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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하나 Dec 14. 2020

당신의 게으름으로 누군가는 돈을 번다, 아주 많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추천작<더 카지노 게임 딜레마



‘당신의 게으름으로 누군가는 돈을 번다, 아주 많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추천작 <더 카지노 게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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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카지노 게임 딜레마



다큐멘터리 <더 소셜 딜레마는 지난 9월 9일부터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퀄리티 높은 미드/영드가 많은 왓차 플레이 대신 넷플릭스를 부여잡고 있는 이유는 순전히 다큐멘터리 때문이다. 다이버인 나는 아무래도 환경 이슈에 관심이 많은데, 다이버이거나 환경 이슈에 관심이 많거나, 혹은 이 둘 다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봤을 <산호초를 따라서, Chasing coral, 2017의 제프 올롭스키(Jeff Orlowski) 최신작이다.


다큐멘터리는 전 세계를 장악한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위력과 위협을 조명한다. 철저히 시장의 이익을 위해 돌아가고 있는 IT 기업의 생태와 윤리 의식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 카지노 게임미디어는 어떻게 사람들이 중독되도록 디자인되었는지, 어떤 의도로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있는지, 실제 다양한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만든 IT 기업의 테크니션들이 인터뷰한다.


카지노 게임 미디어의 어두운 면으로 인해 점차 정치적, 사회적 갈등은 증폭되고, 어렸을 때부터 카지노 게임 미디어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좋아요’를 많이 받지 못하거나 놀림을 받는다는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글로벌 팬데믹을 겪는 와중에 전 세계에 퍼지는 바이러스에 대한 가짜 뉴스는 또 어떤가.


<더 카지노 게임 딜레마는 구글 출신의 ‘인간을 위한 윤리적 기술’ 재단 설립자 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 그의 파트너인 에이자 라스킨(Aza Raskin),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을 개발한 저스틴 로슨스테인(Justin Rosenstein), 하버드 대학 교수 쇼샤나 주보프(Shoshana Zuboff), 핀터레스트 전 대표 팀 켄달(Tim Kendall), ‘AI NOW’ 디렉터 라시다 리타드슨(Rashida Richardson), 스탠퍼드 대학에서 ‘중독’에 대해 연구하는 안나 렘브크(Anna Lembke), 가상현실을 최초로 개발한 제이론 라니어(Jaron Lanier) 등을 인터뷰한다.


<더 소셜 딜레마는 2020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에서 프리미어로 상영되었고,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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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게임 미디어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디지털 노매드로 세상을 떠돌며 글을 쓰고 다이빙을 가르치며 살던 나는,다이빙도, 해외 생활도 불가능한 글로벌 팬데믹 시대, 자의가 아닌 타의로 한국에 돌아와 체류 중이다. 한두 달이면 끝나겠지, 했던 상황이 ‘잘해도 내년’으로 바뀌면서 심리적인 불안과 우울을 겪었다. 아무렇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뿐만이 아닌, 전 세계 인류가 겪는 일이며 나 역시 여기에서 또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한다. 이 시간을 오히려 잘 준비하면 팬데믹이 끝난 이후, 나는 다시 내가 살던 물속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아가미가 말라간다.


지난 7월 즈음, 한국에 돌아와 자가 격리하는 2주 동안 가만히 있질 못하는 성격에 뭐라도 해보자며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을 뒤졌다. ‘돈 버는 방법’ ‘재택근무’ ‘재택 알바’. 검색어 딱 3개를 입력했는데, 이후 내가 구글에 들어가든, 네이버든, 유튜브든, 인스타든, 페이스북이든 ‘돈 버는 방법’ ‘나 한 달에 얼마 번다’ ‘스마트 스토어 하세요’ ‘주식으로 돈 버세요’ ‘부동산 투자해라’ 등등 갖가지 재테크 방법에 관한 콘텐츠들이 나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돈’이라는 키워드가 내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이건 아니다 싶어 노트북을 닫고 한 며칠을 손도 안 댔다. 마음에서 AI의 유혹을 덜어내고 싶었다. 나는 언제고 바다와 동굴 깊숙한 곳으로 돌아갈 거고, 지금은 잠시 ‘수면 휴식 시간’ 일뿐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나에게만 일어나는 걸까. 아니다. 근 10년 간 계속해서 꾸준히 발전해온 알고리즘 시대에 꽃이 피고 있는 것이다. 요즘 웬만한 IT 기업들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AI 알고리즘 때문이다. 우리가 숨 쉬고 있는 24시간 내내, AI는 내 행동 패턴을 기록하고 분석한다. AI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나 같은 ‘보통 사람’에 관심을 갖나? 알면서. 간단하다. ‘돈’ 때문이다. 나는 카지노 게임 미디어 기업들에게 고객이 아닌 상품이다. 자사의 플랫폼에 광고를 의뢰하는 광고주가 주 수입원이기에 그들의 고객은 내가 아닌 광고주다. 나는 광고를 보고 카지노 게임 미디어 회사의 매출을 올리는 수단, 즉 카지노 게임 미디어 회사의 상품이다.


한국에 돌아와 나름 한국 돌아가는 정세에 눈귀를 담아보자 해서 네이버 검색창을 열면, 모든 뉴스는 결국 주가 종목으로 이어진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뉴스가 뜨면, 치료제 개발 회사 주가가 상위 검색어로 올라간다. 정치적인 이슈 또한 마찬가지다.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정치적 성향을 결정하지 않는다. 내가 어떤 당을, 어떤 의원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내가 얼마를 벌 수 있느냐를 잘 따져보고, 필요하다면 신념도 도덕도 양심도 버릴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울고 웃는 뉴스 하나하나도 결국 ‘돈’ 때문에 만들어진다는 걸 인정할 때가 왔다. 억지나 비약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사실이다.


나는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했다. 전통 미디어는 물론 뉴 미디어 모두, 광고 때문에, 광고를 위해 돌아간다. 요즘 ‘디지털 크리에이터’라는 타이틀을 내건 십 대, 이십 대 친구들이 많다. 자신들은 무대 위의 주인공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착각할수록 구글이나 네이버는 ‘땡큐’다. 크리에이터와 구독자들 관계는 AI 알고리즘이 통제한다. 우리는 취향에 따라 결정을 해서 그 콘텐츠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게 아니다. 우리가 어떤 걸 보고, 어떻게 반응할지는 구글과 네이버가 결정한다.


구글의 알고리즘은 세계 최고다. 구글 검색하면서 소름 끼친 적 없나? 내가 ‘선크림 하나 살 때가 됐는데’ 생각하면 인터넷 서핑 중 선크림 광고가 뜬다. 인스타그램에서 친구들 피드를 보는데 중간에 선크림 광고가 끼어 올라온다. 내가 환경에 관심 많은 다이버이다 보니 친환경(바닷속 생명체에 해를 끼치는 성분을 첨가하지 않은) 선크림 광고가 많이 보인다. 섬세하다. 나는 내가 선택하는 삶을 사는 게 아니라 AI가 디자인한 거대한 쇼핑몰에서 소비하며 살고 있다.


넷플릭스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레터맨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이런 얘길 한다. “소셜 미디어가 추천하는 콘텐츠, 팔로워해야 할 사람들 등등은 우리의 취향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추천’된다고 생각하지만 SNS는 결국 당신의 취향이라는 것을 더욱더 강하게 만들고, 고집스럽게 만든다. 그렇게 사람들은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대신 극단화된다. 그래서 사회적 갈등은 더욱더 증폭된다.” 맞는 말이다.


내가 진보적인 사람이라 스스로 믿는 사람이라고 해보자. 나는 기안84의 성차별 웹툰 사건이 잘못된 거라 생각한다. 내가 이런 의견을 표출하는 행동을 SNS에 취하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등등은 나에게 비슷한 견해나 결을 가진 유저들을 추천하고, 그런 콘텐츠만 나에게 보여주기 시작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보여주면, 내가 SNS를 끄고 나갈 게 뻔하기 때문이다. SNS 기업들의 목표는 단 하나, 나의 체류 시간을 길게 만드는 거다. 그래서 SNS 기업의 서비스에 돈을 내는 광고주들의 광고를 클릭하고 봐야 한다. SNS 기업들은 내가 점점 편협하고 고집스러운 ‘꼰대’가 되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돈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지나친 비약이라고?


<더 카지노 게임 딜레마를 보면 실제 카지노 게임 미디어 서비스를 만든 사람들이 나와 “그런 의도로 만든 게 맞다”라고 고백한다. 윤영찬 의원이 얼마 전 야당 대표 연설만 다음 메인에 올랐다고 “카카오 들어오라고 하세요” 했다는데, 카카오는 AI가 메인 기사를 결정하기 때문에 객관적이라고 해명했다. 과연, AI는 객관적일까?


네이버 블로그 최적화, 인싸가 되는 법, 유튜브 스타가 되어 수익금을 많이 버는 법, 결국 모두 우리 인간은 AI 맘에 들어야 하는 거다. 그래서 결국 AI 맘에 드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요즘 한국에 창궐한 SNS 마케팅의 에센스라면 에센스다. 사실 문제는, 그걸 알아챈다 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없다. 그저 깨어있는 사람들이 거대 카지노 게임 미디어 기업에 맞서 그들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들이 가지게 된 거대한 권력을 견제할 법안과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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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나무요, 우리가 고래다



<더 카지노 게임 딜레마는 왜 인류의 미래를 미국 실리콘밸리의 ‘테크 가이’들에게 맡기려 하냐고 우리에게 묻는다. 마크 주커버그의 페이스북 설립 스토리가 억만장자 벤처기업인의 신화처럼 보이겠지만 그는 이미 수차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정치/사회 스캔들에 휘말려 국회에 출석했다. 너무나 거대해진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자신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걸 세상도 그도 안다.


<더 소셜 딜레마가 이미 소셜 미디어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바로 이거다. 소셜 미디어 기업의 운영진은 AI가 아닌 인간이라는 것. 인류의 필요에 의해, 아니면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온 소셜 미디어. 그리고 앞으로 계속 먼 길을 갈 소셜 미디어. 그 통제권을 ‘테크 가이’들에게 맡겨선 안 된다는 것. 소셜 미디어 기업의 선구자였던 이들 중 몇몇은 인류를 위한 기술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리고 유튜브 ‘추천 동영상’ 서비스 개발자는 자신의 업적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추천 동영상이 추천해준 대로 콘텐츠를 이용하지 말고, 본인이 직접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골라라”라고 조언한다. ‘고객’이 아닌 ‘상품’인 우리가 게을러지고 무감각해질수록, ‘에이, 귀찮아. 아무렴 어때’ 할수록 소셜 미디어 기업과 광고주는 신나게 돈을 쓸어 모은다. 당신이, 우리가 게을러질수록 그들은 쾌재를 부른다.


우리가 나무가 되고, 고래가 되어야 한다. 시민들은 카지노 게임 미디어 세상 안팎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야 하고, 카지노 게임 미디어의 무한한 힘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버전의 ‘노예’ 혹은 ‘좀비’로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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