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눈항아리 Mar 30. 2025

감자밭에 카지노 게임 뿌려

카지노 게임을 만든다. 매년 감자를 심는 자투리 고랑이다. 풀이 올라오는 둔덕에서 첫 번째 고랑이다. 올해엔 감자를 심지 말자고 했는데 싹이 난 감자를 땅 속에 심기만 하면 주렁주렁 열릴 것만 같다. 삐죽 나온 감자 싹이 농부의 마음을 움직였다.


유기질 비료를 세 포대 가져다 뿌린다. 비를 맞아 떡진 카지노 게임가 똥 같다. 닭똥, 돼지똥이 주원료이니 똥이 맞다. (계분 70%, 돈분 5%, 톱밥 20%, 수피 5%) 대신 지난해 봄에 받아둔 카지노 게임는 부숙이 잘 된 카지노 게임라 냄새가 없다. 우리 밭에 와서 일 년 더 숙성이 되었으니 모양은 걸쭉한 똥 같아도 냄새가 전혀 없다. 그래도 밟지 않도록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걷는다. 내년에는 카지노 게임에 위에 포장을 씌우든 지붕 있는 곳으로 옮기든 하자니 올해 다 뿌릴 거란다. 거름은 내 키만큼 쌓여있다. 저것을 언제 다 뿌릴 것인가.


카지노 게임를 솔솔솔 뿌리고 미니 관리기로 밭을 간다. 작은 관리기는 한 고랑, 두 고랑 밭 갈기에 아주 좋다. 여성 농업인도 움직일 수 있도록 아주 가볍다는데 아는 아직 한 번도 안 움직여봤다. 기계는 남편의 몫이다. 나는 옆에 따라다니며 쇠꼬챙이가 있으면 주워주고, 남편의 농사 강의를 듣는다. 남편은 봄이 오면 역시나 원대한 농사 계획을 세운다. 내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농부는 봄날의 꿈을 꾼다.

카지노 게임


감자 고랑은 지난해에도 감자를 심었던 곳이다. 작물을 바꿔 심어야 하진 않느냐? 나도 궁금하여 물었다. 우리는 땅이 좋아서 괜찮다는 남편의 말을 나는 찰떡 같이 믿는다. 우리는 작물을 심기 전에 카지노 게임만 뿌린다. 농약도, 제초제도, 화학 비료도 전혀 주지 않는다. 작물은 1회만 심고 다른 걸 심지 않는다. 수확을 하면 다음 해까지 땅이 반년은 푹 쉰다. 그건 팔기 위해 심는 게 아니라서 가능하다. 우리의 목표는 많이 수확하기가 아니다. 몸에 좋은 먹거리를 만들기가 목표다. 먹기 위해 농사를 짓는다.


밭은 살아있다. 갈색빛의 흙이 포슬포슬하다. 밟으면 발이 쑥쑥 빠진다.


농사짓는 땅은 무거운 농기계로 밟지 않는다. 경운기도 무거운데, 요즘 웬만한 밭들은 무거운 트랙터로 땅을 일군다. 땅이 다져져 뿌리가 쭉쭉 뻗어갈 수 없다는 것이 남편 농부의 생각이다. 그래서 우리 밭은 대부분 작은 관리기를 쓴다. 가끔 경운기도 쓴다. 트랙터는 사실 없어서 못 쓴다.


봄날 밭 가는 트랙터는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빌릴 수 없다고 한다. 가게 옆 구둣방 사장님은 밭을 못 갈고 있다고 했다. 우리 집 털털거리는 경운기는 그래서 트럭을 타고 남의 카지노 게임 일하러 갔다.


트랙터로 한 번에 휙 갈고 쉬운 작물 하나만 심는 게 내 꿈인데, 남편 농부는 이것저것 심어 먹는 게 꿈이다. 밭 가는 사람을 따라가야 하니 열심히 따라다니면서 내 님의 ‘농사 강의’를 듣는다. 그 강의라는 것은 인터넷, 유튜브, 카페 등을 통해 열심히 공부해 얻은 남편 농부의 노하우다.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봄이 오면 그의 정신은 종일 밭을 헤매고 있다.


카지노 게임

관리기로 한 줄 금방 갈고 쇠스랑으로 평평하게 흙을 편다. 쇠스랑을 들고 흙을 고르면 정말 땅을 일구는 농부가 된 것 같다. 부드러운 흙이 쇠스랑 갈퀴 사이로 살그머니 빠져나간다. 기다란 나무 막대기를 통해 건강한 땅의 기운이 전해진다.


다음 주 일요일에는 카지노 게임를 심는다.


Sunday farmer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