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곡.
첫 곡은 어떤 노래로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지금 전철을 기다리는 늦은 이 시간,
내 마음에 딱 맞는 곡을 떠올렸다.
‘카지노 쿠폰’
어스름 저녁 하늘 조금 늦어진 카지노 쿠폰
익숙한 피로를 안고 매일 타는 그 버스를 타
마침 빈 뒷자리 창가로 던지듯 몸을 앉혀
그러다 또 난 생각에 잠겨
하지만 올 것 같던 우울함은 어디 없고
그저 스쳐 지나가 차 창 밖에 풍경들처럼
그렇게 찾아온 낯설은 슬픈 듯 좋은 느낌
반복된 일상 속에 발견한 희망의 순간들
이젠 나 정말로 괜찮아지는 걸까?
이제야 느껴지는 창 밖 바람의 상쾌함
왠지 달라질 듯한 내일 그리고 다른 내일
아마 또 익숙해질 설렘 그래도 싫지 않아
이젠 앞으로 나아갈 거야 새로운 시작을
그렇게 찾아온 낯설은 슬픈 듯 좋은 느낌
반복된 일상 속에 발견한 희망의 순간들
이젠 나 정말로 괜찮아지는 걸까?
그렇게 찾아온 낯설은 슬픈 듯 좋은 느낌
반복된 일상 속에 발견한 희망의 순간들
이젠 나 정말로 괜찮아지는 걸까?
어스름 저녁 하늘 다시 늦어진 카지노 쿠폰
여전한 피로를 안고 매일 타는 그 버스를 타
마침 빈 뒷자리 창가 또 던지듯 몸을 앉혀
창밖의 바람이 불어온다 가슴이 뛴다
이제는 새롭게 내일을 그린다 가슴이 뛴다 바람이 분다
이 노래는 2016년, 하늘해밴드를 결성한 뒤 처음으로 발매한 곡이다.
공식 발매일은 2017년 10월 30일이지만, 내게 ‘카지노 쿠폰’로 시작된, 새로운 앨범 프로젝트는 2016년부터 시작이었다.
그때 나는 첫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한두 달 정도였을까?
잠시 다녔던 첫 직장은 양재역 부근에 있었는데
강남역을 지나 어딘가 향하는 버스로 기억한다.
‘직장인으로서의 카지노 쿠폰’은 참 낯선 경험이었다.
그 카지노 쿠폰의 강남역 풍경 속에서 이 곡은 탄생했다.
나는 보통 멜로디를 먼저 쓸 때는
가사는 직접 쓰기보다는 작사가에게 맡기는 편이다.
‘카지노 쿠폰’의 가사는 김혜연 씨가 써줬다.
내가 평소 쓰던 결의 가사와는 다른 결이라 오히려 신선했고,
그 인연은 이후 하늘해밴드의 여러 곡으로 이어지게 됐다.
‘카지노 쿠폰’은 공연에서도 주로 마지막 곡이나 앵콜 곡으로 불렀다. 내가 어쿠스틱 기타를, 김대명 씨가 일렉 기타를 연주하는 구성이다.
코드는 반복되지만, 기타 아르페지오 연주는 흔들림 없이 정확해야 해서, 오히려 더 긴장하며 연주했던 기억이 난다.
이 곡의 보컬 녹음은 성준이 집에서 했었다.
진짜 퇴근을 하고 돌아와, 힘이 빠진 목소리로 불렀던 그 느낌이 기억난다.
이 곡은 특별히 기승전결이 뚜렷하거나, 후렴구에 강한 임팩트가 있는 멜로디는 아니다.
하지만 몽환적으로 흐르듯 코드 진행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눈을 감고 들으면, 혜연 씨가 써준 가사 속 풍경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그때 ‘카지노 쿠폰’은 내게 아득하고 조금은 서글픈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프로 직장인처럼 능숙하게 힘찬 카지노 쿠폰을 지나고 있다.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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