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마지막 날도그랬다. 어김없이2024년 마지막 날도 카지노 게임속에 남은 앙금을 긁어내고자 글을 쓰려고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
똑같은 전쟁이 벌어지고 똑같은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미련을 떨고 있는 것 같아 카지노 게임이 상한다.
방향이 다른데 돌아 세우는 것이 내 길은 아니다 싶지만 한번 먹은 카지노 게임을 다시 토해내지 못했다.단호하지 못한 시의 부적절의 시간이 부끄럽다.
이상하게도 내가 아닌 나를 하나 모시고 사는 것 같은 이물감에 자다가도 벌떡 벌떡 깨어 두어 시간 어둠에 발광하는 두 눈을 눌러 비비곤 했다.
내 속의 전쟁도 꺼지지 않는데 바깥으로향하는 불길과 분노, 밖에서 쳐들어 오는 폭력적인 소식들에 몸은 사려도 카지노 게임이 사려 지지 않았다.
차분히 정리한답시고 상처 딱지를 억지로 떼어 피를 내며 차라리 정리가 두려워 집착하고 있었노라 인정하는 편이 나았겠다 지금 생각한다.
치사하고 더러운 일들이 안팎으로 소용돌이다. 놓아도 되는 것에 녹는 심장을 바치고 잡아야 할 것들에 안타까운 냉가슴을 안았다.
2024년이 끝나가는 이 마당에 대체 어떤 것을 어떻게 정리해야 마땅할까.
내 말을 정리하며 벙어리가 될까 타인의 말을 정리하며 지금까지의 시간을 반으로접을까 단순한 게 맞는 걸까 복잡하다 결국 풀릴까 어느 곳에도 실마리는 숨바꼭질이다.
꾸역꾸역 달리고 걸려 넘어지며 피니시 라인이 보이는 곳까지 왔지만 무거운 가위눌림에 머뭇거리며 카지노 게임만 애닳는다.
매번 혼자라면서 달려가는 곳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항상 못 믿을 세상이라 말하면서도 세상을 경영하는 사람을 믿고 싶어 안달하다 결국 발등을 찍혀 상처 많은 해다.
나 자신을 카지노 게임하는 비루함을 나눌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카지노 게임의 위선과 오염이 나처럼 물정 모르는 사람조차도 알만큼 표면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럽고 치사한 짓을 일삼는 무리에서 내가 우두머리가 아닌 것을 알아채는 것은 고통스러운 것이다. 나만 잘하면 제대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내가 유일한 악마여서 곧 사라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닌 카지노 게임이 무섭고, 같이치사해져 사람을 외면하는 힘이 두렵다. 잃은영혼을 위한 위안이 가식일까 공포스럽고, 골수까지 파묻힌 슬픔을 이용하려는 불한당들이 가엾다.
국화 일러스트레이션 by Yoona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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