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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Mar 10. 2025

오늘의 카지노 게임 내일의 나와 같을까

영화 <미키 17 리뷰

영화의 배경은 2054년,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 주인콩 미키는 야심 차게 준비한 사업이 망해 개척행성 니플라임의 '익스펜더블'에 자원한다. 익스펜더블은 말 그대로 복제인간. 죽으면 기억과 생체정보를 저장한 채 새로 프린트되는 소모품이다. 자, 이 얘기만 들었을 때 이 영화는 영락없는 SF영화의 도입부 같다. 미지의 세계의 새로운 행성에서 기괴한 괴물들과 피 튀기는 싸움으로 결국 새로운 행성을 정복하는 스토리. 근데 아니다. 웅장한 배경은 온데간데없고 가까운 인간의 편에서 얘기하는 실존주의 휴머니즘 영화다. 그걸 알고 이 영화에 접근하면 SF에 거부감을 가진 관객들도 엔딩까지 몰입하기가 꽤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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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행성의 개척. 거창한 계획이다. 이 개척은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만들어낸 거대한 프로젝트. 인간은 고귀한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이니 그래서 이들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다. 기본권과 헌법권을 보장받는 인간의 신체가 소모품을 전락하는 상황을 막으려 한다. 그래서 미키가 탄생한다. 로버트 패틴슨의 로봇과 인간의 경계의 소름 돋는 연기는 이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든다. 원작의 <미키 7과 달리, 봉준호감독은 정확이 이 미키를 10번 더 죽인다. 새로운 행성에 적응하려는 차원에서 10번을 더 죽인다 하기엔 그의 의도는 꽤 의뭉스럽다.

새 환경에 적응하고자 그는 계속 죽지만, 극한 미션으로 결함을 이겨낸 미키 17은 인간을 도구로 여기는 비도덕적인 세상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함께 일하는 나샤와의 행복한 로맨스도 사실 인간으로부터 쉽게 대체되는 소모품의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새로운 행성에 간 나샤와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체위방식이나 대사에서 드러난 봉준호만의 특유의 블랙코미디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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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처럼,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경제성장의 뒤편에는 이에 상응하는 부작용이 상존한다. 봉준호는 이 부작용을 그의 상상력에 기대어 적나라하게 들추어낸다. 현실사회의 딜레마를 미키에 투영시켜 관객들에게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다. 심지어 이 상상력은 더할 나위 없이 신선하다.

인간의 세상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모두가 평등해지고 기계가 대신해 줄 거라는 명백한 착각 속 살아간다. 그 착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못된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다. 전 세계 유일무이한 한국의 계급사회를 풍자하면서도, 여기에 연민을 느끼는 봉준호만의 특유의 감성이 담긴 영화다. <설국열차의 SF 편이라 표현하는 게 맞겠다.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라 봐도 무방하다.

자본주의가 만든 탐욕적 전재를 격렬하게 힐난하면서 동시대에 맞물린 약자에게 연민과 위로를 보내는 값진의미를 가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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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맞물린 동시대의 현실을 보자. 잘 나가는 사업가 그리고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과 매일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취업준비생의 차이. 이들은 서로를 욕하지도 않고, 연민을 느끼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계속 인생의 격차를 벌려간다.

2년마다 매일 옮겨 다니며 새로운 직장에 면접을 봐야 하는 파리목숨 계약직. 최저시급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으며 공장에서 12시간씩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봉준호감독은 늘 이런 약자에 주목한다. 현대사회의 가진 자들은 더 권력을 악용할 것이고, 약자들은 더 약해지는 약육강식의 사회로 전락할 것이다. 이 자본주의는 표면 위에 놓인 이상적이고 유일무이한 장점 뒤에 파생되는 부작용으로 시스템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타인을 밟고 올라가야만 내 밥벌이가 유지되는 세상. 나중에는 이 계급사회에 올라타고자, 혹은 더 높이 올라가고자 타인의 생명도 이 미키처럼 소모품으로 활용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모두가 봐도 불편하지 않을 이 은은한 풍자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대한 깨달음을 준다.

앞서 설명한 외국인 노동자도 마찬가지. 노동의 가치는 점점 등한시해지고, 3D업종에 속한 모든 이들도 그저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라 생각하면 그뿐이다. 로봇이 그들에겐 더 나은 존재. 그저 편리함은 이렇게 돈으로 사면되는 것이라 우리 모두는 여긴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절정의 상징 마샬부부를 보자. 이 개척행성의 가장 꼭대기에서 모두를 컨트롤카지노 게임 컨트롤러다. 인간의 탐욕의 극대화로 어떤 극악무도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은 권력을 과시하며 계급화의말단을 철저히 무시한다. 권력을 악용한 그들의 횡포는 자본주의의 계급구조가 아닌 거기에 속한 개개인에게도 죄책감을 안긴다. 늘 시스템의 편에서 시스템 편을 드는 현실을 곱씹는 이중적인 풍자는 가히 대단하다.

예를 들어보자. 한 직장인이 있다. 회사에서 조금만 잘못하면 혹은 본인이 카지노 게임 일에 있어 실수를 하면 현대인은 생각한다. '왜 난 이거밖에 안 될까', '난 잘카지노 게임 게뭘까'.

돈이 됐든, 자산이 됐든 경쟁에서 조금만 밀리면 생각한다. ‘그냥 내가 다 부족해서 이런 거야’

익숙하고 습관적인 자기 비카지노 게임 이렇게 한 사람의 존엄을 철저히 망가트린다. 미키 17,18 그리고 이전에 있었던 1~16까지의 모든 미키, 이 소모품들마저 각자의 개성, 성격도 다 다르고 특정상황에 대처카지노 게임 행동방식도 모두 다른데.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분명 잘카지노 게임 게 다들 하나씩은 무조건 있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현대인의 학부모들도 자녀를 어릴 때부터 학원 보내는 이유가 선행학습의 개념보다는 내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카지노 게임지 찾아주기 위한 일련의 과정일 뿐이다.

권선징악, 사필귀정이라 했던가. 그렇게 끝내 마샬부부의 횡포는 끝이 나고, 마지막에 미키를 감싸안는 나샤의 장면은 관객에게 격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애초의 나샤의 존재도 개척행성처럼 새로운 세상을 낳았지만 그 안에서 사랑과 섹스라는 또 다른 인간의 욕망을 마주하며 이중성을 드러내고자 카지노 게임 감독의 의도일지 모른다.

영화는 단순히 현실의 풍자에만 국한되지 않고 관객들에게 매 순간 질문을 던진다. 진짜 만약 먼 훗날 인간이복제된다면 이 육체만이 나 자신인가 아니면 기억력이보존된 상태까지가 나 자신인가.

누구나 죽음은 두렵다. 근데 피할 수 없이 언젠가는 맞이해야 한다. 이 두려움을 해석해 보자면 죽음이라는 막연한 공포 혹은 내 존엄이 실질적으로 사라진다는 공허감일 테다. 그 죽음을 피하려 혹은 늦추려 남에게 피해 끼치는 영화의 마샬부부와 같은 권력자들의 횡포는 어떻게 할 것이며, 우리는 그 기득권자 아래에서 어떤 삶과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 영화는 이런 심오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짐으로써 새로운 시각에서 인생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준다. 우리는 매일매일 바뀌는 미래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


현실이 괴로워 도피한 새로운 행성 '니플하임'이다. 근데 자세히 보면 결국 그 새로운 도전이라고 포장한 그들은 다 현실 힘들어 도피한 사람들이다. 범죄자에, 사업 망한 미키에, 채무자에 등등. 도망친 곳에 어떻게 낙원이 존재하리. '나는 누군가, 그리고 왜 사냐' 존재의 이유를 상기시키고, 그로 하여금 더 값진 삶의 해답을 이끌어내는 영화다.

어디서든 우리 인생은 고통과 탐욕은 상존한다. 더 가져도 가지고 싶고 더 이뤄도 부족한 것이 인간이다. 결국 내 안의 마음을 어떻게 내 안에서 이끌어갈 수 있냐.그 해답을 스스로 깨닫고 이끌어갈 수 있게 영화는 돕는다. 은은하게 정답을 찾는 길을 알려주는 올해 명실상부 최고의 영화다.

누군가는 행복을 찾을 때 소확행을 찾고, 누군가는 대확행을 찾는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저 오늘 존재함에,인간의 존엄이 유지됨에 그저 감사하고 이런 개개인이더 많아져야 더 나은 삶이 찾아온다.

영화에서 미키 1부터 7,8,9~ 16까지 모두 어떤 소모품이냐 했을 때 모두 각기 다른 생체정보와 기억 각기 다른 인격체를 가지고 있다. 근데 나 스스로는 어떤가. 우리 스스로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졌다는 걸 매 순간 깨닫지 못한다. 그때의 연애와 지금의 사랑과 비교했을 때 지금이 더 성숙되고 안정적이란 걸 깨닫지 못한다. 반대로, 그때의 어학실력이라던가, 젊음이라던가. 그때보다 현재 더 퇴화된 것도 있다. 영화와 달리 현실은 이런 모든 것이 나다. 미키 1부터 18까지 다 모은 게 지금 나 자신이다.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하게 값진 존재란 거다 그냥. 그래서 좋다. 이 모든 경험들이 전부 나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갈 거라는 확신이 든다.

오늘의 나와 내일의 카지노 게임 물론 겉으로는 같을 것이다. 근데 미세하게 다를 것이다. 인생은 결국 결과론적 관점으로 미래의 지금이 옳았는지 말해준다. 그래서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아닌지 정답이 없다. 그저 카지노 게임 주어진 것에 오늘 하루 최선을 다 할 뿐이다.

미키 17, 18은 영화에서 만났지만 현실은 이렇게 만날 수 없다. 그래서 너무 다행이다. 현재보다 내가 미래에 나은지 아니면 더 덜 떨어진 인간인지, 미래의 내 모습이 어떨지 모르니까 오늘 하루아침도 이처럼 더 활기차다. 더 열심히 살아갈 희망을 준다.


그래서 인생이 더 재밌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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