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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Mar 06. 2025

어제가 된 오늘을 기록하며 내일을 기대카지노 쿠폰 일

다꾸의 꿈

"나를 다꾸의 여왕이라고 부르잖아?"

"다꾸가 뭐예요?"


그랬다. 나는 다꾸가 뭔지 몰랐다. 다이어리 꾸미기의 줄임말이라는 것을 듣고도 갸우뚱했다. 요새 다이어리를 꾸미는 사람들이 있다고? 그건 20년도 전, 내가 한참 어린 고등학교 시절에나 유행하던 거 아닌가? 선배 선생님이 보여준 다이어리는 정말로 화려했다. 각종 마스킹 테이프와 섬세하면서 아기자기하게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스티커들, 색색의 찬란한 펜들의 향연이 눈부셨다. 이건 그냥 다이어리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작품 같이 보였다.


그래서 더 가까이하기 어려웠다. 일단 손으로 글씨를 매우 못 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렇게 타이핑 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으로 내 생각을 담을 수 있다. 수정하기에도 매우 용이하다. 그러니 저런 예술작품을 하겠다고 재료를 샀다가 결국 한쪽에 처박혀 버릴 것이 뻔한 다꾸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림책 모임에서 독서다꾸 소모임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저엉말. 별생각 없이 소개를 가벼운 마음으로 듣고 있었는데. 어머나. 이건하고 싶어. 이건 해야 해. 카지노 쿠폰 마음이 저절로 솟구쳐 올랐다. 매일매일 내 일상을 꾸미는 것이라면 일과 일에 치이는 나는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글로 쓰는 대신 다꾸로 하다니. 이 정도라면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수채화로 해 보고 싶었다. 그림을 하나 그리는 것도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림 하나로만 완성도를 보기엔 너무나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글 하나를 손으로 완성도 있게 쓴다는 것도 어렵다. 글씨의 크기와 결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고, 공간적 감각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그림을 그려 보고도 싶고 선도 그려보고 싶고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보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재빠르게 소모임 가입 요건을 갖춘 다음 후다닥 가입을 했다. 그렇게 만난 책은 다꾸의 날. 아마 혼자서라면 절대 읽어 보지 않았을, 존재조차 몰랐던 그 책을 역시 마감날짜를 앞두고 후다닥 읽었다. 후다닥 읽었으나 내용이 전카지노 쿠폰 감동은 묵직했다. 읽으며 나를 몇 번을 돌아보았는지 모른다. 어린 시절부터 내 안에 잠겨 있던 수많은 부끄러움들, 열등감들, 그 열등감을 촉발하던 나의 주관적 잣대들, 외부의 시선들. 그 모든 것에 대한 아픔이, 상처가 할퀴고 지나갔던 그 쓰라림이, 애써 덮어 놓고 잊고 지내던 그 기억들이 스멀스멀, 그리고 물밀듯 밀려왔다.


나 역시 무심이라는 검이 만들어 낸 아득한 아공간에 잠식될 것처럼 보였다. 들어가는 것을 애써 피하려고 하던 그 수많은 '나'들이 당연하게도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어른이다. 어른이라는 것은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카지노 쿠폰지 대강의 윤곽선을 볼 수는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비록 그 방법을 따르고 싶지 않아 피하고 피할지라도 어쩔 수 없는 순간에는 단호하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책 속의 수많은 '나' 중 하카지노 쿠폰 무심결에 답을 말한다. "우울한 척 하기는, 바닥까지 내려갈 용기도 없는 주제에. 네가 바닥을 마주한다면 무심이 널 주인으로 인정하겠지." 어둠 속에서 '나'는 과거의 나의 셀 수 없이 아픈 기억으로 말라가고 일그러지고 죽어가지도 못해서 그렇게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수많은 '나'들과 만난다. 지금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고 괜찮은데 왜 그렇게 카지노 쿠폰 나를 깎아내리려고 했을까. 하지만 카지노 쿠폰 주인공이 이해가 된다. 카지노 쿠폰 아직도 짧은 치마를 선 듯 입지 못한다. 언덕길을 하루에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하며 다져진 단단한 종아리는 아무리 다이어트를 하고 몸의 라인을 다듬어도 가늘어지지 않는 그런 나의 절대 고칠 수 없는 콤플렉스로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퉁퉁한 얼굴의 덩치 크고 못생긴 여학생이 여전히 툭 하고 떠오르기 때문이다. 괜찮다고 해도 괜찮지 않았던 그 3년을 카지노 쿠폰 기억하기 때문이다. 아마 지금 내가 그 여학생을 본다면 그냥 적당히 통통하네 정도로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당사자의 기억은 다른 이의 위로로 대체되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 있다.


그리하여 주인공은 그렇게 바닥을 마주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렇게 겨우 마주한 바닥에서, 우울했던 시간을 슬펐던 시간을 곱게 꾸며주기로 한다.


천천히

한 번에 하나씩

지금 카지노 쿠폰 있는 것에 집중하자.

작고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카지노 쿠폰 멋진 거북이

신유민이다.


그렇게 마주하고 나서도 딱히 어떤 기대를 하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게 극적으로 바닥을 탈출하게 되었어도 여전히 마주하고 해결해야 카지노 쿠폰 과제와 잔재들은 남아 있다. 탈출한다고 모든 과정이 '짠!'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이 모든 것의 원인인 킬러 '나'까지도 함께 끌어안고 가기로 한다.


"잠깐, 잠깐. 들어 봐. 다이어리 쓰는 게 그런 거잖아? 어제가 된 오늘을 기록하면서 카지노 쿠폰을 기대하는 일. 그걸 같이 하자고, 카지노 쿠폰의 나 기대하기."


나는 이 부분에서 그만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카지노 쿠폰을 기대하고 있었던가? 그냥 오늘을 충실히 살자고 하면서 카지노 쿠폰에 대한 희망이 사실은 보이지 않아서 의지조차 가질 소망도 없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오랜만에 종이를 꺼내고 붓을 꺼내고 물감을 풀었다. 주인공이 갇혀 있던 아공간에도 빛이 있고 희망이 있고 별이 있다고 여겨졌다. 늘 그렇듯 시간이 많지 않아 30분 정도로 짧게, 물감을 천천히 말릴 여유도 없어서 그냥 드라이기 바람의 힘을 빌어 속성으로 말렸다. 그래도 적으면서 칠하면서 마음을 조금 다듬어 보았다.


그리고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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