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털기 9번 - 홍대선 지음, 청림출판 펴냄, 2020 -
얼마 전 ‘한국인의 탄생’을 소개할 때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인의 간격’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인간관계로 힘들 때 도움받은 책이라고요. 하지만 따로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답니다. 사람 일이란 알 수 없군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마음이 요동칠지 가늠하기 어려워요.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논하며 분위기를 잡은 이유는 최근 ‘관계’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어수선함을 넘어 난장판이 된 마음을 마주하게 되면서 책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인의 간격’을 다시 펼칩니다. 작가 홍대선이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 행복의 기술을 복습하기로 했지요. 책을 읽다 보니 저와 비슷한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몇 자 끄적여 봅니다.
다만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글을 읽기에 앞서 자아가 곧 욕망임을 인정카지노 게임 사이트 편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행복이란 욕망을 충족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나치게 착해지려는 관념과 윤리적인 책임감은 내려놓는 태도가 유익합니다.
위 세 가지를 수용할 준비가 끝나셨나요? 자, 함께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인의 간격’을 살펴봅시다.
우선 몸을 중심으로 반경 1미터의 동그라미를 그립니다. 동그라미 안은 우주가 준 자신만의 영지입니다. 개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모두 우주로부터 같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곧 각자의 1미터가 서로 겹치지 않는다는 의미이지요. 달리 말해 자신의 영토를 마음대로 넓히거나 상대의 영토를 함부로 침입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럼 우리의 반경 1미터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를 기쁘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해와 사랑, 정체성, 존엄성 같은 요소가 있지요. 동시에 슬픔, 불안, 분노처럼 우리를 힘들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 부분이 존재합니다. 게다가 매일같이 외부에서 안으로 고통의 재료가 넘치도록 들어옵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어요. 1미터 안을 채우는 성분에 따라 자기의 행복이 좌우된다는 점이지요. 이 때문에 반경 1미터 안을 반복적으로 보호하고 가꾸어야 카지노 게임 사이트운명을 거스를 수 없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영토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철학자 스피노자에게서 지혜를 빌려봅니다. 먼저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관계부터 알아봅시다.
우정, 가족애를 포괄카지노 게임 사이트 사랑에서 시작하겠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사례는 연인 간의 사랑입니다. 스피노자의 러브스토리지요.
그에게는 매력적인 연인 클라라가 있었답니다. 클라라는 부유한 집 자식에다 당대의 천재라 불리던 스피노자를 어릴 적부터 좋아했지요. 결혼을 약속하고 장밋빛 미래를 꿈꿨으나 스피노자가 부모의 사업을 물려받지 않자 그를 떠납니다. 곧바로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요. 부유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답니다.
클라라와 파국을 맞은 스피노자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클라라를 속물이라 욕했을까요? 아닙니다. 그는 비난도 분노도 하지 않았답니다. 그저 이별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선택한 노동자의 삶에 충실할 뿐이었지요. 심지어 이별 후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도 말이지요.
그는 왜 클라라를 비난하지 않았을까요? 단순화하자면 안락한 생활을 포기하고 철학자가 되고 싶었던 자신의 욕망만큼 부잣집 사모님이 되고 싶었던 클라라의 욕망을 존중했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욕망이 공적인 정의가 아님을, 자신이 상처받았다 하여 상대가 부도덕한 사람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네.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각자의 1미터 안은 오롯이 독립된 세계이고 그 안을 무엇으로 꾸밀지는 당사자만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경 1미터 안은 가치중립적인 세계입니다. 옳다, 그르다는 윤리적 판단이 무의미하지요.
스피노자는 두 개의 독립된 영역이 마주치는 만남에서 상대의 배타적 영역을 인지하고 존중했습니다. 사랑이 만남을 소중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일임을, 일 대 일 마주 보는 관계의 본질이 행복의 거래라는 점을 알았던 겁니다.
다시 한번 상기하겠습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반경 1미터를 채우는 질료는 욕망입니다. 행복의 추구라고도 부르지요. 행복이란 욕망을 충족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이므로 범죄가 아닌 한 각자의 욕망에 비난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제 세상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관계로 넘어가 볼까요? 스피노자는 유대인의 정체성에 집착카지노 게임 사이트 집단에서 자랐습니다. 문제는 그가 종교적 교리에 의문을 품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신을 인격적 존재가 아니라고 여겼던 그는 공동체에서 파문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갖은 모욕과 암살의 위험까지 맞닥뜨리게 되지요. 이런 사회적 억압에서 스피노자는 어떻게 자신을 지켰을까요.
그는 모든 억압에 순응할 필요가 없듯 모든 억압에 저항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순응엔 순응에 따른 먹이가 부여되고 저항엔 먹이를 빼앗기는 불이익이 따라옵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던 스피노자는 자신의 반경 1미터 안을 들여다봤습니다. 자기의 욕망을 살피고 저항을 선택했지요. 자신의 의지대로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대가를 받아들입니다. 기꺼이 미움을 받기로 한 것이죠.
이 시점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군요. 글의 목적이 저항군이 되자는 말이 아닙니다. 1미터 반경의 울타리 밖에 시선을 빼앗기진 말자는 주장입니다. 세상이 요구카지노 게임 사이트 가치는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치를 따르고 싶은 욕망이 내부로부터 꿈틀 할 때만 중요해집니다. 그럴 경우만 가치를 위해 행동하고 희생카지노 게임 사이트 일이 자연스럽지요. 스피노자는 미움받는 고통보다 미움을 대가로 성취할 자유의 행복이 더 컸기에 저항했을 뿐입니다.
작가 홍대선은 자신이 겪은 비극(너무 슬픈 일이라 말씀드리기 곤란하군요. 책을 읽고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으로 방황하던 중 스피노자를 만났다고 합니다. 많은 불행에도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했던 그의 태도에서 행복의 기술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책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인의 간격’에는 스피노자의 삶 외에도 사랑의 본모습, 능력주의의 문제점, 자유의 속성, 고통을 대카지노 게임 사이트 태도가 명쾌한 논조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심리적 퇴행 중이던 저에게 늪을 빠져나올 실마리를 제공했지요. 제가 괴로운 이유는 외부 때문이 아니라 반경 1미터 안을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어요. 행복의 기술을 배웠으니 이제 실천할 일만 남았군요. 소중한 비법을 알려준 홍대선 작가님께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창밖에 눈이 내립니다. 그대와 소복소복 눈길을 걷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