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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석 Apr 03. 2025

내가 비카지노 게임 저항의 매력에 푹 빠진 이유

<전쟁 없는 세상 리뷰


누구나 이불킥를 마구 날리던 시절이 있고, 나에게는 그게 20대 초반 학생운동 할 때였다. 당시 나는 활동가로서 경험은 일천하고 사유는 앙상한데 이상만 높은, 말로는 혁명을 입에 달고 살지만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예를 들자면 발언할 때마다 노동계급의 혁명을 이야기했지만, 정작 노동법은 한 번도 안 읽어본 사람이었다. 그 시절의 흑역사 중 대표적인 것이 대체복무제 도입과 병역거부권 실현을 외치며 국회 국방위원장실 점거한 일이었다. 나는 국방위원장이 누군지도,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몰랐고, 그 방식이 효과적인지 스스로 판단할 줄도 모른 채 조직의 결정에 따랐으며, 경찰서에서는 미리 입을 맞춘 대로 거짓말을 했다.('흑역사가 길이 되려면' 참고) 나의 무식과 무능보다도 수치스러웠던 건 나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고 행동한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사람인 양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 수치심은 지금까지 잊히지 않는다.


병역거부운동은 그런 나에게 새로운 세상이었다. 사회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내 양심이 투쟁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조직적인 결의가 아니라 개인의 고뇌와 선택이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병역거부운동을 하며 배웠다. 부당한 법을 어기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법정에 선 뒤 구속됨으로써 법(혹은 사회 시스템)의 문제점을 알리는 시민불복종이라는 방식도 놀랍게 느껴졌다. 물론 사람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는 법. 병역거부를 통해 만난 평화운동이 새롭고 신선했다 뿐이지, 전쟁없는세상 활동 초창기에 나는 저항운동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이나 전략적 고민이 턱없이 부족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내 동료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학생운동 시절보다는 조심스러웠지만 우리는 우리의 말을 설명할 언어가 없었다. 그때 이 책 <전쟁 없는 세상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초창기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들이 '비폭력'을 외쳤을 때는 운동 사회 동료들도 탐탁지 않게 보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말하는 비폭력이 오른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내주는 것처럼,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왜 비폭력 저항인지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할 능력이 부족했을 뿐, 우리는 착실히 비폭력 저항을 실천했다. 병역거부를 하고 감옥에 갔고, 대추리와 강정에서 비폭력 저항을 펼치며 연행되기도 했다. 비폭력을 무기 삼아 격렬히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가 말하는 비폭력 저항이 굉장히 능동적이고 역동적이라는 것을, 거대한 권력을 상대할 때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 <전쟁 없는 세상은 전쟁없는세상이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 '어떻게 싸워야 우리는 승리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덧붙이며,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 이후 유럽의 평화운동 활동가들이 마주한 당혹스러움을 중심으로 비폭력 시민 저항의 효과성을 검증해 가는 책이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비폭력 시민 저항이 과연 효과적일 수 있는지, 저자는 스스로 의구심을 품어보고 가상의 회의론자를 등장시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전쟁 특히 점령 시기의 저항을 중심으로 서술된 이 책의 이야기가 한국의 사회운동 맥락에서 과연 의미가 있을지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저항 방식의 사례를 소개하고는 있지만, 어떤 구체적이고 특정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이라기보다는 비폭력 시민 저항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특성을 지니는지를 설명하기 때문에 한국의 시민 사회와 한국적인 맥락과 상황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다. 예컨대 이번 12.3 불법적이고 반헌법적인 계엄 선포를 실패로 만든 여러 요인들-시민들의 대규모 집회와 시위에서 나타난 새롭게 신나는 시위 문화(응원봉과 K팝)라든지, 12월 3일 밤 부당한 명령에 다양한 방식으로 불복종한 경찰과 군인들의 저항을 이 책을 통해서 군사적이고 폭력적인 통치에 저항하는 효과적인 시민 저항으로 읽어낼 수 있다.


좋은 독서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책을 읽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전쟁 없는 세상을 읽으면서 내 경험을 중심으로 비폭력 시민 저항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비폭력 시민 저항이 어떤 점에서 더 역동적이고 재미있다고 느껴졌는지 내 나름대로 정리해 봤다.


카지노 게임



비카지노 게임 시민 저항은 권력의 원천을 무너뜨리는 데 효과적이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호랑이가 물러난 뒤 늑대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꼴을 종종 보아왔다. 우리의 저항의 목표는 부당하게 작동하는 권력 그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권력자의 얼굴만 바뀌는 결과가 많다. 권력의 원척을 공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의 원천, 즉 권력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다. 최정민은 <전쟁 없는 세상 역자 해제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유권자, 노동자, 소비자, 납세자, 방관자 등의 역할로서 기존 체제를 지지한다. 이러한 지지는 습관이나 관습, 최선이라는 믿음, 혜택에 대한 기대, 또는 제재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선거에서 우익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 소게서 크든 작든 기존 질서를 지지하고 있다.”


즉, 권력은 시민들의 지지가 있기 때문에 힘을 가지며 이를 뒤집어 생각해 보면 시민들이 지지나 협력을 거둘 경우 권력은 힘을 잃는다. 마이켄은 나치에 맞섰던 노르웨이의 성직자들과 교사들의 저항 사례를 소개하며 역사적으로 증명한다. 당시 노르웨이에는 루터교 국교회가 있어서 성직자들은 종교지도자인 동시에 국가 공무원이었는데, 이 성직자들이 월급을 포기하면서 공무원직을 사임한 것이다. 669명 중 645명이 사임했고 이는 공무원들이 없다면 나치는 노르웨이를 점령했더라도 통치하기 어렵게 된다. 회의론자는 우리가 품을 법한 질문을 던진다. "나치가 그들을 수용소로 보내거나 처형하지 않았나요?" 마이켄은 "점령자들도 표면적으로는 평온하고 통제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다"(23쪽)고 대답하며 진 샤프의 말을 빌어 "권력 행사에는 항상 협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통찰이 비카지노 게임 행동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27쪽)고 말한다.



창의적이고 즐거운 방식을 활용하기에 용이하며 참여의 폭이 넓다


이 책 북토크 때 은유 작가님도 인용한 오드리 로드의 말처럼 "주인의 도구로는 주인의 집을 무너뜨릴 수 없다". 국가 권력의 수단이 군대와 경찰 같은 카지노 게임과 군사주의라면, 그에 맞서는 우리의 수단은 창의적인 비카지노 게임 저항이어야 한다. 카지노 게임 투쟁(주인의 도구)은 권력자의 얼굴을 바꾸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카지노 게임이 작동하는 구조(주인의 집)를 무너뜨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혹은 홍세화 선생님이 생전에 자주 인용하셨던 나오미 울프의 말처럼 "우리가 싸우는 방식은 우리가 만들려는 세상을 닮아야 한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카지노 게임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카지노 게임으로 지배할 수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수단은 비카지노 게임 시민 저항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카지노 게임적인 저항과 대비되는 비카지노 게임 시민 저항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사전적인 의미로 접근하자면 카지노 게임을 쓰지 않은 저항행위가 비카지노 게임 저항일 것이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과 비카지노 게임을 단순하고 납작하게 바라보는 것은 효과적인 저항 방식을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카지노 게임 저항의 맥락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역자 최정민은 이런 맥락에서 현실 저항운동에서 나올 법한 경계에 놓인 질문을 몇 가지 소개한다.


"반세계화 시위 중 착취적 세계화의 상징인 맥도날들의 유리창을 깨는 행위가 있다. 이를 카지노 게임으로 간주할 것인가, 비카지노 게임으로 간주할 것인가?"

"계엄을 거드는 국민의힘 당사 현판에 불을 지르는 행위는 카지노 게임일까, 비카지노 게임일까?"

"팔레스타인 해방운동가들은 가옥 철거용 불도저의 연료 탱크에 모래를 넣어 작동을 방해한다. 환경운동가들은 벌목 대상 나무에 철못을 박아 톱날이 손상되도록 만든다. 평화운동가들은 핵잠수함의 운영 시스템을 망치로 파괴한다"(130~131쪽)


카지노 게임과 비카지노 게임은 경계는 이처럼 맥락적이다. 우리가 사전적인 의미로만 카지노 게임과 비카지노 게임을 구분한다면 이렇게 경계에 놓인 행위와 말들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카지노 게임 투쟁과 대비되는 비카지노 게임 저항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다양성과 창의성이라고 생각한다. 카지노 게임 투쟁의 방식은 물리력을 효과적으로 잘 쓰는 것이 핵심이다. 투쟁에 참여하는 이들은 물리력을 잘 쓰기 위한 연습을 하기도 한다. 이런 방식은 일사불란함에 있어서는 큰 효과를 가져온다. 다만 그 일사분람함으로 치면 경찰이나 군대가 더 강할 뿐이다. 반면 비카지노 게임 저항이 효과적이려면 획일적인 일사불란함보다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저항 방식이 필요하다. 마이켄은 이를 '정치적 주짓수'라는 진 샤프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상대가 온 힘을 다해 공격해 올 때 그 힘을 반대로 돌려 상대가 중심을 잃게 만드는"(50쪽) 것이 비카지노 게임 저항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카지노 게임에 카지노 게임으로 맞서면 더 큰 카지노 게임이 이기겠지만, 창의적이고 다양한 비카지노 게임 저항은 권력자가 휘두르는 카지노 게임의 야만성을 폭로하기 때문에 권력자의 카지노 게임이 강하면 강할수록 권력자는 자신이 휘두른 카지노 게임에 비례해 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비카지노 게임 저항의 효과에 대해 마이켄은 이렇게 이야기한다."전쟁이 끝난 후 독일 장교들은 폭력적인 저항은 쉽게 진압할 수 있었지만 비폭력 저항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32쪽)한국사회에 대입해 보더라도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무장한 사수대를 상대할 때보다 응원봉을 든 키세스단을 상대하기가 경찰로서는 더 어렵지 않을까?


이처럼 성공적인 비카지노 게임 시민 저항은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재밌다. 그리고 더 다양한 사람이 저항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과거 카지노 게임 투쟁의 대표적인 방식인 사수대를 떠올려보면 쉽게 대비가 된다. 나는 대학시절 사수대에 나가는 것이 그렇게나 무섭고 싫었다. 일단 나는 덩치도 작고 힘도 약해서 쇠파이프와 화명병을 들고도 전경들을 이길 자신이 없었다. 나는 늘 충돌이 일어나면 어떻게 도망쳐야 할지를 떠올렸고, 내가 사수대에 나간 날에는 충돌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속으로 기도했다. 더 무서운 건 내가 맞을 걱정보다, 내가 행사한 카지노 게임의 결과였다. 동국대 후문은 언덕 위에 있어서 학교 안에 있으면 경찰이 언덕 아래에서 올라와야 했다. 하루는 사수대에 나가서 경찰들에게 돌을 던졌는데 내가 던진 돌에 헬멧을 정통으로 맞은 전경이 다리를 휘청이는 걸 보고 난 뒤 나는 더 이상 돌을 던질 수 없었다.


사수대는 주로 물리력(카지노 게임)을 중심으로 투쟁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위계화했다. 비장애인, 남성은 집회 대오를 보호해 주는 사람이었고 장애인이거나 여성이거나 힘이 약한 사람들은 보호받는 사람이었다. 이런 위계는 필연적으로 투쟁의 핵심적인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한다. 반면 비카지노 게임 시민 저항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저항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물론 비카지노 게임 저항도 어떤 행동을 하냐에 따라 참여가 제한되기도 한다. 대규모 거리 시위는 (한국에서는) 비교적 안전하고 참여의 폭이 넓은 반면 농성이나 점거 시위 같은 활동은 참여의 폭이 확 줄어든다. 하지만 이런 활동에서도 다양한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누구나 자기 몫을 할 수 있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비카지노 게임 저항이 성공하려면 다양한 방식이 함께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저항 방식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을 수 있다.



참여자들의 이해도와 책임감을 높이는 데 유용하며 민주주의를 확장한다.


비카지노 게임 저항이라고 해서 참여자들의 이해도와 책임감이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글의 첫 시작에 고백했던 내 흑역사-국방위원장실 점거는 일체의 물리적 카지노 게임을 쓰지 않았으니 비카지노 게임 저항이었지만 효과적인 방식은 아니었다. 그때 나는 어쩌다 보니 당시 국방위원장이었던 장영달 의원과 독대를 하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무식함만 드러냈다. 그때의 내가 무식할 수밖에 없던 까닭은 내가 하는 행동이 왜 필요하고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은 채 지도부에서 시키는 대로 했기 때문이다. 대체복무제 도입을 요구하는 데 국방위원장실 점거가 왜 효과적인지, 우리는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말아야 하는지, 국회의원에게는 무슨 말을 하고 언론 기자에게는 무슨 말을 하는 게 효과적인지 고민을 하지 않은 채 학생운동 지도부에서 내려온 지시를 수행하기 급급했었다.


이와 반대로 잘 준비한 비폭력 저항은 참여자들의 이해도와 책임감을 높이기에 유용하며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나는 이를 평화운동을 하면서 경험했다. 전쟁없는세상은 무기박람회 행사장과 연회장에서, 혹은 군사기지 건설을 앞둔 현장에서, 혹은 국회의사당에서 다양한 곳에서 직접행동을 펼친다. 우리는 직접행동에 참여하는 모두가 모여서 우리의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그때 필요한 역할을 확인하고, 각자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 역할을 자발적으로 맡는다.


카지노 게임2015년 무기박람회 아덱스 저항행동 준비 모임. 행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행동의 목표와 방법, 행동 원칙들에 대해 토론을 하고 결정했다.


함께 기획했으니 책임감이 높아지고, 내가 하는 역할이 전체 저항운동에서 왜 필요하고 어떻게 중요한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참여하는 저항운동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지도부에서 점거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점거가 효과적인 것을 함께 합의했고 점거에 필요한 역할을 함께 찾은 뒤 스스로 판단해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맡은 사람은 조직 지도부에서 시키는 것을 생각 없이 수행하는 사람보다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자발성과 적극성이라는 면에서도 잘 준비한 비카지노 게임 저항은 큰 힘을 발휘한다. 물론 카지노 게임 투쟁을 펼치더라도 준비의 정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으로 카지노 게임은 카지노 게임을 행사할 수 있는 '정상성'의 범주에 드는 사람들에게 권력을 집중시키기 마련이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비카지노 게임 저항인 장애인이동권 투쟁에서는 전장연 박경석 대표도, 장애여성공감 이진희 대표도 주인공일 수 있지만 사수대를 조직해 경찰과 싸우는 집회라면 박경석도 이진희도 보호받는 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비카지노 게임 저항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하고, 저항의 방식에서도 더 넓은 참여를 적극 고민하기 때문에 저항의 결과뿐만 아니라 저항의 과정에서도 민주주의를 확장할 수 있다. 저항의 목표가 권력자의 얼굴을 바꾸는 게 아니라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면, 즉 민주주의의 확장이 우리가 싸우는 목표라면 우리가 싸우는 과정도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과정이어야 하고 또 그렇게 싸울 때 저항운동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카지노 게임 저항이 카지노 게임 투쟁보다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직관적으로 보자면 스펙터클을 연출하기 용이한 카지노 게임 투쟁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경찰이 차벽으로 행진을 막을 때 이를 돌파하기 위해선 몸싸움을 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는 동쪽 하늘에서 해가 떠올라 서쪽으로 지는 것만 보고선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항운동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경찰의 차벽을 뚫는 게 중요할 수도 있고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뚫는 게 중요한 경우라도 그게 왜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면 돌파하는 것 자체보다 어떻게 뚫는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즉, 즉자적인 대응에서 카지노 게임이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을지라도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대개의 경우 비카지노 게임 저항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마이켄은 에리카 체노웨스의 연구를 소개하며 비폭력 저항의 효과를 수치로 입증한다. 체노웨스는 비폭력 저항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양적연구를 수행했다고 한다. 1900년부터 2006년 사이에 일어난 독재정권에 맞선 저항, 분리독립운동, 점령 반대 운동을 망라하여 모두 323건의 캠페인을 분석했는데 목표를 완전히 달성한 저항운동, 부분적으로 목표를 달성한 저항운동의 경우 비폭력 저항의 폭력 투쟁보다 뚜렷하게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고 한다.(38쪽)


비카지노 게임 저항이 카지노 게임 투쟁보다 승리를 가져올 확률이 높은 까닭은 위에 설명한 이유들 때문이다. 권력의 원천을 무너뜨리는 데 효과적이고, 창의성과 유머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자들 사이의 민주주의를 촉진하여 저항운동에 참가한 이들의 책임감과 투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도 민주주의를 확장하기 용이한 것이 모두 성공률을 높이는 이유다.



카지노 게임의 언어는 모든 것을 단정한다. 카지노 게임은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 세계고 정답이 아닌 모든 것을 오답으로 여기며 말살한다. 나치에게 유대인이, 이스라엘에게 팔레스타인이 오답인 것처럼 말이다. 그에 반해 비카지노 게임은 카지노 게임이 아닌 다른 정답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정답과 오답만 존재하는 이분법의 세계에 다른 틈을 내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카지노 게임 저항에서는 정답이 없다. 저항운동이 처한 상황과 맥락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을 찾는 것이 핵심일 뿐이다.


이 책 <전쟁 없는 세상이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비폭력 저항의 방식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사례들과 참고 자료들이 우리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시사점을 줄 수 있고, 저자 마이켄과 역자 최정민의 안내에 따라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과 이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한 비폭력 저항의 핵심 원리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비폭력의 힘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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