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조사관인 나는 오늘도 화재 현장을 조사한다. 현장에 도착하면 소훼 정도와 연소 확대 패턴 등을 분석해 최초 발화 지점을 파악한다. 이번 화재는 화장실 바닥에서 시작되어 주변으로 연소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나는 화장실 바닥을 중심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콘센트에 꽂힌 전선을 따라 바닥에 쌓인 탄화물을 하나하나 제거하던 중, 불에 탄 헤어드라이기 잔해가 발견되었다. 건물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해당 헤어드라이기는 항상 전원 코드를 꽂아둔 채 화장실 선반 위에 올려두고 사용해왔다고 한다. 아마도 헤어드라이기가 선반에서 떨어지며 충격으로 작동되었고, 이로 인해 과열되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실제로 헤어드라이기 과열로 인한 화재는 자주 발생한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전원 코드를 뽑고, 보관은 물기가 없는 장소에 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습관만으로도 화재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는 헬스장 샤워실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화재는 샤워실 천장에서 시작되었고, 헬스장 직원이 분말소화기로 초기 진화에 성공해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현장 조사를 해보니, 화재는 천장에 설치된 환풍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였다.
천장 주변에는 그을음이 집중돼 있었고, 바닥에는 불에 탄 환풍기 모터가 남아 있었다. 환풍기 스위치는 ‘켜짐’ 상태였으며, 헬스장 운영 시간 동안 환풍기를 계속 켜놓는다는 직원의 진술로 미루어 볼 때, 장시간 작동된 환풍기가 과열되었거나 환풍기 진동에 따른 내부 전선 접촉 불량이 화재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처럼 환풍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욕실 사용 후 반드시 환풍기를 끄는 습관이 필요하다. 환풍기를 켠 채 외출할 경우,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이 늦어져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환풍기 주변의 먼지를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물이 직접 닿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헤어드라이기와 환풍기 화재는 대부분 일상 속 작은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사용 후 전원을 끄거나 플러그를 뽑는 사소한 습관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화재다. 작은 방심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