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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미네랄 Apr 15. 2025

카지노 쿠폰는 어느 날 웬수가 되었다.

격렬한 싸움만큼 사랑도 격렬하다고

중학교 1학년이었던 카지노 쿠폰는 학교에서 돌아올 때마다 "준땡이 어쩌고~ 준땡이 저쩌고~" 하도 말이 많아서, 저도 모르게 '준땡'이라는 이름을 외우게 됐습니다. 3년 동안뇌에 각인되었다고 할까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카지노 쿠폰는 중3이었던 어느 날,

카지노 쿠폰들을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저는 속으로만 ‘그 유명한 준땡 얼굴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몹시 궁금했죠. 그래서 살짝 용기 내어 물어봤어요.


"카지노 쿠폰, 준땡이 누구야?"


카지노 쿠폰가 가리킨 그 아이는... 머리가 아주 동그랗고 반짝반짝 총명해 보였습니다.

‘오~ 영리하게 생겼네’ 하고 생각만 했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10년 후, 준땡 씨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중학교 카지노 쿠폰의 결혼 전날, 댕기풀이에서였죠. 제 카지노 쿠폰의 신랑이, 이 사람의 카지노 쿠폰라네요. 세상 참 좁죠?


영리해 보였던 '준땡' 은 폭싹 늙어 있었습니다. 내 이상형과는 너무나 먼 곳에 있었습니다.


댕기풀이 우인으로 만나고

며칠 뒤에지역 체육대회에서 또 마주쳤고요.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나 다방에서 주스 한잔 얻어먹기도 했습니다. 아니, 주스가 왜 그렇게 달았는지요?


카지노 쿠폰 날은 부산에서 동생이랑 버스에서도착하여내렸는데, 비가와서 우산 사러 가는 길에 마트 앞에서 또 만났습니다. 그 '준땡'은인테리어 공사 중 담배 한 대 피우러 나왔다가 저랑 딱 마주친 거죠. 이쯤 되면 인연도 너무 진했습니다. 약속한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자꾸 만나는 걸까요? 아무래도... 운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동네가 너무 좁았던 걸까요?


그러다 카지노 쿠폰 날, 그분이 직접 적은 미상의 시를 액자에 담아 선물해 주었어요.


카지노 쿠폰다른 분 시를 직접 적은 청혼 시


퇴근길에 표구까지 해서요. 그 시를 읽고… 심쿵했습니다. 그때부터 눈이 맞았던 것 같아요. 시의 위력, 대단하죠?


가족, 친척, 특히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지만요…

그 당시 저는 월 30만 원 벌었고, 준땡 씨는 120만 원을 번다길래 속으로

‘와, 결혼하면 부자 되겠네!’ 싶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알고 보니 두 달만 그렇게 벌고 그 뒤로는… 네, 뭐… 사기결혼 소문까지 돌았더랬죠.


결혼식 날, 누군가가 결혼 행진곡을 이렇게 들었다더군요.

"딴 딴딴딴, 딴 딴딴딴"

"속았구나~ 속았구나~"

… 참고로 저, 그 말에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가족의 철통반대를 뚫고 결혼하기어려워,

반대할 수 없도록 10달이 소요되는 새로운 적금을 내 몸속에 만들어 결혼한 것입니다.

힘겹고 10달 적금 해지한 결과는

사랑스러운 딸이 태어나는 것입니다.


어느 날 남편이 빨래 걷으려고 벽을 타고 내려가다가 고관절 골절 사고를 당했습니다. 아, 왜 하필 그날 슬리퍼를 신고 있었던 건지요. 1층 문이 잠겼다고… 그 길을 택한 우리 남편… 정말 '준땡'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그 사고 이후 남편은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몸이 됐습니다. 몇 번의 교통사고, 상해까지 겹치면서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려워졌지요.


그렇게 카지노 쿠폰의 친구였던 그는, 제 남편이 되었고, 지금은… 웬수가 되었습니다.


미워하면서도 짠하고, 짠하면서도 웃기고, 그래도 사랑스러운 제 웬수랍니다.


솜사탕처럼 달콤한 사랑은 한순간 원수 같은 사랑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니체가 한마디 남겼습니다. 명언으로


"가장 격렬하게 싸우는 사람들일수록, 가장 깊은 사랑을 나눴던 사람들이다."


… 저희 부부 얘기 같은 말씀이죠?


웬수를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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