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시인의 시 한 편이 일깨운 것
제가 선생님의 발작 버튼을 눌렀었던 걸까요?
내가 죽고 카지노 게임 자리 by박노해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하루하루 살아간다고
그러나 실은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이 아닌가
우리 모두는 결국
죽음을 향해 걷고 있다
언젠가 어느 날인가
죽음 앞에 세워질 때
나는 무얼 하다 죽고 싶었는가
나는 누구 곁에 죽고 싶었는가
내가 죽고 카지노 게임 자리가
진정 살고 카지노 게임 자리이니
나 지금 죽고 카지노 게임 그곳에서
살고 카지노 게임 생을 살고 있는가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내가 죽고 카지노 게임 자리’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수록 詩 59p
선생님, 이제 생각해 보니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도착한 박노해 시인의 시 한 편이 선생님의 표정을 생생하게 합니다.
시험 문제에서까지 물으시는 통에 저는 70점밖에 받을 수 없었지만, 억울한 마음은 꽤 오래갔습니다.
제가 중학교 국어 시간에 네 꿈은 무어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행복하게 죽는 겁니다' 했을 때, 선생님의 표정은 마치, 제가 엄청난 문제아로 아이들을 선동하려는 듯 여기시는 잿빛 표정이셨지요. 작은 중학생의 궁극적삶의 목표였는데 말입니다.
여전히 저는 제가 살고 싶은 자리에서 행복하게 죽을 꿈을 꿉니다. 박노해를 마주하고야 그때 제 마음의 풀이를 해봅니다.머줏거리다 울상이 되었었지만, 이거였어요, 선생님.
저 잘 살고 있습니다. 이젠 안심하시죠?
사진 jplenio_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