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다이빙 강사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신비로운 마야 문명과 아름다운 수중 동굴이 있는 멕시코의 리베라 마야 지역에서 반년 정도 머문 적이 있었지요.
미국과 캐나다 부호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칸쿤부터 플라야 델 카르멘, 툴룸까지 이어지는 이 지역은 주 정부의 공권력이 무색한 곳이었습니다. 멕시코에서도 악명 높기로 소문난 지역 마약 카르텔이 모든 걸 장악한 곳이었죠.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곳이라 택시 기사를 통해 주로 마약을 유통하는 카르텔이 우버 앱 사용까지 제한했습니다.
그곳에 머무른 때가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이었는데, 매일 아침 마을 곳곳을 돌며 가난한 멕시칸 현지인들에게 음식과 의료품을 나눠준 건 바로, 정부가 아닌 카르텔이었어요. 현지 친구가 말하길, 카르텔은 그렇게 호의를 베풀어 지역을 관리하며 가난한 집 아이들과 일찌감치 호의적인 관계를 형성한다고 해요. 어린아이들 역시 카르텔에 들어가 가난에서 벗어나는 게 꿈이라고 합니다.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초저녁, 멕시코 사람들과 포장마차에 앉아 타코를 먹고 데킬라를 마시며 작은 소란을 떨곤 했습니다. 미지근한 바람과 알록달록한 불빛, 사람들의 웃음 뒤엔 언제든 그들을 삼킬 어둠이 도사리고 있었죠. 법치주의가 통하지 않는, 아름답고 열정적인 나라의 사람들은 오늘도 마약과 납치, 강도, 살인 등 끔찍한 범죄를 일상으로 마주하며 웃고 삽니다. 그래서 저에게 멕시코는 너무도 아름다운 빛과 너무도 짙은 어둠이 공존하는 나라로 기억에 남습니다.
만약 제가 한국으로 돌아와 멕시코에 대한 이만큼의 기억을 가지고 소설을 쓰거나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만든다면 어떨까요? 제가 아는 만큼은 얼만큼을 의미하는 걸까요? 그리고 누군가 그만큼이 넉넉한지 모자라는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에밀리아 페레즈 포스터
제가 멕시코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 이유는 바로 이러한 멕시코의 빛과 어둠을 담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에밀리아 페레즈를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다가오는 3월 2일,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등 총 13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최다 노미네이트 작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역사상 미국이 제작하지 않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아카데미에서 이렇게 많은 부문의 후보로 오른 건 처음이죠. 만약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오스카를 받는다면, 이는 트랜스젠더 배우 최초의 아카데미 연기상 수상으로도 기록됩니다.
ⓒ <에밀리아 페레즈
셀레나 고메즈, 조 샐다나, 자크 오디아르,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 제77회 칸 영화제
<에밀리아 페레즈는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이미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 사운드트랙상을 받았고, 제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여우조연상, 주제가상을 받으며 큰 사랑과 관심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선 제29회 부산국제온라인 카지노 게임제에서 공개되었고, 오는 3월 12일 국내 개봉됩니다. 넷플릭스가 판권을 구매해 작년 11월 13일부터 미국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비판과 논란의 중심에 선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밀리아 페레즈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의 감독은 프랑스의 거장 자크 오디아르입니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4개의 본상과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 세자르상에서 11개의 트로피를 받은, 21세기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죠. 또한, <에밀리아 페레즈는 오디아르 감독의 전작들 중 <러스트 앤 본 이후로 12년 만에 프랑스에서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오디아르는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천천히, 그리고 친밀하게 그려내는 초상화처럼 표현하는 감독이죠. 그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는 난민, 가난한 싱글 아빠, 장애인, 범죄자 등 사회에서 큰 목소리로 노래하지 않는 사람들이 등장해 그들만의 세상을 조용한 친밀감으로 보여줍니다.
감독은 <에밀리아 페레즈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매혹적인 뮤지컬 범죄 스릴러 영화에 트랜스젠더 여성을 비롯한 여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하지만 그가 영화의 배경을 멕시코로 한 데엔 논쟁이 뜨겁습니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분명 멕시코 영화가 아닙니다. 하지만 멕시코 영화처럼 보이고 싶어 하죠. 여기에 문제가 좀 있습니다. 작가 겸 감독인 자크 오디아르를 비롯한 대부분의 스태프는 프랑스인이고, 주연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스페인, 조 샐다나와 셀레나 고메즈는 미국 출신입니다. 조 샐다나가 성장기를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보냈고, 셀레나 고메즈 아버지가 멕시코계 미국인이긴 하지만 배우들 모두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관객들에게 어색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또 다른 여배우 아드리안나 파즈가 멕시칸 배우이긴 하지만 그리 비중이 크지 않고, 영화 홍보 행사에서도 거의 소외되어 있죠.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아드리안나 파즈, 셀레나 고메즈, 조 샐다나
또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등장하는 멕시코 배경은 실제 멕시코가 아닌 파리 스튜디오에서 촬영했습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비판하는 쪽에선 감독이 멕시코의 언어나 문화를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서 멕시코의 전쟁터와 같은 일상과 아픈 현실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적 장치로만 이용했다고 말하죠. 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공개된 후 실제 멕시코 관객의 반응은 굉장히 싸늘합니다.
여러 가지 비판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영화에서 멕시코를 ‘현실’보다 ‘환상’에 가까운 배경으로 사용해 선과 악, 빛과 어둠, 거친 폭력과 부드러운 포용의 경계를 오가는 캐릭터에 더 집중합니다. 여기에 배우들이 노래하고 춤까지 추니 처음엔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혼합된 하나의 완성된 영화 작품으로써 <에밀리아 페레즈는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 <에밀리아 페레즈
예술의 역할이란, 작품으로 논쟁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서로 다른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시각으로 본 의견을 세상에 표출하도록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관점에서 보면, 자크 오디아르는 <에밀리아 페레즈를 통해 자신이 왜 거장으로 불리는지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 <에밀리아 페레즈
변호사 리타(조 샐다나)는 정치권력과 연결된 부패한 사법부의 행태로 정의를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피해자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일상에 지쳐갑니다. 흑인에, 싱글 여성에, 가난한 그녀가 성공한 변호사가 될 리없죠. 그때 그녀 앞에 무자비한 마약 카르텔 두목 마니타스(카를라 소피아 가스콘)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말하죠. “나는 여자가 되고 싶어”라고. 리타의 도움으로 마니타스는 성전환 수술을 받고 새로운 여성, 에밀리아 페레즈로 다시 태어납니다. 몇 년 후, 에밀리아는 또다시 리타를 찾습니다. 그녀가 마니타스였을 때 아내였던 제시(셀레나 고메즈)와 두 아이가 그리워서죠. 에밀리아는 결국 리타의 도움으로 마니타스의 먼 사촌인 척하며 제시와 두 아이와 함께 한집에 살게 됩니다. 앞으로 이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언어에는 음악이 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헤드윅의 프렌치-멕시칸 버전이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음악과 멜로드라마적 요소, 다채로운 색으로 가득한 멕시코 문화에 대한 오마주가 묘한 조합을 이뤄 멜랑콜리하면서 비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특히 다루기 어려운 주제를 숙고할 때 오디아르 감독은 자신만의 적절한 거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다큐멘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감독은 진지하고 비극적인 주제를 다양한 접근법 중 하나로 <에밀리아 페레즈에서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감독에 따르면, <에밀리아 페레즈는 원래 4막의 오페라로 구성되었습니다. 헐리우드에서 제작되는 뮤지컬 영화 대부분은 브로드웨이 히트작을 각색하거나 반대로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쉽게 공연될 수 있도록 곡을 만들죠. 경쾌한 오프닝 곡으로 시작하고, 대사로 넘어갔다, 다음 주인공이 자신의 노래로 자신을 소개하는 형식을 많이 따릅니다. 하지만 원래 오페라를 의도했던 <에밀리아 페레즈는 이러한 구조를 따르지 않습니다. 헐리우드 뮤지컬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대한 선입견을 품고 본다면 캐치한 멜로디로 귀에 확 감기는 넘버가 없어 뭔가 허전하고 어색한 느낌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뮤지컬보다 오페라에 더 중점을 두고 음악적, 구조적 요소를 따라가다 보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더 신선하고 흥미로워집니다.
스페인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는 프랑스 감독 오디아르는 “언어에는 음악이 있다”라고 말합니다.그는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에밀리아 페레즈를 스페인어로 만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죠. “언어를 모르면 초연함을 느낄 수 있지만, 모국어인 프랑스어로 연출하면 세부적인 사항에서 오히려 가로막힌다. 나는 프랑스 사람이고 문학을 기반으로 작업해 왔기 때문에 프랑스 배우들과 함께할 때는 그들의 억양과 발음, 문장 표현에 주의를 기울인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언어를 구사하는 배우들과 작업할 때는 그들의 표현과 몸짓에 더 집중하게 된다. 다시 말해 언어와 연기의 관계가 더 음악적이 된다고 생각한다.”
ⓒ <에밀리아 페레즈
감독이 모르는 언어로 영화를, 그것도 뮤지컬 영화를 만드는 용기는 바로 이런 생각과 예술 철학에서 나오나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에밀리아 페레즈는 흥미로운 작품일 뿐만 아니라 헐리우드 영화 제작의 통념에 반대하는 강력한 예술적 성명입니다. 오늘날 극소수의 영화만이 가진 실험적이고 대담한 방식을 취하죠. 하지만 이러한 실험성은 헐리우드식 뮤지컬 영화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롱을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영화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보다 다른 뮤지컬 영화와 더 비슷하게 스타일링 되지 않았다고 비난하죠. 분명 <에밀리아 페레즈는 <위키드 같은 뮤지컬 영화와 다릅니다. <위키드와 비슷해지려 하지도 않고요. <에밀리아 페레즈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시도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시스 젠더 거장의 시각
“성전환은 그것을 직접 겪어보지 않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매력적인 일처럼 보이는 것 같다.” 캐나다 작가이자 트랜스젠더인 케이시 플렛이 한 말입니다.
영화계의 거장이자 시스 젠더(성정체성이 자신의 지정 성별과 일치하는 사람)인 오디아르 감독이 <에밀리아 페레즈에서 바라보는 성전환과 전통적인 성정체성의 시각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오디아르 감독이 수많은 전작에서 자신의 삶과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묘사하려는 노력과 배려, 그리고 깊은 인간애를 보여줬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은 <에밀리아 페레즈에서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의식적 감수성이 충분치 않았다고 말하죠. 최근 여성 감독의 시각으로 전통적 사회에 의해 규정된 성정체성과 여성성에 대해 깊이 탐구한 영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서인지 저 역시 이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
결국 오디아르 감독은 트랜스젠더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대부분을 ‘에밀리아’에 투영시킵니다. 트랜스 여성은 살인범이고 비극적인 생을 살며, 성전환으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을 버리고, 성전환을 마치 ‘죽음’과 ‘부활’처럼 여기며, 트랜스젠더를 남성 반, 여성 반으로 묘사하는 구조죠.
리타가 에밀리아의 성전환 수술을 해줄 의사를 찾는 과정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트랜스젠더가 주인공인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지배하는 시스 젠더의 고집스러운 생각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에밀리아의 성전환 수술을 하기로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끝까지 에밀리아를 ‘He’로 칭하며 “마음을 바꾸는 게 낫다”라고 설득하죠. 아무리 자신이 에밀리아의 몸을 바꾼다 해도 “영혼은 바꿀 수 없다”라고도 덧붙입니다. 이에 리타는 “몸을 바꾸면 영혼이 바뀌고, 영혼을 바꾸면 사회가 바뀐다”고 주장합니다. 정작 당사자인 트랜스젠더가 없는 상황에서 두 명의 시스 젠더가 트랜스젠더의 윤리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거죠.
‘에밀리아’ 캐릭터는 너무 많은 모순을 담고 있어 과장되고 추상적으로 표현되다 못해 그녀가 실제 사람이 아닌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며 결국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모든 것을 신비화시켜 버립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계의 거장이자 시스 젠더 감독이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너무 몰랐거나, 아니면 애초에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마치 거대한 환상으로 만들기로 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감독의 의도가 어떻든 보는 이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겠죠.
ⓒ <에밀리아 페레즈
몸을 바꾸면 영혼도 바뀔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 진정한 변화는에밀리아가 가부장적인 관행을 멈추고 남성의 폭력성을 끝낼 수 있을 거라 믿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잔인하고 악랄했던 마약 카르텔 두목 마니타스는 성전환을 통해 에밀리아가 된 후 폭력성을 멈출 수 있을까요?
여성으로 변하고 이름을 바꾸고 외모를 바꾸어도 에밀리아는 마니타스가 가지고 있던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이기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는 트랜스젠더로 묘사됩니다. 에밀리아는 남성의 몸에 갇힌 여성이며, 성전환 이후에도 여전히 자신 안에 품고 있는 남성의 폭력성을 부정하는 여성이죠.
ⓒ <에밀리아 페레즈
오디아르 감독은 트랜스젠더의 ‘전환’이라는 개념을 이전 정체성과 완전히 단절되는 것을 의미하는 거라 이해하는 듯합니다. 에밀리아는 여성이 됨으로써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낸 거라고 암시됩니다. 전환이 끝날 무렵, 에밀리아는 단순히 자신의 더 진정한 버전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자아로 태어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근본적인 ‘남성성’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성전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남성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에밀리아를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나무라는 듯한 태도를 취합니다.
이것이 바로 <에밀리아 페레즈가 수많은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로부터 비난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성(性) 자체가 사람들이 벗어날 수 없는 핵심적 특성을 형성하는 강력한 생물학적 힘이라고 여긴다고 여깁니다.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는 이를‘트랜스포비아’라고 말하죠.
에밀리아는 여성이 된 후 더 이상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연인을 찾은 제시가 아이들을 데리고 그와 함께 집을 나가려고 하자 에밀리아는 여전히 아이들의 고모인 척하면서도 아이들에 대한 소유욕을 드러내고 폭력적으로 반응하며 제시를 통제하고 위협합니다. 그러는 동안 에밀리아는 예전의 마니타스의 목소리로 돌아갑니다. 그녀는 가정 폭력을 저지르고, 폭력은 근본적으로 남성의 전유물인 것처럼 묘사됩니다.
에밀리아의 ‘남성성’은 타고난 것이고, 그녀의 몸이 여성으로 변해도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에밀리아는 전환 이후 지금까지 남성성의 본능을 사슬로 묶어둔 것뿐입니다. 그녀가 호르몬 치료를 받은 지 몇 년이 되었든, 세상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든, 성형 수술을 몇 번을 받았든 상관없습니다. 에밀리아는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남자입니다. 그리고 그 남자는 괴물입니다. 여기서 에밀리아의 성전환 수술을 맡은 의사와 리타의 대화가 다시 떠오르네요.
“몸을 바꾸면 영혼도 바뀌나요?”
ⓒ <에밀리아 페레즈
인간은구원받을 수 있는가?
<에밀리아 페레즈는 잔인함과 폭력성을 상징하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 두목이 부드럽고 친절하며 관대한 사회운동가로 변하는 과정에 ‘성전환’을 필연으로 집어넣었습니다. 여전히 세계영화제의 기득권으로 작용하는 북미와 유럽권에선 이 작품이 신선하고 파격적이라며 갈채를 받으면서도 동시에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 관객과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로부터 혹평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무게감 있게 표현하고자 하는 두 커뮤니티, 즉 멕시칸과 트랜스젠더를 깊은 통찰 없이 가볍게 다루고, 모욕적으로 묘사했다는 게 이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설명입니다. 어쩌면 감독은 이 모든 논란에 대해서도 생각해 두었을지 모릅니다.
ⓒ <에밀리아 페레즈
영화에서 성전환은 허구의 은유로 작동합니다. ‘인간은 과연 구원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위해서 말이죠.
에밀리아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면서 수많은 사람을 죽인 카르텔 두목에서 카르텔 폭력의 피해자 가족을 돕는 비영리 단체의 활동가로 변합니다. 리타의 말대로 몸을 바꾸면 영혼이 바뀌고, 영혼을 바꾸면 사회가 바뀌고, 사회를 바꾸면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이죠.
이러한 에밀리아의 전환은 구원으로 나아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그 여정에서 자기 수용과 자아실현의 중요성이 대두됩니다. 에밀리아는 성전환을 통해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올바르고 긍정적인 힘을 얻어 진정한 삶의 의미에 가까이 다가갑니다. 하지만 성전환 이전 남성의 폭력성으로부터 끝내 벗어나지 못한 에밀리아는 끔찍한 고통의 형벌을 받습니다. 성전환 이전의 마니타스의 삶은 인간의 씻을 수 없는 원죄처럼 느껴집니다. 에밀리아의 희생으로 인해 마니타스는 과연 구원받을 수 있을까요?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를 빌어 누리는 그들만의 세상
<에밀리아 페레즈가 멕시코의 아픔을 영화의 배경으로 이용만 했고, 감독이 멕시코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비판에 오디아르는 자신은 멕시코 문화를 이미 충분히 알고 있기에 더 이상배울 필요가 없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프랑스인 오디아르는 영어와 스페인어에 유창하지 않죠. 멕시코를 전면으로 내세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실제 멕시코에서 찍지도 않고, 뮤지컬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넘버를 프랑스인이 작사했으며, 스페인어 대사마저도 번역기를 쓴 것처럼 어색한 표현이 많다고 합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속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멕시코에 대한 모든 고정관념이 존재하고, 스페인어를 못하는 배우들은 대본에 나와 있는 발음을 그대로 암기해 촬영했다고 하죠.
예를 들어, 독일에서 한국을 배경으로 다루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만드는데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 독일 감독이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를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재능 있는 한국 배우를 못 찾았다는 이유로 중국과 일본 배우를 캐스팅해 구글 번역기를 돌린 듯한 어색한 한국어를 시켰다면, 또 온라인 카지노 게임 속 한국은 낙후된 환경과 심각한 사회 문제를 겪는 나라로 묘사된다면, 그런데 그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해 자기들끼리 손뼉 치고 샴페인 터뜨리며 “이게 바로 진정한 한국이지!” 한다면? 멕시칸 관객들의 울분과 박탈감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결국 오디아르 감독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개봉후 뒤따른 수많은 비난과 비판에 “만약 온라인 카지노 게임 속에서 멕시코인에게 불명예스럽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면 사과드린다.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통해 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남기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에밀리아 페레즈의 또 다른 영화 밖 논란은 바로 에밀리아를 연기한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입니다.트랜스젠더 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았죠.그런데 그녀의 과거 X(전 트위터)의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녀가 스페인의 무슬림 이민자 커뮤니티와 흑인 커뮤니티를 비하하고 조롱한 과거 게시물이 드러난 거죠.
가스콘은 한국인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고, 흑인 배우 대니얼 컬루야가 남우주연상을 받은 아카데미를 겨냥해 “내가 지금 아프로-코리안 페스티벌을 보는 건지, ‘Black Lives Matter’ 시위를 보는 건지 알 수 없다”라며 “추악한 쇼”라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할 당시에도 그녀는 ‘차이니즈 바이러스’라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기도 했고, 마일리 사이러스가 과거 동성 연인이 있었다는 것에 관해서도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았죠.
이 모든 혐오 발언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스콘이 <에밀리아 페레즈라는 소수자를 다룬 영화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알려져 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가스콘 자신이 소외된 공동체 중 하나인 트랜스젠더이고, 누구보다 약자와 소수자에 가해지는 혐오와 차별의 고통을 잘 알고 있을 사람일 텐데 오히려 다른 소수자 커뮤니티에 혐오와 조롱의 코멘트를 지속적으로 내뱉어 온 건 분명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이로 인해 <에밀리아 페레즈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과 감독, 넷플릭스는 현재 가스콘과 거리를 두고 있는 분위기인데 ‘다양성과 포용성’을 내세운 아카데미가 여우주연상을 비롯한 13개 부문이나 후보에 오른 <에밀리아 페레즈를 어떻게 대할지 궁금하네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자체가 질문이 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에밀리아 페레즈는 스코틀랜드의 중식당에서 이탈리안 서버에게 ‘봉쥬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끊임없는 낙관주의와 기괴한 에너지가 충돌하죠. 누아르 스릴러를 연상케 하는 조명에 피 튀기는 복수극이 전개될 것 같다가, 셰익스피어 비극의 웅장함과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 강화 메시지, 희극까지 어우러졌다가, 연민과 회개, 파멸, 구원을 향해 달려갑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이따금 어리석고 상상력이 없어 보이는 선택을 많이 합니다. 그리곤 감독의 이름과 전작들을 보고 그럴 리가 없다고 관객들은 생각하죠. 이런 이상함은 확실히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어떤 면에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수많은 아이러니와 넘쳐나는 긍정적인 에너지에 가려져 있다가 결국 진정한 의도가 사라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세련되거나 아름답거나 우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습니다.
오디아르 감독은 비평가들의 찬사와 온라인에서의 증오를 동시에 끌어냈습니다.온라인 카지노 게임 자체가 질문이 되었죠.온라인 카지노 게임감독으로서 무엇을 더 바랄까요?역설적으로 그래서 <에밀리아 페레즈는흥미로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입니다. 할리우드의 획일성에 맞서는 스타일적 실험을 당당하게 펼쳤죠. 내용보다 스타일이 중요하며, 다루는 주제를 실제 문제라기보다는 의상과 미학으로 취급하는 듯하지만, 여전히 이러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써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를 관객에게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진부하면서도 창의적이고, 심심하면서도 혁신적입니다.
여러분도 <에밀리아 페레즈를 보고 당신만의 질문을 던져보길 바랍니다.
ⓒ <에밀리아 페레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