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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ldlee Feb 12. 2025

완벽한 카지노 쿠폰 보다

비우자 휴지통-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을 때- 등산 중에


아침 6시 42분이다. 이 시간에 글을 쓰니 이제 밤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곧 해가 뜨면 착각이란 걸 알 테지만 시계 초침 소리만 듣고서는 모르겠다. 가려진 커튼을 열지 않는 이상 이 방의 카지노 쿠폰은 밤이 시작하는지 밤이 끝나는지 모를 처음과 끝이 같은 카지노 쿠폰뿐이다.


완벽한 어둠이란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완벽한 검은색을 가진 물체가 있다고는 들었었다. 그 물체를 직접 본 적은 없다. 대신 완벽한 카지노 쿠폰 본 적은 있다.


여수 금천항 주차장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급하게 손짓을 하며 내 차 창문을 열게 했다.


"금오도 가실 배를 타시려면 지금 출발합니다. 서두르시면 지금 타실 수 있어요."


배 시간을 알고 있었고 서두르고 싶지도 않았다. 다음 배를 타도 그만이었다. 혼자 온 여행이기도 했고 금오도에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으니 서둘러 갈 필요도 없었다. 느긋하게 여행하고 싶었다. 근데 오든 말든 가든 말든 누군지도 궁금해하지 않던 여행 중에 먼저 말 걸어준 주차관리하는 아저씨의 말에 급하게 배낭 들고 매표소로 뛰어 들어갔다.


"지금 바로 탑승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무전으로 탑승객 한 명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연락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 때문인지 큰 배는 나를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학생주임 선생님 같이 일부러 무서운 표정을 하는 것 같았고 괜히 지각한 것 같은 기분으로 닫히는 교문 사이를 아슬아슬 통과하듯 출발하려고 후진하는 배의 철판 위에 올라탔다. 항상 이런 식이다. 막바지에 이르러 결정하고 선택에 대해 변명부터 늘어놓는다. 가려고 결정했으면서 급하게 가네 마네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네라는 식이다. 아직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 내 인생을 탓하는 중인 것이다.


남해의 섬에 들어가려면 이런 배를 타보게 된다. 1층? 바닥에는 차들이 줄지어 들어가고 사람은 2층 바닥에 앉아서도 누워서도 갈 수 있도록 의자가 아닌 다인용 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이 배는 아주 큰 아귀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나는 그 아귀에게 마지막 디저트인 양 퐁당 입속으로 들어가 주었던 것이다.


금오도에 내려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1시간마다 있다는 순회버스는 가버리고 없었다. 왠지 몇 명 안되던 사람들이 내리자마자 주차장에 있는 버스 쪽으로 갈 때 난 화장실부터 갔었고 화장실에서 선크림을 바르고 나오니 버스는 없고 혼자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그리고 갑자기 내리는 비는 왜 이 모양인지 억수같이 억수로 내렸다. 엄청 내렸다. 뭐 이렇게까지 내리는지 여기서 살기 어렵겠네 싶은 생각이 들고도 한참을 내리고 평상에 멍하게 앉아 노랫소리조차 듣지 못하게 하는 빗소리를 듣고 카지노 쿠폰. 버스가 한 대 오고 비를 맞아서 춥기도 해서 차에 타려고 달려가니 기사님이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비렁길이요?"


멍청한 말은 하고 나서 아는 법이다.


"비렁길 어디로 가시는데요."


"네?"


그때부터 설명을 해 주신다. 몇 번 코스가 있고 시간을 얼마나 예상하는지 자고 가는지 당일 나가시는지 등등 이 금오도가 예전에 어땠고 비렁길이 왜 유명한지 등등 자세히 설명해 주시는데 대충 듣는 둥 마는 둥 오늘 마지막 배 타고 나가려면 어디로 가면 좋겠냐고 물었다. 그럼 다음 버스를 타고 몇 번 코스에서 내려서 돌아오시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에 온 버스를 타고 비렁길 출발지가 아닌 반대로 거슬러 오는 코스로 출발했다.


비는 그쳤고 내 가방에는 모자도 없고 선글라스도 없고 그저 등산객입니다.라고 알려주기 위해 가져온 듯한 껍데기뿐이었다.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갈아입을 옷뿐이었다. 그래도 난 등산객입니다. 누구라도 알 수 있게 다니고 있을 수 카지노 쿠폰. 그렇게 아무도 없는 모르는 길에 내리고 이정표만 보고 오르기 시작했고 걷기 시작했다. 눈으로 보면 비경인 비렁길은 사진에 담지 못해 아쉽기만 했고 도착지로 내려가며 걷는 길에 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또 이렇게 온단 말인가? 내 몸도 마음도 배낭도 신발도 모든 것이 젖어 버렸다. 두 손으로 비틀어 짜면 어디라도 나올 것 같이 마른 것은 없는 상태로 산길을 걷고 카지노 쿠폰.



멈춰 선다.


바닥이 검다. 앞도 검다. 옆도 검다.


터널처럼 길 양쪽의 나무들에게서 뻗어 나온 가지와 나뭇잎이 길을 감싸고 있었다. 근데 저 넘어 길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거기만 완전히 어두웠다. 내가 서 있는 여기는 어둡지 않았다. 낮 4시였다. 아무리 비가 와서 햇빛이 없다 해도 이렇게까지 검을 수 있을까 싶었다. 계속 망설였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 다리는 갈 수 없었으니 멈춰 선 것일 텐데 내 눈은 완벽한 어둠이 신기하기만 하고 내 심장은 빨리 뛰며 두려워하고 있었다. 복잡해진 내 머릿속 뇌는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저 길을 갈 수 있을까? 카지노 쿠폰이 계속 이어져 있다면 저렇게 검은 카지노 쿠폰이 계속 이어져 있다면 내 눈은 소용없을 텐데 내 눈이 쓸모 없어진다면 내 다리가 움직여 줄 것인가? 저 완벽한 카지노 쿠폰 뒤에 무엇이 있을까? 지금껏 봤던 것들이 아닌 완전히 다른 것들이 있다면 나는 그것을 볼 수 있는 것인가?


두려웠다.


내가 아는 단어 중에 무섭다 보다 두렵다가 더 어울리는 저 길을 계속 보고만 있었다. 봐도 봐도 검은 어둠은 그대로 일뿐이다.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지나 왔다. 지금 내리는 비를 다시 온 만큼 맞고 싶지는 않았다. 어떻게 할지 결정을 하지 못했다. 아니 생각도 안 나고 그냥 멍하게 보고 있었다. 그저 그렇게 계속 보고 있었다. 누가 결정해 주길 바라지도 않았다. 변명이나 핑계 좀 대면 쉽게 결정할 수 있었는데 이 길의 완벽한 어둠 앞에서는 결정을 할 수 없었다.


눈을 감았다. 잔상이 남아 검은 눈 속에서 무언가가 보인다. 방금 본 것들의 잔상일 텐데 검은 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더 더 커지는 검은 점에 먹힐 것 같아 눈을 떴다. 눈을 뜨니 검은 카지노 쿠폰의 길이 보인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 길을 보지도 못하고 감으면 집어삼키듯 몰려오는 검은 점은 나를 그렇게 계속 서 있게 할 뿐이었다.


완벽한 어둠은 검은색이었다. 그래도 빛이 있던 내가 서 있던 자리에서 저 넘어 저 완벽한 어둠의 검은 길은 왜 다른 것인가? 가야 했다. 이번에는 누구도 대신해서 결정해 주지 않을 것이다. 원망도 하고 싶지 않았다. 착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변명도 하고 싶지 않았다. 받아 줄 사람도 없었다. 한 발을 떼고 앞으로 디디니 사라졌다.


완벽한 카지노 쿠폰은 사라지고 원래 있던 그 길처럼 숲길이고 나뭇가지가 보이고 저 넘어 빗속에서도 흐릿하게 밝은 하늘이 보였다.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아쉬웠다. 스스로 걸어 들어가려고 했는데 걸어보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 그 검은 길과 카지노 쿠폰이 신기했고 아쉬웠다.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 다다랐을 때 이상한 경험을 한 것을 느꼈고 정신을 차렸음을 알 수 있었다. 난 헛것을 봤거나 홀려서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눈으로 본 그때 그 완벽한 어둠 속으로 스스로 발을 떼고 걸어가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오지 말라고 했었을까? 오라고 한 것일까? 다음 배를 탔다면 화장실에 가지 않고 첫 버스를 탔다면 거미줄마저 길을 가로막고 있었고 비를 그렇게나 뿌려대며 가지 말라고 한 것일까? 서둘러 오라고 한 것일까? 그 완벽한 어둠 속으로 들어오길 바란 걸까? 보면 안 되는 걸 본 것일까? 나는 그때 그 카지노 쿠폰 아직 잊지 못한다. 그렇게 서서 망설이기만 한 나를 잊지 못한다. 갔어야 했다. 그 완벽한 어둠 속으로 들어갔어야 했던 걸까? 그 마지막 한 걸음은 들어가려고 한 건지 확실히 알 수 없는 것이다. 사라진 완벽한 어둠의 검은 길과 나의 결단력은 그렇게 사라져 버렸던 것 같다.


버스를 기다리며 이런 비라도 좋아 웃고 있는 나는 그 완벽한 어둠 같은 것은 잊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외면이야말로 가장 빠른 결정이 되어 버리게 말이다.


비 맞은 김에 더 맞기- 금오도의 비렁길에서 내려온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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