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화요일인가 아내에 대한 이야기로 2편의 글을 써서 두 번째로 작가 신청을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운이 좋게도 목요일에 연락이 왔다. 폰 알람이 울렸다. 브런치였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글 발행에 앞서 프로필에 '작가 소개'를 추가해주세요! Jan 13. 2022
출간한 책이 있으신가요? 작가님의 책을 '브런치 책방'에 소개해드립니다. 지금 바로 PC에서 등록 신청해보세요! Jan 13. 2022
첫 글 발행 후 설렜던 그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작가님도 어서 느껴보시면 좋겠어요ꈍᴗꈍ Jan 13. 2022
태어나서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듣게 되다니... 감격이다. 곧바로 프로필에 작가 소개를 쓰고는 심사 시에 제출하기 위하여 서랍에 저장해둔 2편의 글을 발행해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킷(좋아요) 알림이 뜨면서 또다시 감동한다. 누군가 내 글을 보고 좋아요를 눌러주다니 믿기지 않은 일이다.
1.13(목) : '존경하는 아내님', '아내의 언어'
1.14(금) : '아빠! 오늘 치맥 콜?', '그냥, 좋아!'
1.15(토) : '글이 안 써지는데 원두도 떨어졌을 때', '아내와 함께 배드민턴', '웃음 사냥꾼'
1.16(일) : '사랑=귀엽다', '시', '시를 쓰다가 와이프에게 들켜서 쓴 글', '억지로 써보는 글'
1.17(월) : '게으른 사람이 게으른 이유', '<소설좀비보다는 낫지만(1),(2)'
1.18(화) : '<소설좀비보다는 낫지만(3)', '비극을 품은 희극'
1.19(수) : '<소설좀비보다는 낫지만(4)',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됐습니다.'
정확히 일주일간 지금 쓰고 있는 글까지 합해서 18개의 글을 발행하였다. 처음 작가 신청시에는 부부생활과 육아에 관한 이야기를 쓰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막상 쓰다 보니 생각보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 부끄럽다. 타고나길 내성적이라 SNS에 일상적인 사진도 거의 올리지 않는 나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었다.
2일째에 초등학생인 아들이 커서도 나와 친구처럼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아빠! 오늘 치맥 콜?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가족들의 이야기가 아닌 어떤 영감과 끌림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글로 쓰다가 <그냥, 좋아!가 나오게 되었다. 내가 아내와 아이들과 소통하고 경험했던 이야기들도 좋지만 글쓰기를 통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불특정 다수에게 털어놓는 기분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작심삼일이라고 했던가?
3일째 되던 날 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 쓸 어떤 소재도, 아이디어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커피원두까지 떨어져서 당황했다. 다행히 인스턴트 블랙커피를 찾아서 마음을 달래며 멍하니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나에게 재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착각했던 지난 이틀이 허상처럼 느껴져 허무했다. 그래서 그때의 기분을 의식의 흐름에 맡겨 <글이 안 써지는데 원두도 떨어졌을 때를 썼다. 정작 무료 카지노 게임 어떻게든 쓰고 나니 또 해냈다는 생각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리고 이어서 아내와 함께 운동하며 좋았던 경험을 재료로 <아내와 함께 배드민턴과 사람들을 웃기는 것을 좋아하는 나의 생활개그 이야기 <웃음 사냥꾼이 발행되었다.
4일째가 되자 귀엽게 느껴지는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서 <사랑=귀엽다라는 글을 쓰게 되었고 갑자기 어떤 시를 읽고서는 난생처음 시라는 분야에 도전하게 되었다. 시란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주제를 '시' 그 자체로 잡고 시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담아보았다. <시를 쓰고 있는데 지나가던 와이프가 슬쩍 훔쳐보고는 배를 잡고 웃었다. 창피했다. 하지만 이 창피함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이어져서 <시를 쓰다가 와이프에게 들켜서 쓴 글이 나왔다. 그리고 늦은 저녁 그냥 잠들기에 아쉬웠다. 무엇이 문제인지 마음을 살펴보다가 요즘 푹 빠져있는 글쓰기가 하고 싶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니 하얀색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만 멍하니 보면서 또다시 3일째처럼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때는 원두가 보충되어서 커피도 마시면 그만이었지만 '극한 상황(생각이 나지 않는데 커피도 마시지 못할 때)에서도 글을 써보면 어떻게 될까?'라는 궁금증이 고개를 들었다. 실험정신을 가지고 제목 그대로 <억지로 써보는 글을 억지로 써 보았다. 나름 유익이 있었다.
5일째가 되자 쉬는 날이어서 집에 혼자 있는데 원래라면 집안 청소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그날따라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어쩌면 글쓰기에 대하여 갑자기 너무 많은 생각을 한 나머지 에너지가 고갈되었는지도 몰랐다. 갑자기 게으름에 대한 변명을 하고 싶어져서 <게으른 사람이 게으른 이유를 썼다. 그리고 커피 한잔을 하며 느긋하게 멍 때리는 중에 짠하고 어떤 장면이 떠올랐다. 그 장면을 글로 담아내었다. 하루아침에 아무도 없는 곳에 떨어진 주인공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소설 <좀비보다는 낫지만이었다. 처음에는 다른 작가님들의 단편들을 보고 나도 당연히 단편을 쓰려고 했다. 굉장히 짧아 동화 같은 분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보 작가가 얼마나 생각대로 되겠나. 쓰다 보니 벌써 4편째 이어지고 있는데 언제쯤 끝날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래도 결말은 생각해둔 것이 있었는데 나의 글을 보고 라이킷해준 작가님들의 글을 읽다가 어디서 내가 생각한 결말과 비슷한 글을 우연히 보았다. 그 글은 유명한 작가의 소설에 나오는 내용이었는데 어느 브런치 작가님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인용한 것이었다. 당황스러웠다. 역시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구나. 어쩐지 너무 쉽게 풀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뻔뻔하게도 아직 쓰지도 않은 결말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속상했다. 한편으로 누군가 생각했던 것이라면 이제 더 이상 쓸 수 있는 결말이 아님을 알았고 전면적인 수정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다행히 오늘 아침에 새로운 결말이 떠올랐다. 마지막 3~4개의 후보 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있고 신선(적어도 나에게는)했다.
6일째였던 어제는 나의 형이 요즘 내가 글쓰기에 빠져있음을 신기해하여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카페에서 나누었다. 글쓰기에 대해 나누다가 좀 깊어졌는데 대화가 끝난 후 집에 돌아와 글과 인생에 대하여 그날 떠올랐던 생각 <비극을 품은 희극을 발행했다.
마지막 7일째인 오늘. 나는 소설을 이어서 쓰기 전에 지난 일주일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되돌아보며 다시 나아가고자 한다. 일주일 동안 나는 브런치 알림을 기다리다 라이킷 하나에 기뻐하였고, 또 구독과 댓글이 많은 작가들을 보면서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보았다. 글을 쓰다 보면 좋은 글도 나오고 재미없는 글도 생긴다. 앞으로도 주식 그래프처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올라가겠지(제발). 하지만 대중적인 평가는 나의 평가와 다를 수 있어서 나한테는 재밌어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 있다. 받아들인다. 그저 내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행운아이길 바랄 뿐이다.
무엇인가에 빠져도 작심삼일에 그쳤던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가끔 억지로 무료 카지노 게임 쓰면서도 계속해서 키보드위에 손을 올리는 요즘, 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일주일 동안 나는 수많은 감정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무료 카지노 게임 쓰는 것은 남을 위로하기 전에 자신을 위로함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더 나은 무료 카지노 게임 쓰고 싶은 욕심이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게 합니다. 적은 조회수와 여러 가지(주제에 맞는 사진 선택, 글의 배치와 적절한 인용, 내용의 이해와 글의 분위기를 잡기 위한 시각적인 장치 등)것에 신경을 쓰다가 정작 무료 카지노 게임 써보기도전에 지칠까봐 무턱대고 글만 쓴 일주일이었습니다. 나는 좋은 소설의 겉면에는 어떠한 보충자료도 삽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상상하는 재미가 가장 큰 곳이 소설이기에 그렇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나의 글을 내가 온전히 해석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듭니다. 나는 노란색을 생각하고 썼지만 다른 이에게 빨간색으로 다가온다면 그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그리고 나는 그가 틀렸다고 비난할 이유도 그럴 권리도 없습니다. 글에 대한 생각은 오롯이 독자들의 영역이고 그들의 해석들이 본인에게는 가장 경험적으로 와닿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직 글로만 말하는 작가가 되려고 합니다. 나의 글이 아무리 보잘것 없이 여겨지더라도 어느 누군가에게 닿아서 살아갈 한 문장이 된다면 나는 그를 위해 초라해지지 않으렵니다.
글을 이제 쓰기 시작하는 저와 같은 분들과 또 어느새 글이 고통으로 다가오는 수많은 선배 작가들에게 위로와 존경의 말을 전합니다. 당신은 지금 의미 있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