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제5주일
인생은 카지노 게임이라고들 합니다. 이때 대부분 사람들이 궁금한 것은 얼마나 먼 거리를, 얼마나 빨리 뛰는가입니다. 하지만 거리와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페이스(pace)입니다. 처음에 아무리 빨리 뛰어도 그 속도로 끝까지 뛰지 못하는 것은 레이스를 마치고 나서 힘이 남아 도는 것처럼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것입니다. 자신만의 속도(페이스)로 목표한 거리에서 100% 에너지를 다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레이스입니다.
카지노 게임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과거의 기록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점입니다. 지난번에 아무리 잘 뛰었어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 카지노 게임입니다. 그리고 착실하게 준비해서 출발선에 서는 것이 모든 것을 좌우합니다. 유명한 작가이자 마라토너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합니다.
“승부는 거의 출발점에서 정해진다. 그게 카지노 게임이라는 스포츠다. ‘어떤 식으로 출발점에 다다르는가’ 그게 전부다. 나머지는 42킬로미터의 코스를 통해 실제로 확인하는 작업일 뿐이다.”
만일 카지노 게임토너가 달리는 중에 예전 레이스를 떠올리며 준비가 부족한 자신을 탓하거나 혹은 우쭐해 자만한다면 십중팔구 그 레이스는 실패할 것입니다. 카지노 게임토너에게는 눈앞에 현실만이 존재합니다. 한번에 한발씩 뛰고, 한번에 한숨씩 쉬는 것 외에 다른 것은 아무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이라는 카지노 게임에서 자주 과거를 떠올리며 괴로워하고 자책합니다. 있어서는 안될 실수, 씻을 수 없는 상처, 충격적인 사건은 얼마나 자주 우리를 뒤흔들고 고통스럽게 하며, 무엇보다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게 합니까?
오늘 이사야서에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예전의 일들을 기억하지 말고, 옛날의 일들을 생각하지 카지노 게임. 보라, 내가 새 일을 하려 한다"(이사 43,18-19).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큰일을 하시려는데 우리는 예전 일들에 사로잡혀 도무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과거의 상처나 고통스런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주님께서 나를 위해 하시려는 새 일에 협력할 수 있을까요?
바오로 사도는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이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내달리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하늘로 부르시어 주시는 상을 얻으려고, 그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것입니다"(필리 3,13-14).
카지노 게임토너인 바오로 사도는 과거가 없다면 지금의 자신이 없으니 과거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뒤에 두자고 합니다. 그리고 자꾸 뒤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 앞에 두거나 자꾸 뒤를 돌아보며 뛰는 우리에게 주님이 우리 각자에게 주시는 목표를 향하여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내달리라고 가르칩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가운데 하나는 미국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일입니다. 처음에는 할 수 있는 운동이 없어서, 외롭고 힘들어서 시작했지만 카지노 게임은 제게 과거를 뒤에 두고 현재에 집중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26.2마일도 한걸음부터 시작되며,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는 삶에서 나의 몸을 온전히 체험함으로써 '살아있는 사람(Living Person)'으로 살아가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느새 이십년 넘게달리기를 하면서 지금도 매년 한번의 풀코스를 도전하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은 '달리는 신부(Running Father)'로서의 사명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동시에 바오로 사도의 고백처럼,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 부활의 힘을 알고 그분 고난에 동참하는 법이며, 어떻게든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을 이미 얻은 것도, 목적지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것을 차지하려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달려갈 따름입니다'(필리 3,10-12).
우리 신앙생활이 이와 같지 않나요? 뒤에 있는 것을 잊고 앞에 있는 것, 곧 주님께서 나를 위해 준비하신 상인 부활을 향해서 열심히 달려가는 것 말입니다. 이는 한번에 한걸음씩, 한번에 하루씩 자신만의 페이스로 달릴 때 가능합니다.
우리를 위해 수난당하고 고통받는 예수님의 부활을 향해 달려가는 길에서 우리는 고해성사를 통해 우리가 지은 죄의 용서를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말하십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카지노 게임"(요한 8,11).
과거는 지나갔습니다. 이제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다시는 죄짓지 않도록 앞을 향해 내달려야 하겠습니다. 부활이 멀지 않았습니다. 자신만의 속도로 힘내서 달려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