 보니 출발 1시간 반 전쯤 전광판에 게이트 번호가 떴다. 마침 저녁식사 시간이라 샌드위치와 과일컵을 사서 게이트로 이동카지노 게임 추천.


공항 물가가 시내에 비해 훨씬 비싸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과일컵에 있는 무화과가 의외로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비행기 타기 전에 최대한 배를 비우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싹싹 긁어먹어 버렸다.



탑승 전에 여권과 티켓 검사를 한 번 더 진행카지노 게임 추천. 이때 짐검사도 같이 해서 이후 비행기 탑승 전까지 약 1시간가량 화장실도 못 간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확인이 모두 완료된 후 곧 탑승이 시작되었다.



돌아가는 비행 편은 몬테레이라는 도시카지노 게임 추천 ‘숨은 경유’를 하는 노선이라 올 때보다 길었다.

숨은 경유라는 것도 이번 여행카지노 게임 추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비행기카지노 게임 추천 내려서 수속을 밟고 다른 비행기를 타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기존 승객을 그대로 태운 채 급유나 청소, 물품 보충 등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멕시코시티카지노 게임 추천 몬테레이까지1시간 반 동안기내는 한산했는데, 대부분의 승객들이 몬테레이카지노 게임 추천 탑승했기 때문이다.


숨은 경유 동안 지루해진 멕시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대화방을 열었다. 데이터가 터진 덕에, 나도 엄마와 영상통화를 하며 ‘숨은 경유’ 현장을 생중계해드렸다.



발권을 늦게 한 탓에 돌아올 때는 거의 맨 뒷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덕분에 뒤쪽 출입문이 열리거나 스낵바가 채워지는 진귀한 광경도 구경할 수 있었다.


하여간 멕시코, 마지막까지 특이한 경험을 선물해 준다.



아에로멕시코는 특별 기내식 선택이 가능카지노 게임 추천. 궁금한 마음에 돌아오는 편으로 기껏 신청해 놓고는, 자느라 첫 번째 기내식을 놓쳐버렸다. 일어나니 배가 출출해서 큰일 났다 싶었는데, 스낵바에 기내식 급으로 훌륭한 간식들이 잔뜩 구비되어 있었다. 미니 샌드위치 종류가 자그마치 3종류이고, 그중 2개를 먹어봤는데 모두 맛있었다.


물론 최고 인기 메뉴는 컵라면이었지만, 라면은 잘 먹지 않는 터라 패스했다. 그리고 컵라면은 한국에도 있잖아…


다행히 2번째 기내식은 먹어볼 수 있었다. 가장 속이 가벼울 것 같은 저열량식을 신청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맛있었다. 곁들여 나온 수박도 망숭맹숭하면서 중독성이 있었다.



그렇게 약 19시간의 비행이 끝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수하물을 찾아 나오는데, 아에로멕시코에서 달아놓은 택이 눈길을 끌었다. 난 여행이 끝났는데, ‘Happy holidays!'라니.



수하물까지 찾고 나오니 6시 반이었지만, 공항버스는 항상 풀부킹이다. 그나마 짐 기다리며 어플로 미리 예매한 덕에 7시 반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나는 버스 안카지노 게임 추천 완전히 곯아떨어졌고, 무거운 캐리어를 집 안으로 돌돌돌 끌고 들어가는 것으로 여행은 끝이 났다.


휴가 근태를 올릴 때만 해도 길게만 느껴졌던 열흘.

막상 지나고 나니 그 시간은 멕시코시티를 온전히 돌아보기에 턱없이 짧았고,그렇게 우리는 순식간에 다시 일상으로 등 떠밀려 돌아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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