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꽃이 피었습니다
어제 날이 흐리고 저녁에 비가 왔다. 바닥에는 역대급으로 달팽이들이 많이 나와있다. 달팽이 주의보다. 만약 모르고 달팽이를 밟는다면 윽, 그 찝찝한 죄책감을 어쩔 것이냐. 스틱도 쓰지 않고 바닥만 보고 걷고 있다. 달팽이의 기다란 몸은 연두색과 황토색이 섞여있다. 가지고 다니는 집은 생각보다 작다. 마치 우리의 배낭 같다. 몸을 길게 빼고 느리게 느리게 육지의 수분을 흡수하는 것일까. 논, 밭에 있는 달팽이라서 연두색이 보호색인 것일까. 색이 참 예쁘다. 찰칵
오늘은 작은 꽃과 나무들을 가까이 찍어본다. 나태주의 “풀꽃”시가 떠오른다. 어라, 나무에도 달팽이가 매달려있다. 아까 본 아이들보다는 조금 작은 것 같다. 작은 초목에 엄청 많은 달팽이가 숨어있는데 이번에는 몸색이 나무색과 가깝다. 아, 얘들에게는 이게 보호색인가 보다. 정말 자세히 보아야 보이네
사방에 들꽃이 피어있다. 개망초 비슷한 거, 서양 민들레, 노란 꽃, 흰꽃, 보랏꽃, 가끔 핑크꽃이 있다. 어, 이건 못 보던 꽃인데. 하얀 동그란 꽃이 수줍게 피어있다. 자세히 보니 달팽이들이다. 손톱보다도 작은 동그란 달팽이들이 마치 꽃인양 줄기 끝에 매달려 있다. 깜빡 속을 뻔했다.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난다. 동글동글 작은 달팽이꽃이 피었습니다. 내가 뒤돌아가면 달팽이들은 내려올까. 애처롭게 매달려 있다. 나는 동그란 모양이 “흥”이라는 글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만난 흥이 넘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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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산을 오르락내리락 끝없이 걷고 있는데 어디서 흥겨운 리듬이 들린다. 푸드 트럭에서 나는 소리이다. 호스트는 춤을 추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슈퍼맨처럼 망토(우리나라 보자기 겉은)를 두르고 원하는 손님과 차차차를 추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는 웃으며 다가갔다. 어, 예술가이다. 직접 그린 그림이 전시되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는 예쁜 그림이라 칭찬하고 누군가는 같이 춤을 추었다. 흥이 지친 우리에게 휴식을 주었다.
수녀원 알베르게 호스트는 내가 검은 머리 동양인인데도 불구하고 자꾸 스페인어로 말한다. 미사가 언제냐고 하니까 주먹을 쥐고 입술에 댄 후 두 번째 손가락을 하늘에 향한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이 미사 보는 시간이라는 의미인 것 같다( 나는 눈치만 는다) 너무 웃겨서 웃으니까 더 바디랭귀지를 사용한다. 조금 카지노 게임 사이트 슈퍼에 가려고 나올 때 그 할아버지 호스트는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 중이다. 나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든다. 내 짐작이 맞았다. 그는 퇴근하고 싶어 나에게 미사 시간도 알려주지 않고 웃음으로 넘긴 것이다. 귀여운 할아버지다.
고속도로 옆길을 걸을 때 트럭 차 운전수가 빵 빵 빵 빵 경적을 울리며 손을 흔든다. 부엔 까미노를 경적으로 울리는 사람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말을 들었는데 오늘 만났다. 너무 신나 보였다. 그도 흥이 넘친다.
나는 힘든 길에는 음악을 듣는다. 지디의 “영원한 건 절대 없어. 어차피 넌 변했지” 노래를 듣다가 탄핵 집회에서 흥겹게 부른 것이 떠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도 모르게 스틱을 높이 들고 춤을 추었다. 갑자기 뒤따라오던 외국인이 웃으며 부엔까미노를 외친다. 그도 날 흥이 넘치는 동양인으로 기억할 것이다.
자세히 보아야 사랑스럽고 자세히 보아야 흥이 보인다는 사실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