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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밥 Jan 01. 2020

온라인 카지노 게임한 오해

남편은 외계인

남편은 박사 소리를 들으니 똑똑한 측에 속할 것이다(나보다 최소 스무 배는 아는 게 많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뚱딴지같은 소리를 했다.

"와 나 진짜 충격받았잖아. 자기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손가락에서부터 올라오는 거 알고 있었어?"

"무슨 소리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끝이 자라서 주기적으로 잘라주잖아. 근데 그게 손 속에서 올라와서 길어지는 거래 대박이지"

갑자기 웬 당연한 소리를 하는 걸까. 그는 서른이 넘도록 온라인 카지노 게임 끝 '하얀 부분'(길면 잘라내는 부분)만 자라난다고 믿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얀 부분을 너무 바짝 자르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 뿌리가 잘려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영원히 안 자라는 줄 알았다나 뭐라나.

"그걸 몰랐단 말이야? 그럼 머리카락도 끝에서 자라게? 당연히 뿌리부터 올라오는 거지!"

"나한테 아무도 말해준 적 없었단 말이야!"

이쯤 되면 이 사람이 장난치는 게 아닐까 싶다. 몇 번이나 장난치지 말라고 해도 진짜란다. 그의 억울한 표정을 보니 진심인 듯. 어떻게 이런 기본적인 상식을 모를 수가 있을까, 나는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입장이 바뀐 적이 있었다. 전 세계가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바닷속에 실제로 선이 연결돼 있다는 '해저케이블' 얘기를 들었을 때 나는 정말 충격에 빠졌다. (제발 나만 모른 게 아니었길)

"뭐?! 말도 안 돼! 무선으로 다 통하는 거 아니었어?"

"그 멀리까지 전파가 어떻게 가냐. 오래전부터 바다에 인터넷 케이블 공사를 다 한 거야 그것도 모르다니"

그 먼 유럽, 미국 땅까지.. 인간의 힘으로, 바닷속에 인터넷망을 깔았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4차원의 세계라도 발견한 양, 나는 호들갑을 떨었고 남편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이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니 그가 놀라는 것이 이해가 갔다. 내가 안다고 모두가 아는 건 아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믿고 있던 게 누군가에겐 처음 듣는 생경한 일일 수 있고, 나 역시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모르는 것을 모를 뿐이다. 오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큼 사소한 사건에서 시작한다. 상대방이 내 맘 같을 줄 아는 것, 당연히 알 거라 믿는 것에서.

일요일마다 잘라내 버리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이렇게 큰 가르침을 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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