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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Apr 26. 2025

난생처음 교생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저절로 보슬보슬 떠오르는 봄. 라일락이 펼쳐지기 시작하는 계절. 내게 4월은 5월의 장미보다 더사랑스러운 라일락이 피기 시작하는 그런 달이다. 수수꽃다리라고도 불리는 라일락은 서울교대의 교화이기도 하다. 해서 이맘때 서울교대의 교정은 라일락 향기로 자욱하다. 꽃이 지고 나도 라일락은 사랑스럽다. 라일락 잎사귀들은 동글동글 하트모양이다. 그 모나지 않은 잎들이 크기에 상관없이모두 사랑스러워 가끔 나는 꽃보다도 잎사귀를 눈여겨보며혼자 웃곤 한다.


그 라일락 피는 교정의 후배들이 찾아왔다. 교생이 되어서. 나는 어찌어찌 지도교사라는 이름으로 수줍게 눈을 반짝이는 후배들을 어제 처음으로 만났다. 실습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지만 준비는 한참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매주 지도교사들끼리 모여서 회의와 토의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에 따른 준비를 하느라 가끔 예상치 못하게 늦게까지 근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거기에 첫 주에 시범수업까지 하게 되어 있어서 너무 바쁜 나머지 토요일도 학교에 와서 일하는 날이 많았다. 오늘도 그런 날 중 하나고.


보통 학교는 3월이 제일 바쁘다. 첫 시작을 비롯하여 3월 말 경의학부모 총회와 공개 수업이 지나면 바쁜 것은 잠시 소강상태가 된다. 물론 학부모 상담이 있긴 하지만 주요 행사들이 지나면조금 여유 있게 학급 경영의 기틀을 다지게 된다.그 잠깐 찾아오는 여유로운시기에 나는 계속 이 준비를 하느라기운이 다소 소진되기도 했다. 우리 실습지도교사들에겐 어떤 의미로 정말 '잔인한' 4월이 맞기도 했다. 그렇게 하여 드디어 어제 그 후배들을 만나게 되었다. 24학번이란다.... 도대체 나보다 몇 살이 어린 거야....큰 딸과 겨우 3살 차이가 나는 그 예쁜 후배들은 눈이 반짝반짝 한없이 예뻤다.


근처 빵집에서 주문한 간식을 찾아오고 나누고 동학년 회의에 잠시 들렸다 후다닥 과학실로 달려간다. 개회식과 안내를 마친 후 담당 교생 선생님들을 데리고 우리 반으로 왔다. 나도 긴장이 되는데 여섯 명의 교생 선생님들 눈에도 긴장이 가득하다. 얼마나 긴장이 되는지 목소리까지 떨린다. 이렇게까지 긴장할 일인가? 새 학년 새 학기에 우리 반아이들과 처음 만나는 날보다도 더 떨린다. 나도 내가 의아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떨리고 긴장되는 것이 맞았다. 후배 선생님들의 첫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정말 백지 같이 하얗고 아무것도 씌여지지 않은 교생 선생님들의 첫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가지는 의미가 나를 이미 크고 무겁게 누르고 있다는 사실이 그제야 와닿았다. 심지어 우리 반 교생 선생님들 중에는 동아리 후배도 있었다!! (나는 일 년에 한두 번이지만 여전히 가끔 동아리 모임에 나간다.) 우리는 물론 서로를 안다는 티를 전혀 내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다 끝나고 나면 따로 밥은 한 번 사 줘야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다들 교대에 오고 싶어서 왔단다. 내가 물었다. "정말로요?" 왜냐면 우리 때는 IMF시기였고 교대는 그냥 안정된 직업을 갖기 위해서 온 동기들도 후배들도 꽤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갑자기 쉬워진 수능에 성적이 원래대로 나오지 않아 방황하다가 교대를 선택한 케이스이기도 했다. (물론 이 이유가 전부는 아니고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 다룰 것은 아니다.) 그제야 이 후배들이 서이초 선생님 사건이 있었음에도 교대를 선택해서 왔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교대를 원해서 온 경우가 아니었어요. 거기에 막상 왔는데 공부도 별로 재미가 없어서 진로를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죠. 그런데 그런 제 시선을 바꾼 것은 바로 이 관찰실습이었습니다."


그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의 실습이 교직에 대한 내 시선을 완전히 바꾸었다. 그래서 솔직히 조금 많이 재미없고 별로인 데다 양은 무지하게 많았던 교대의 교육과정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교대는 실습 기간은 별도의 과정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교보다 학기는 길고 방학은 짧다. 또한 수업 시수가 학점과 비례하지 않는다. 심한 경우는 3시간 수업을 들어도 1학점을 치는 경우도 있었고, 각각 다른 물리, 화학, 생물을 한 과목으로 묶어서 세 명의 교수님이 진행하는 별도의수업들인데도 모두 합쳐서2학점으로 퉁치는 그런 수업도 많았다. 그 힘들고 지난했던 교대의 커리큘럼을 이기게 한 것은 모두 교생실습의 힘이었다. 하는 기간은 집에 오면 쓰러질 정도로 힘든데 또 너무 즐거웠다.


"그래서 지금도 다른 실습 지도 선생님들의 성함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첫 실습 지도를 해 주신선생님의 성함은 기억해요. 그리고 그때 쓴 실습 일지도 여전히 가지고 있고요. 저도 여러분께 그런 지도교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내가 뭘 엄청나게 잘해서 가르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학교는 이런 공간이고 다만 이런 교육철학을 가지고 이렇게 일 년의 계획을 짜고 아이들과 이렇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그렇게 말했다. 몇 가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우리는 일어섰다. 중간고사 기간이라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를 먼저 했어야죠!!" 빨리 가서 공부하라고 후문까지 안내하는 길, 중요한 시설을 두어 곳 더 보여주고 마무리했다.


잘 끝났으니 괜찮을 줄 알았는데 나는 집에 와서 정말로 뻗어 버렸다. 평소보다 이르게, 9시도 되기 전에 자리를 펴고 누워서 눈을 감았다. 녹초가 된 몸은 금방 잠이 들 줄 알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선잠 자듯 몇 번을 일어났다가 겨우겨우 잠이 들었다. 마치 내가 교생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처음 나갔던 그날처럼 몸이 어찌나 피곤했는지 모른다. 다시금 다가온다. 첫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함께 하는 그 무게가. 그래서 토요일인 오늘도 교실에 와 있다. 원래는 집에서 쉴 계획이었으나 그제 만나고 알았다. 조금 더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즐거운 무게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질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리하여 오늘 학교로 오는 발걸음이 그리 무겁지 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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