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당무 글·그림 / 44쪽 / 18,000원 / 소동
중독성이 강한 노랫가락과 함께 회전목마에 몸을 맡기고 한 손으로는 기둥을 잡고 나머지 손을 밖으로 뻗친 채 빙글빙글 돌아가면 저절로 온몸에 간질간질 미소가 번집니다. 회전목마를 탄 나는 그렇게 살랑살랑 기분이 좋은데 종일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회전목마들은 어떨까? 이 그림책을 보기 전까지 그 생각을 한 번도 못 해봤네요.
회전목마 ‘탄이’는 반짝이는 보석과 멋진 안장, 매끄러운 피부를 가졌습니다. 다른 목마들은 그런 탄이를 부러워하지만, 탄이에게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탄이는 회전목마의 줄이 끊어진 틈을 타 놀이동산의 울타리를 뛰어넘습니다. 무겁게 달고 있던 보석과 안장을 다 나눠주고 계속 길을 갑니다.
회전하는 틀에 매여있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는 그런 삶을 원합니다. 하지만 그런 삶을 사는 건 탄이를 말리던 동료들의 말처럼 위험합니다. 회전 틀은 그들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대신 위험으로부터 지켜줍니다. 어떤 삶을 선택하실 건가요? 그림책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자신이 진정 갈망하는 자유, 혹은 그 무언가를 얻는 일은 사실 온전히 혼자서 이루어낼 수는 없습니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어떤 식의 돕는 힘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탄이가 자신의 온몸을 던졌던 건 조력에 대한 계산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 너무 컸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노란 길 끝에서 탄이는 바닥을 치고 바다사자와 물고기들의 도움으로 초록 섬에서 노란 말로 뛰어놀게 됩니다.
초록 섬에서 뛰어노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이전의 흰색 말이 아닙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바다에 빠졌을 때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덮고 있던 흰색이 모두 벗겨지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원래 색이 드러난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겪는 고난, 바닥을 치는 경험들은 진짜 자기를 찾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경험일지 모릅니다.우린 그 고난이 무서워 남들이 마련해 준 틀에 매여 늘 전전긍긍하며 살아갑니다. 탄이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보여줍니다. 진짜 자유를 간절하게 원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망설이지 말고 잡으라고, 그리고 바람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나아가라고 말합니다.
『회전목마』는 단순한 윤곽선에 얼핏 보면 단색의 원색들로 채색되어 있어 색감 또한 단색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바탕색 위에 덧칠한 것이 보입니다.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그림에 강렬한 이야기를 전하는 그림책입니다. 오랜만에 가슴이 뛰네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나설 생각에.
김주희_곰씨네 그림책방 대표
-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25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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