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단상 2021년 8월호
내가 올림픽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단복’이다. 단복은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이 입는 맞춤형 정장인데, 매일 운동복만 입는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캐주얼하면서도 예쁜 정장을 잘 차려 입은 모습을 보면 덕심이 더 솟구치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그게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위해 만들어진 옷이라면 더더욱.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끝나고 나는 내 선수들의 단복 입은 모습을 보기 위해 한 번은 공항에 갔고, 나머지 한 번은 부산시청에서 열렸던 메달리스트 환영행사에 갔다. 공항은 핸드볼 선수들의 입국을 환영하러 갔기 때문에 핸드볼 외의 다른 종목에서 뛰는 내 선수의 단복은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묘책은 환영행사였다.
행사 일정이 부산시청에 업로드 되고 난후, 나는 시청에 전화를 걸어 메달리스트들을 축하해주고 싶은데 일반 시민도 참석이 가능하냐고 물었고 다행히도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기쁜 마음을 안고 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주문했다. 세 개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핸드볼, 펜싱, 사격에서 좋은 성과와 메달을 따고 돌아온 내가 응원하는 이은비, 정효정, 김장미 세 사람에게 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각기 다른 색과 꽃으로 구성해 만들었다.
장미 같은 경우는 이름부터 장미가 들어가기에 장미꽃을 꼭 넣어 달라 부탁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만들었다. 그렇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만든 것 까지는 좋았으나, 내가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나는 대중교통을 통해 시청까지 가야한다는 것을. 세 개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한꺼번에 들려니 시야가 자꾸 가려져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고, 게다가 은근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너무 무거웠다.
끙끙거리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들고서 시청에 도착했고, 환영행사가 마무리 된 후 준비해온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그들 모두에게 축하인사와 함께 전해주고 유유히 행사장을 떠났다. 그나마 은비나 효정언니와는 잠시간의 이야기도 나누었지만, 장미와는 초면이라 내가 할 수 있는 건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편지를 전해주는 것 뿐이었다.
같이 사진을 찍자는 말도 하지 않고, 사인도 받아가지 않는 나를 보며 장미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보았지만 나는 목표했던 그들의 단복을 보았으니 더 바랄게 없었다.
단복, 그게 뭐라고. 이렇게 생각할 사람들도 많겠지만, 날이면 날마다 오는 단복이 아니다. 4년에 한 번만 오는 단복이니까. 이번 2020 도쿄올림픽 단복도 정말 예쁘던데, 직접 내 눈으로 보지 못한 게 통탄스러울 정도로 아쉽다. 이렇게나 아쉬운걸 보니 앞으로도 운동선수를 덕질 하는 이상 나의 단복 앓이는 현재진행형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