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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의 틈 May 02. 2025

카지노 게임이 반이긴 한데......

늘 반만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꾸준하지 않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꾸준한 카지노 게임을 보면 괜히 마음이 두근거리고

‘와…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 생각이 실천으로 이어진 적은...... 거의 없다.

나는 생각만 열심히 하는 타입이다.

꾸준하게 아주 성실하게, 생각만.


그런데 요즘 부쩍 나를 자극하는 게 있다.

바로 매일 식단을 기록하는 카지노 게임들.

뭘 먹었는지 꼼꼼히 써두고 사진까지 찍어놓고,

‘오늘은 조금 짰지만, 내일은 간을 줄여봐야지’ 같은 말도 한다.

나는 그런 걸 보면 존경심이 올라가서 다이어트 어플을 깐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깐다.

아이콘이 예뻐서 배경화면처럼 놔둔다.

카지노 게임

그리고 또 하나.

다이어리를 쓰는 카지노 게임들.

하루의 끝에서 자신에게 말을 거는 카지노 게임들.

다정하게 또는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그 모습이 멋있어 보인다.


나는 다이어리를 사기까지는 했다.

깔끔한 표지 부드러운 종이 볼펜도 세트로.

하지만 그 다이어리는 10장도 넘겨지지 않은 채

내 책상에서 아주 조용히 먼지만 쌓이는 중이다.


나는 왜 이렇게 꾸준하지 못할까?

그게 뭐라고 매일 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즘은 이런 생각이 자꾸 든다.

‘진짜 멋진 카지노 게임은 한 번 번쩍 빛나는 카지노 게임이 아니라 매일 작게 빛나는 카지노 게임 아닐까?’


식단을 매일 적는다는 건

자신을 돌보는 데 익숙하다는 뜻이고


일기를 쓴다는 건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다짐 같다.


아직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있진 않다.

식단 기록은 여전히 머릿속에서만

다이어리 쓰기는 여전히 계획 속에서만 존재한다.


그런데도 그런 걸 하는 카지노 게임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자꾸 커진다.

그게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점이다.

예전엔 그런 걸 ‘귀찮은 일’로 여겼다면

지금은 왠지 그게 ‘괜찮은 삶’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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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오늘도 마음만 다진다.

오늘은 못 했지만 내일은... 한 줄이라도 써볼까?

오늘 먹은 거 간단히라도 적어볼까?

실천은 없지만 생각은 분명 자라고 있다.

그 마음이 언젠가 나를 움직이게 하리라 믿으며

오늘도 ‘생각하는 카지노 게임’ 포즈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꾸준함은 아직 나와 친하진 않지만

매일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에게 말을 건다.

“내일은 어때? 우리 한 번 카지노 게임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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