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은 반역] 카지노 게임 from 데미안 p.106: 9
[소설 장면 한영번역] 마음대로 번역행동학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과제는 매번 '어색하다'였다.그 간극을 채우지 못한 채 학기를 마쳤지만 나는 어째 어색하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았다. 내가 나를 어색해하는데 어느 것인들 어색하지 않을까. 나는 어색하다.
느끼는 만큼 한국어로 표현을 못하는 건 내 언어생활에서 소통을 위해 적극적으로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은 탓이다. 읽고 생각하고 쓰고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발성기관이 퇴화하는 가장 짧은 진화를 겪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매일 고투하고 있다.
마음을 후비며 뜨겁게 지나가는 표현이 좋다. 최근 데미안을 찬찬히 옮겨 쓰다가 갑자기 불길이 번지는 듯한 단락을 읽고 한참을 바라보다 상상하다 태워지다가 다시 느꼈다. 아마 요샛말로 불멍이라고 불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Fire worship이라는 종교적 의식을 나는 일반인의 시각에서 '불멍, mesmerized by fire'로 받겠다. 나의 가슴은 튀어 오르는 카지노 게임으로 가득 찼다.
그 데미안의 잔 카지노 게임들을 질질 끌고 다니고 있다. 마음을 기록해 둔다.
Mesmerized by the flames in my imagination for so long, I suddenly feel the urge to dive into them.오래 나의 상상 속 카지노 게임들에 흠뻑 빠져 있다가, 문득 거기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아, 그렇다. 상상만으로도 충분한 뜨거움을 느끼며 조금은 더 태워도 좋을 인생이 남아있을 것 같다.
The 카지노 게임 leapt high, ... the shimmering wood, ... the 카지노 게임 shoot up and roar, sink down and double over, flicker and twitch, and in the end brood quietly on sunken embers.
카지노 게임이 높이 튀어 올랐다, ... 따뜻하게 밝았다가 하얀 비명으로 타는 나무, ... 그 카지노 게임들이 쏘아졌다가 펄떡거리며 가라앉았다가 다시 뜨겁게 겹겹으로 솟구쳐 오르며 깜빡이다가 초조해하면서, 결국 흐릿한 불씨 위에 차분하게 아래로 스러져갔다.
- p.106:9, Demian, 1989, PERENNIAL LIBRARY / 번역 by 희수공원
느끼는 마음, 원하는 표현을 다 할 수 있게 되는 날은 올 건가, 오긴 할 건가, 대체?
슬프게 흔들리며 안고 가야 할 한숨...
A sad, twitching, and brooding si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