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ne C Apr 20. 2025

세상의 절대 약자, 그 이름 'F 카지노 쿠폰'

나도 목에 힘주고 학부모 상담 좀 가고 싶다

"아 이런 샌디! (아 이런 XX! 아님. 절대 아님!)"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이다. 뜬금없이 무슨 말이냐 싶겠지만 나도 잘 몰랐던 아이들의 Quarter3 성적표가 나오는 시기였던 것이다. 여기 오면서 나도 살고 애들도 살기 위해 아이들에게 했던 당부는 그저 병원 가는 일 없이 '건강' 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즐거운 것을 발견하라고만.


그렇게 '어진 맘' 코스프레로 생활하다가 드디어 '험한' 것이 나에게 도착하고야 말았다! 그것은 바로 한통의 'Academic Concern Notice' 메일. 그것을 보낸 이는 아이들의 'English Language Art'를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이었다. 대략 중등 영어 실력까지 총동원해서 해석해 본 바 한마디로 '이 실력이면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쭉 아주 곤란하다'는 얘기였다.

나는 치앙마이에서의 학교 생활을 너무 쉽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1년만 다니다 다시 돌아갈 예정이기도 하거니와 미국제 학교여서 대충 자유롭고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막상 다니다 보니 영어 수준도 높고 선생님들도 깐깐한 편이었다.

특히 저 경고 메일을 날린, 아 이런샌디!


등교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을 때부터 아이들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엄마, 샌디가 오늘 저희보고 대체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나라 묻는 줄 알고 대답했더니 그게 아니라 대체 어디 국제 학교를 다니다가 왔냐고 했어요. 우리가 너무 못 해서 그러나.(울상)"


한국에서 이곳 카지노 쿠폰들에 대해 조사하면서 제주국제카지노 쿠폰를 다니다 오거나 현지에서 이중언어 카지노 쿠폰를 다니다 국제카지노 쿠폰로 넘어왔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다. 우리는 '한국'카지노 쿠폰만 다녔지만 아이들이 그럭저럭 맵 테스트(대부분의 국제카지노 쿠폰에서 치는 입학 테스트다)를 쳐냈길래 대충 비비다 올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하지만 14년을 한결같이 한국말만 사랑해 온 아이들이 갑자기 영어로 읽고 쓰기를 하기에는 많이 무리였던 모양이다. 특히 샌디 수업이 있으면 전날부터 긴장해서 배가 아팠고 발표 준비를 하다 새벽에 잠들기 일쑤였다. 그래도 금세 그녀의 성에 차는 영어 실력을 갖기란 불가능했으니,


아이들은 당연히 'F'를 받았다.

물론 이 과목 외에도 writing 수업과 computer science 수업에도 F가 떴다. 쓰기는 그렇다고 해도 컴퓨터는 왜 이렇다고 물었더니 언제까지 숙제를 제출하는지 몰라 완성을 못 냈다는 허탈한 대답이 돌아왔다.(엄마는 속이 터진다~~) 샌디는 학습 지적은 둘째치고 말도 너무 톡톡 쏘아댄다고 하길래

_일례로 발표를 준비하던 아이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던지 전날 저녁부터고열에 시달려 결석을 하게 됐다. 그날 등교를 한 아이의 전언에 의하면 샌디가 '혹시 발표하기 싫어 안온 것 아니냐'고 했다는.

아 이런 샌디!

애들 좀 이쁘게 봐달라고 아부도 해볼 겸 상담 일정을 잡았다.


"너희 아이들은 두 학년 아래로 가야 할 실력이야. 아주 심각하지."

"얘들이 국제학교 다닌 적도 없고 그동안 줄곧한국말만 하고 살아서 그래. 시간이 좀 필요하니 그때까지 좀 너그러이 양해해 주면 안 되겠니?

"그래 나도 알아. 그래서 아이들은 학교 수업 외에 추가 학습이 꼭 필요해. 내가 그룹으로 클래스를 하나 운영하고 있긴 한데... 너희아이들과는 레벨이 좀 안 맞네... 혹시 다른 클래스라도 찾아봐주길 원하니?"

"(응? 과외? 내가 잘못 해석했나?... 불법 과외?! 이 아줌씨가!)

나는 네가 그래주면 정말 정말 고마울 거 같아. 지금 말만 들었는데도 너무 고마운 걸."

"알았어. 내가 한번 찾아볼게. 하지만 나한테만 너무 의지하지 말고."

(끝까지 도도한 저 자태!(분노) 아 이런 샌디!)


대략 이런 대화가 오갔다. 마치 엄청한 선의를 베푼다는 듯 과외를 권하고 있는 꼴이 눈꼴사나웠지만딱 잘라 거절할 수도 없었다. 학교 안에서 불법 과외 카르텔이 이뤄지고 있다는걸 듣고도 절대 약자인 'F 카지노 쿠폰'는 나오면서까지 그저 환관처럼 연신 허리를 조아릴 뿐.




한국에서는 중학교 첫 학교 행사였던설명회 때 최대한 '있어' 보이는 옷으로 차려입고 담임 선생님께 인사드리러 갔었더랬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주 놀라운' 점수를 받아온 후에 있었던참관 수업엔 가지 않았다. 유치원부터 지금까지 내가 참여하지 않은 처음이자 유일한 학교 행사였다.

아이들 성적을 객관적 지표로 알게 된 후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라도 걸려오면 죄지은 사람 마냥 가슴이 철렁했다. 아마 밖에서 선생님을 뵈는 일이 있었더라도 먼저 가 반갑게 인사하는 대신 조용히 장소를 옮겼을 거 같다.누가 대놓고 꼽준 것도 아닌데 '학부모'로서 나의 모습은 자꾸만 쭈그래해졌다.


여기와 서도 쥐구멍에 볕 들 날은 먼 훗날처럼 아득해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과외를 구했다는 샌디의 메일은 아직 오지 않고 있다. 대차게 거절한 용기도 없지만 완곡하게 거절할 핑곗거리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단, 답장 메일 도입부만은 이렇게 시작될 것이 분명하다.

"너의 깊은 관심과 관대한 배려가 너무 고마워 나는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어(굽신굽신)..."

내가 조금 비굴해져도 자식이 조금 예쁨 받을 수 있다면뭐가 대수겠는가!



세상의 절대 약자, 'F 카지노 쿠폰'의 목과 허리 관절은 언제나 열일 중이다.




Jane C의 친절 사전


*** 'F 애미'란 비록 자녀의 성적은 바닥(Floor의 앞철자 F)에 가까우나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권총(권총모양을 일컫는 대학 은어 F, 보통 쌍권총으로 많이 씀)의 화력만큼 활활 타오르는어머니를 뜻합니다. 작가가 창작한 신조어이자 작가의 부캐이기도 합니다.

주로 학교나 학원 등 '學'자가 들어간 곳에서는 카지노 쿠폰 약자이지만 집에서만큼은 남편과 아이들 등짝 스매싱 무한 사용권이 있는 카지노 쿠폰 강자로 이중적인 매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실지도 모를 세상의 모든 'F 카지노 쿠폰'들을 응원합니다.

(응원하는데 왜 눈물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