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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Feb 03. 2025

히치하이커

몇 년 전 퇴근길에 기름을 넣으러 시내 주유소에 들렀다.

다 넣고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나를 부른다.

돌아보니 카지노 쿠폰를 안은 젊은 백인 여성이 서있었다.

작고 마른 체형에 나이는 20대 후반, 카지노 쿠폰는 갓난쟁이.

슬픈 얼굴로 XXX까지 좀 태워달라고 한다.

남편이 데리러 오기로 했는데 갑자기 연락이 안된다며.

보통은 낯선 사람은 절대로 내 차에 태우지 않지만,

추운데 떨고있는 카지노 쿠폰가 너무 불쌍해서 타라고 했다.

어차피 우리집 들어가는 길목에서 내려주면 되니까.

10분 정도 후 목적지에 도착해서 내리라고 했다.

그런데, 이 여자가 안 내린다고 뻗대는 게 아닌가!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할테니 50달러만 달라고 한다.

"I'll do anything you ask for $50"

아이씨, 재수없이 꽃뱀한테 잘못 걸려들었네.

나는 그런 사람 아니니까 빨리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안 내리고 계속 버티자 난 차문을 열고 여자를 끌어당겼다.

여자는 왼손으로 카지노 쿠폰를 꼭 안고 오른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었는데,

흘러내린 소매 밑 팔뚝에 주사바늘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는데 카지노 쿠폰가 울기 시작했다.

그 파랗고 큰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결국 “으앙!” 하면서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린다.

나는 또 카지노 쿠폰가 불쌍해서 재수없이 떵밟았다 생각하고

지갑을 열어 20달러 지폐 한 장을 주었다.

현금은 그것 밖에 없다는 걸 확인시켜 주니까

고맙다고 하더니 다시 원래 있던 주유소로 데려달라고 한다.

어우 열받아.

할 수 없이 왔던 길을 돌아가서 주유소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순순히 내렸다.

거기서 또 다음 타겟을 노리겠지.

나는 갓난쟁이 카지노 쿠폰 생각에 씁쓸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교훈: 모르는 사람 함부로 차에 태우지 말자. 아무리 불쌍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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