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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항아리 Apr 12. 2025

꽃다발 대신 카지노 쿠폰 건네는 남편

아침마다 카지노 쿠폰에게 꽃다발 대신 ‘파다발’ 선물 받는 여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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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겨울의 들판에서 영하의 날씨를 견딘 대파. 지난해 5월 말 고추 사이사이에 심었던 작은 대파는 고추 그늘에서 뜨거운 여름을 견디었다. 그리고 앙상하게 말라버린 고춧대와 더불어 겨울의 추위까지 견디고 봄을 맞았다. 늦가을에 양이 많아 미처 실내에 저장하지 못해 벌판에 남겨진 대파는 얼어 죽는 줄 알았다. 겨울은 지나갔고 봄은 왔다. 봄바람이라고 살랑바람만 불었을까. 파는 거센 모래 바람을 맞으며 하얀 허물과 같은 껍질을 벗어버리고 몸을 단단하게 굳혔다. 오락가락하는 봄날의 시샘을 견디며 초록잎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땅을 갈기 전 옮겨야 할까, 모두 흙에 파묻히면 버려야 할까 생각했는데 날로 건강하게 올라오는 초록 파는 이제 거대한 두둑의 주인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고추 밭을 만들 때까지 누구보다 먼저 봄 대파를 먹을 수 있겠다.


그러나 나는 누구보다 바쁘다. 10대 넷을 키우며 늦은 밤까지 일하는 나는 출근 전 밭 가에 멀찍이 서서 잠시 대파에게 시선 한번 건넬 뿐이었다. 뽑아 먹을 새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대파 수확을 미루었다. 대신 밭에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카지노 쿠폰이 먼저 움직였다.


카지노 쿠폰첫날 받은 수줍은 대파


어느 따뜻한 봄날이었다. 그는 내 책상 위에 파 한 카지노 쿠폰을 올려놓았다. 묶음을 하지 않은 낱것으로 책상 한 귀퉁이에 가지런히 놓았다. 그렇게 봄날의 첫 대파가 슬며시 나에게로 왔다.


작은 키에도 하얀 대와 초록 잎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있을 건 다 있는 진짜 대파였다. 모진 겨울을 견뎌낸 녀석은 질기지도 않고 봄의 새싹처럼 야들야들하다. 어쩌면 이렇게 귀여울까. 월동 대파라 겨울 추위가 천연 살균을 해줘 벌레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세상에나 이렇게 깨끗한 대파가 다 있다니. 흙 묻은 걸 또 싫어하는 아내를 위해 뿌리까지 말끔히 제거하고 노란 잎, 시든 잎을 최대한 뜯어낸 후 집에 들고 왔다.


카지노 쿠폰은 파를 좋아한다. 파보다 파 넣은 볶음밥을 좋아한다. 파를 들들 볶아 파향을 내야 한다는 그. 요리할 때 파를 많이 넣어달라는 것이겠지만 왜 나는 꽃다발 대신 건네는 파꽃다발 같을까. 카지노 쿠폰의 남다른 사랑법일까? 꽃다발 대신 사랑한다고 파다발을 주는 건가?


“여보, 이 파 너무 좋다. 매일 이만큼씩만 뽑아다 줘. ”


카지노 쿠폰은 그 후로 비가 오거나 날씨가 궂은날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 밭에 나가 파를 뽑아온다. 한 움큼씩 가져와 아내에게 파를 전하는 그. 오늘도 카지노 쿠폰은 나에게 말했다.


“파 뽑아다 줄까? ”


내 남자의 사랑법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카지노 쿠폰의 파 사랑에 가슴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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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요즘 파를 원 없이 먹고 있다. 파국인지 콩나물 국인지 모를 지경이다.




글을 올린 후 카지노 쿠폰 검색하였더니 ‘파다발’이 만신창이, 볼품없는 것을 비유하는 북한어라고 나왔다. 그러나 나는 절대 나쁜 의미로 쓴 것은 아니며, 나에게는 ‘파다발’은 꽃다발과 같다는 의미이다.


오해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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