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대를 밟았다
농사일을 열심히 하기 위해 농사 글을 쓴다. 올해는 도망갈 궁리를 하지 않기로 하자. 내가 하지 않으면 남편 혼자 힘들 것을 안다. 이 글은 바람 부는 외로운 벌판에 남편 혼자 두지 않겠다는 나의 다짐이다. 땀 흘리는 남편의 옆에서 함께 태양볕을 쬐겠다는 굳건한 다짐이다. 내가 선택한 농사이니. 우리는 부부 공동체이니까.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듯했다. 겨울이면 도로를 달리며 눈을 치우던 농사용 트랙터가 들판을 달리고 있었다. 남편은 출근길에 그것을 보고선 이번 주에는 밭을 갈고 석회를 뿌려야겠다고 했다.
언 땅이 녹았을까? 겨우내 얼었던 땅이 그렇게 빨리 녹을 리가 있나. 그러나 저 밭을 달리는 트랙터가 땅이 녹았다는 증거가 아니고 뭐겠는가. 아마도 깊은 땅은 따뜻하니 겨울에도 얼지 않았을 거야. 날이 풀리니 위쪽 땅만 녹으면 땅을 갈 수 있지 않을까? 무료 카지노 게임이 그랬다.
그리하여 이번 일요일 우리는 밭으로 나갔다. 우리는 5년 차 주말 농부다. 등너머 보고 듣고 배우는 초보 농사꾼이다.
지난해 생강 골에 깔았던 제초 매트를 걷는다. 점적호스도 걷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은 밭을 간다.
나는 한쪽에서 마른 고춧대를 치운다. 지난가을 끝물 무료 카지노 게임를 따고, 초록 무료 카지노 게임도 딴 다음 무료 카지노 게임 밑동을 잘라 놓았다. 다른 농부들의 밭에는 고춧대가 하나도 없다. 우리는 가을청을 만드느라 일요일도 없이 늦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았다. 고춧대와 땅속 깊이 박아둔 쇠파이프, 그리고 까만 제초매트가 덮인 채로 무료 카지노 게임밭은 겨울을 보냈다. 한두 해의 일도 아니고 매년 있는 일이다. 마음은 깨끗하게 정돈하고 살고 싶지만 6일 가게 일을 하고 일요일에는 좀 쉬고 싶은 게 더 큰 마음이었던 게다. 그러다 추운 겨울바람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우리는 겨울 내내 잘도 쉬었다. 그리고 오늘 잠시 찾아온 봄과 같은 날씨의 일요일을 맞아 얼른 밭으로 나간 것이다.
그물망 아래쪽, 밑동 잘린 비쩍 마른 고춧대를 붙잡고 힘껏 당겼다. 하늘을 향해 벌렸던 여러 개의 가지들이 좁은 사각 그물을 통과하느라 부서지고 우수수 떨어진다. 플라스틱 그물망은 지난해 처음 설치해 봤다. 줄을 여러 번 묶는 것보다 수월했지만 정리가 불편하다. 튼튼해서 한 해 더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무료 카지노 게임은 올해엔 고추 줄을 묶자고 했다.
고춧대를 망과 분리하고 하천변으로 옮겼다. 그리고 장홧발로 지르밟았다. 꽉꽉 밟으니 우두둑 우두둑 소리가 난다. 나는 이 소리를 꽤나 좋아한다.
그런데 무료 카지노 게임는 좋지 않은가 보다. 물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성마른 소리를 낸다. 지난봄 거센 바람을 맞서고, 쨍한 여름의 뙤약볕을 이기고, 가을의 결실을 맺고선, 긴긴 겨울 부르르 떨며 버텨온 마른 몸이 비명을 지른다. 흡사 이를 악물고 있다 이빨 두 개를 위아래로 딱딱거리며 이를 갈고 있는 소리 같다. 박박박 바드득, 어디 두고 보자, 한 여름에 네가 얼마나 고생을 할 것인지. 그러며 나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듯한 소리다.
미안함은 아주 조금. 나무와 같이 굵직한 고춧대를 다 뽑아 바닥에 패대기친 다음 모두 밟아놓았더니 천하를 평정한 듯 농부의 기세가 대단하다. 밭에서는 장홧발이 최고다.
고추나무를 모두 뽑아 밟아놓고 이번엔 쇠파이프를 뽑았다. 뽑으려고 했으나 안 뽑힌다 깊게 박혀 있나? 여보 파이프가 안 뽑혀요! 땅 속이 얼었단다. 그래서 무료 카지노 게임도 포클레인으로 땅거죽만 훑으며 작업했단다. 동토가 무거운 장비를 튕겨내더란다. 무료 카지노 게임은 밭을 얼마 못 갈았다. 석회도 못 뿌렸다. 나도 쇠파이프를 뽑지 못했다. 그래도 고춧대를 정리하니 밭이 훤해졌다.
거실 창을 보며 올해의 농사 계획을 세웠다. 고추는 두 줄, 생강 많이, 들깨 더 많이, 옥수수 조금을 심기로 했다. 터널에는 호박, 오이, 참외를 심기로 했다. 계획은 그렇지만 종묘사에 가보면 손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마구 사 올 테다. 잠시 후 먹을 야채를 줄줄이 대는 우리. 얼갈이, 무, 딸랑무, 열무 등을 줄줄이 읊는다. 상추를 안 심으면 섭섭하다.
무료 카지노 게임 봄은 아직 안 왔지만 계획만으로도 벌써 새초롬한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sunday farmers
일요일의 농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