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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스란 Mar 09. 2025

너는 언제부터 거기 카지노 가입 쿠폰느뇨

너는 내 거야만 했다

고마워, 내 심장

투덜거리지도 않고 소란 피우지도 않으며

타고난 근면함에 대해

어떤 칭찬도 보상도 요구하지 않아서.

카지노 가입 쿠폰 1분에 70번의 공덕을 쌓고 있지.

너의 모든 수축과 이완은

세상을 두루 여행하라고

열린 바다로

조각배를 밀어 보내는 것과 같지.


일요일에 심장에게 中,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 도서대출일: 2025년 2월 9일

□ 도서반납일: 2025년 3월 2일


달이 바뀌고 둘째 날,도서관에 들러 빌렸던 책 두 권을 반납대에 놓았다.

'반납 완료'

책수레에 책을 두고 돌아 나오려는데 발길이 멈췄다.

'아직 안 읽은 시가 있는데..'


다시 집어 자료실 안쪽 널따란 책상한 명의 짐만 놓인 맞은편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책 사이에 돈이라도 끼워놓은 것마냥 다시 후루룩 살폈다.

띄엄띄엄 읽었기에 새삼 새롭게 보이는 시가 있다.

이런 시가 있었나?

한 문장을 보니 분명 읽었던 시다.

이렇게 답을 찾아내듯 본다고 기억이나 날까?

왜 하나도 기록해 두지도 않고 필사해 두지 못했을까.

책을 다시 들고 대출하겠다고 대출대에 올려놓았다.

'대출 불가'

아까랑 같은 기계지만 지금은 달리 보인다.

연속된 대출은 안 되나 보다. 그랬던 것 같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싶진 않다.

다시 검색 창에 '마음챙김'을 쳐놓고 돋보기 버튼을 누른다.

다행히 두 권이고 다른 한 권은 대출이 가능하단다.

나도 모르게 눈꼬리와 입꼬리가 올라간다.

맘 편히 책수레에 올려놓으려다 책을 가지고 책꽂이로 간다.

청구번호가 앞뒤로 있는 책일 테니 새 책을 빼고 헌 책을 넣어둘 것이다.


다른 책보다 하얗고 얇고 작은 책이 수줍게 끼어있다.

쓱 빼내고 옆 책이 기울어지기 직전 얼른 헌책을 넣어 다시 세운다.

먼저 가져와서 헌 책이고 새로 가져와서 새책이라 부른 건데 진짜 새책이다.

똑같은 책인데 대부분은 윗줄에 먼저 보인 책이 반가워 그 책만 집어갔나 보다.

다음에도 똑같은 카지노 가입 쿠폰 여러 권 있다면 오래된 새책인 막내를 데려오리라.




대출대에 오른 동명이서는 아무 문제 없이 나를 따라 나가는 것이 허락되었다.


1층까지 내려와 주차장을 바라보니 제법 옷을 적시는 비가 내리고 있다.

도서관에 들어갈 때만 해도 분무기로 뿌리는 듯한 비라 개의치 않았는데 그런 수준의 비가 아니다.

세상에 몇 번 안 나온 것 같은 작고 여린 책이 젖을 새라 가슴팍에 담고 외투 지퍼를 얼른 올린 후 안고 차를 향해 뛰었다.

두피가 어딘지 확인하려는 듯 굵고 센 비가 머리로 차갑게 내려앉는다.

차에 들어와 책을 꺼낸 후 겉옷에 묻은 비에 혹시라도 젖을까 조수석 저만치에 있는 가방 속에 바로 넣었다




이번에는 꼭 더 오래 간직하겠다는 일념으로 필사를 하기로 했다.

정신없이 바빴고 시간에퇴근하지 못했던 평일이 지나 주말까지 일을 마친 후 오늘에서야 책을 다시 펼쳤다.

차례에 쓰인 시를 쭉 세어본다.

일흔둘.

이렇게나 많았던가.

앞에서부터 쭉 읽지 않으니 못 읽시가 있는 것도, 기억을 못 하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다시 새 시집을 받아 든냥 휘리릭 시 제목과 시의 길이, 첫구절을 보며 훑는다.

제목이야 차례에 다 있고 쪽수대로 찾으면 바로지만 그렇게 고르면 재미가 없다.


첫 번째 시로

16쪽에 있는 '일요일에 심장에게'를 골랐다.

마침 오늘이 일요일인 데다 첫 문구가 나를 사로잡았다.

'고마워, 내 심장'


'흉터'와 '어느 묘비명에 적힌 시'

그렇게 세 편을 골랐다.

하루에 세 편이면 아주 충분하다. 옮겨 적기도 하고 단상도 적었다.

이젠 이 시집을 도서관에 데려다줘도 아쉽지 않을 것만 같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청소포를 끼운 청소대로 방바닥을 닦아내다 무심코 쳐다본 책장 한 칸에 눈이 멈췄다.

"넌 왜 카지노 가입 쿠폰 있니?"

"언제부터 카지노 가입 쿠폰니?"

지난 일요일 귀여운 막내 데려오듯 품에 안고 온 책보다 더 하얗고 새것인 채로 내 책장에 누워있다.

두꺼운 책 사이에 끼어 팔다리 못 움직이며 어색한 눈빛으로 애절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꺼내지 않았다.

좀 전에 내가 만지작 거리며 읽고 베껴쓰기까지 한 책이 버젓이 거실 책상 노트북 옆에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그럼 꺼내주겠다고 오래도록 읽으며 손 때 묻게 해 주겠다고 마음속으로 약속했다.

나의 외면에 당장은 속상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존재를 알고 있지 않은가.


이런 게 양다리 걸치는 사람의 음인가 보다.

미안해.

기다려줘.

내겐 둘 다 소중해.


<마음챙김의 시는 내끌리는 매력을 지닌 카지노 가입 쿠폰고 결국 나에게 올 카지노 가입 쿠폰다.



카지노 가입 쿠폰안방 왼쪽 책장 윗줄 가운데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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