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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Feb 07. 2025

일 년에 한 번 무료 카지노 게임 만들어 봅니다

교실에서 기피 활동 중 하나는 요리 실습이다. 재료를 준비하고 손질하고 세팅해서 요리를 하고 먹고 정리하는 것까지 간단한 일들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 교실에서 계란 삶고 떡볶이까지 어떻게 해서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이다. 요새는 학교에서 요리 실습을 잘하지 않는다. 중고등학교는 간혹 하는 것 같은데 초등학교에서는 거의 하지 않는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다칠까 봐. 불을 사용하는 요리는 화상의 위험이 있고 칼을 사용하는 요리 또한 칼에 베일까 찔릴까 노심초사다. 그러다 보니 요리 단원이 있어도 간단한 주먹밥 만들기 정도로 하고 만다. 또한 급식이 잘 나오니 요리를 해도 다 먹고 나면 배가 불러서 점심까지 힘들기도 하다.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도이니까 가능하면 일 년에 두 번 정도는 하려고 했다. 떡볶이를 해 먹으면 좋겠지만 요새는 컵라면에 물 붓는 것까지도 지양하는 추세이니 불을 사용하지 않는 요리를 한다. 샌드위치 만들기나 카나페 만들기, 수박화채 정도로 간단히 한다. 6학년 아이들과 할 때는 영어로 레시피 적어보는 것까지 하면 제법 알차다.


그리고 연말에는 무료 카지노 게임를 만든다. 무료 카지노 게임 시트지를 사고 생크림과 장식 재료만 있으면 되니까 준비는 한결 간단하다. 작년에 카이크를 만들고 나서 너무 힘들어서 올해는 안 하려고 했는데 도장 구입에 실패하고 그냥 하기로 했다. 작년에 2호로 샀더니 아이들이 다 먹기에 힘들었다. 올해는 1호로 사이즈를 팍 줄였더니 딱 좋았다. 5센티미터가 채 되지 않는 지름 14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무료 카지노 게임지만 3단으로 되어 있어 겹겹이 생크림을 넣고 과일이나 과자를 넣으면 부피가 두 배로 늘어난다.


6개 모둠으로 했다. 생크림과 간단한 과자까지는 내가 준비해 주고 조금 더 정식을 하고 싶은 부재료와 먹을 도구만 가져오라고 했다. 아이들은 신났다. 생크림을 추가로 잔뜩 준비해 온 모둠, 과일을 종류별로 그득그득 가져온 모둠은 그렇다 치고 데코레이션을 할 색 초코펜과 레인보우 스프링클, 카카오 가루 등등 그 작은 무료 카지노 게임를 꾸미려고 한 짐 가득 싸왔다. 거기에 초코펜을 녹일 뜨거운 물까지 보온병에 싸 온 정성은 정말 감탄할 만하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성향대로 성격대로 간다. 남자아이들만 네 명 있는 모둠은 취향껏 마음대로 자유롭게 온갖 것들을 넣었다. 육포처럼 질기다는 딱딱한 젤리까지 한몫 거들었다. 먹을 때도 그냥 푹푹 퍼 먹다 보니 이게 무료 카지노 게임인지 크림 범벅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난장판이 되었다. 저걸 먹기는 먹나 했는데 의외로 남자아이들은 너무나 즐거워하면서 신나게 먹었다. 나 보고도 드셔보시라 하는데 오노. 절대 사양이다.


여자 아이들이 주로 있는 모둠은 아주 예쁘게 그럴싸하게 만들었다. 하나하나 깔끔하게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얇게 딸기를 잘라서 켜켜이 쌓고 짤주머니로 크림장식까지 완성했다. 다른 모둠은 사이사이 초콜릿을 넣더니 글씨까지 몇 번을 거듭해 가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과일에는 하얀색 초코펜으로 장식도 했다. 어찌나 예쁘던지 다른 모둠 아이들이 와서 사진을 찍어갔다. 자기네 모둠 무료 카지노 게임는 놔두고 말이다.


먹을 때도 완전히 책상 위를 정리부터 한다. 다 치우고 깔끔한 상태에서 개별 접시에 담아서 무료 카지노 게임가 쓰러지지 않게 살포시 세워서 조금씩 음미하며 먹는다. 저쪽 남자아이들 모둠들은 개별 접시 따위는 필요하지도 않았다..... 정리라는 것은 선생님이 독촉할 때나 존재하는 것이다. 우려와는 달리 놀랍게도 무료 카지노 게임는 남지 않았다. 1호 사이즈도 살짝 아슬아슬했으니 다음번에는 미니 사이즈로 해서 딱 알맞게 먹어야겠다.


다만 한 가지 예기치 않은 일이 있었으니 화장실 세면대 배수구가 막힌 것이다. 화장지로 접시를 닦아서 크림만 제거하고 나머지는 집에 가서 따뜻한 물로 닦자고 했었다. 했었는데 선생님의 말은 그냥 바람처럼 귓가를 스쳐 가기도 한다. 뭐 나도 가끔 그러니 아이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아무튼 몇몇 아이들이 그냥 수돗가에서 접시와 그릇을 씻었나 보다. 남자 화장실 세면대가 물이 한가득 차서 생크림이 둥둥 떠 있었다. 알고 봤더니 남자 화장실은 따뜻한 물이 여자 화장실처럼 잘 나오지 않았다. 커피 포트에 뜨거운 물을 담고 긴 빨대를 가지고 왔다. 뜨거운 물을 부으며 배수구를 쑤시니 막힌 것이 뚫렸다. 얼마나 다행이던지. 요리 활동을 한 것은 좋지만 다른 반 눈에 안 띄게 흔적이 남지 않아야 좋기 때문이다. 이왕 온 김에 세면대 다른 부분까지 정리하고 나왔다.


아침에 먹는 그리 많지 않은 양의 무료 카지노 게임는 비교적 만족스러웠고 아이들도 모두 행복했다. 급식을 먹는 데에도 지장이 크게 없었으니 이만 하면 된 것 같다. 내년에는 할지 말지.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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