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오면, 가장 찬란하게 만개한 봄꽃과 다시 피지 못하는 꽃들을 동시에 떠올리곤 합니다. 개화와 소멸, 기쁨과 슬픔.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세상을 천칭 저울 위에 올려놓은 것 같아요.그리고 저울을 바라보고 있는 여신 디케의 모습도 꽃들 너머로 어른거리죠. 미리 오프라인 저장을 해 둔 음악을 들으며 버스를 타고 서울에 갔습니다. 귓가에서 류이치 사카모토의 곡들이 흘러요.
어렴풋이 번져오던 새벽빛이 도시에 꽉 차오를 즈음 폭발적인 소리와 코 끝 찡해지는 냄새들이 가득한 터미널에 내렸죠.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하고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에 솟아오른 벚나무는 눈꽃을 뿌리고 있고, 사람들은 즐겁게 웃으며 그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죠. 외국인들이 지나가며 건네는 눈인사에 반갑게 화답을 해주며 거리의 풍경을 저도 같이 담아봅니다. 언제나 눈길이 닿는 건 햇살 아래 투명하게 번지고 있는 꽃잎의 결들과 초록 잎에 닿은 빛의 산란들이죠. 어떤 가공도 거치지 않은 자연의 빛과 색들에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오늘은 론 뮤익의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기대감의 연장선상에서 하이퍼리얼리즘의 작가는 변수의 제일 밑에 있던 존재였어요. 이런 종류의 예술 작품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시각적 충격을 경험하게 되는 일이 많은 편인 예술장르인지라 꺼려했는데, 이번 전시는 예상 밖의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만들더군요.
호주 멜버른 출신의 작가 론 뮤익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재료 배합과 극사실주의 표현기법으로 독특한 예술작품들을 만들어냅니다. 사물의 크기를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그걸 바라보는 관객에게 강렬한 시각적 자극을 선사하죠. 작품을 직접 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어요.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남자의 거대한 두상이 자리해 있었죠. <마스크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입니다. 턱에 난 짧다란 털과 눈가의 주름, 살짝 벌어진 입. 잠시 낮잠을 자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보였죠. 이토록 사실적인 구조물이 뒤에서 바라보면 누군가 가면을 벗어놓은 것처럼 텅 비어있어요. 뒷부분의 여백이 주는 느낌은 서늘했죠. 내가 안다고, 알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갑자기 전혀 낯선 사람처럼 느껴질 때의 이질감을 떠올리게 만들더군요.
이 외에도 <나뭇가지를 든 여인, <치킨, 맨, <젊은 연인, <배에 탄 남자 등 여러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눈길을 끕니다. 특히 다정한 속삭임을 나누고 있는 줄 알았던 젊은 연인이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뒤에서 살펴보면 또 한 번의 충격을 선사하죠. 남자의 손이 그녀의 팔을 피가 통하지 않을 만큼 강하게 움켜쥐고 있어요. 마치 복화술로 그녀를 협박하고 있는 것 같은 순간이었죠. 론 뮤익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세세히 뜯어볼수록 느낌이 다 다릅니다. 같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어도 보는 각도에 따라 의미가 달라져요. 이런 다양한 변수까지 고려해 만들어 내는 그의 탐구 정신이 정말 놀라웠어요.
이번 전시카지노 게임 사이트들 중에서 저는 특히 매스(Mass)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매혹되었죠. 론 뮤익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매스(Mass)는 총 100개의 두개골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높이 1.2m, 무게 60kg에 달하는 대형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2017년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의 의뢰로 제작되었죠. 각 두개골은 동일한 크기와형태로 제작되었는데 작가는 이러한 동질성을 통해 죽음의 보편성과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표현하려고 했다더군요.
마치 파리의 지하 묘지나 폐허가 된 유적지. 혹은 캄보디아, 르완다, 스레브레니차 등에서 발생한 집단 학살 사건에 대한 기록으로도 읽혔어요.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가장 잔인한 폭력의 증거들로요.
첫 번째 전시실의 가장 안쪽 거대한 벽면을 가득 채운 두개골 모형물 위로 사각의 창을 뚫고 들어 온 빛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죠. 빛은 마치 칼날처럼 예리하게 어둠을 가르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위에 내려 꽂히듯 뻗어왔죠. 예기치 못한 순간에 우리가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것이 죽음이라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감상하며 그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의 모습이 거대한 두개골과 비교되어 한없이 작게 느껴졌죠. 이토록 강렬한 <메멘토 모리의 표현이라니 한참을 그곳에서 서성였습니다.
그순간 카푸친 수도원의 해골장식이 떠올랐어요.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라 콘체치오네 성당 아래 지하 납골당에는 17세기부터 19세기 사이, 4천 명이 넘는 카푸친 수도사들의 유해가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모두 뼈만 남은 상태로요. 이들은 수도사들의 뼈로 벽과 천장을 장식하고 독특한 부분만 따로 모아 가령 팔뚝뼈로 만든 기둥, 골반뼈로 꾸민 꽃무늬, 해골로 채운 아치와 시계 장식들까지 만들어 놓았어요. 그중 한 구역에 적힌 문구가 기억에 남아있어요.
“우리는 한때 당신이었고, 당신은 언젠가 우리일 것이다.”
(What you are now, we once were; what we are now, you shall be.)
가장 찬란한 개화의 시기이자, 가장 서러운 꽃들의 낙화가 겹쳐 마음이 몸살을 합니다. 10년 넘게 이어지는 마음 감기는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현상일 거라 생각해요.
삶과 죽음의 경계가 가장 흐릿해지는 4월, 모두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날들의 무게로 하루가 휘청일 때, 가장 직설적인 어조의 죽음과 마주했습니다. 구분은 의미 없는, 언제나 겸허한 동행만이 가능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삶은... 또 이어집니다.
그러니, 행복하시길... 부탁합니다.
* 같이 듣고 싶은 곡
카지노 게임 사이트 흐르지 않는 친구에게 - 문없는집
https://youtu.be/-O7efrQj6Ok?si=gFI-0HGfkC1AkRM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