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가 빨간 고무 다라이에서 이 몸을 기다리던 날,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던 그날, 나는 대파 요리를 안 할 수 없었다.손질한 대파는 당장 먹을 것과 냉장에 넣을 것, 냉동에 넣을 것을 나누었다. 냉동에 보관하기 전에 생생한 대파를 최대한 많이 먹어야 했다. 50리터 비닐봉지에 씻어둔 대파가 한가득이었다. 저것을 어째...
생선 파조림
점심을 준비하며 파를 한 움큼 쥐었다. 뿌리를 잘랐다. 또 한 움큼 쥐고 뿌리를 잘랐다. 낮은 전골냄비에 대파를 쫘악 깔고 된장 용으로 나박나박 썰어 냉동 보관해 둔 무 한 봉을 넣었다. 반 토막 낸 임연수 두 마리를 깔고 또 대파를 한 무더기 얹었다. 바쁜데 마늘 사러 갈 새는 없었다. 대파만 엄청 넣었다. 간장, 고춧가루, 설탕, 물을 넣고 부르르 끓인 후 잔 불로 줄여 푹 끓였다. 파와 생선이 만나 환상의 생선조림이 탄생했다.
생선은 뼈 때문에 먹기 힘들어하는 남편인데 싫다는 생선 한 토막을 더 먹고 양념에 밥까지 비벼 먹었다. 큰아들 녀석은 저녁에 마지막 한 토막을 먹고 다음날 또 없냐고 물었다.
어묵 파국
대파에 치여 파김치가 된 오후에도 파 요리를 안 할 수 없었다. 청승맞게 봄비가 내리니 뜨끈한 국물 생각이 절로 났다.
전골냄비 두 배 높이의 곰솥 냄비를 꺼냈다. 물을 반 채웠다. 파는 냄비 가득 채웠다. 냉동 무, 다시마, 다시 멸치를 넣고 부글부글 끓였다. 간장, 소금, 후추, 고춧가루 약간을 넣었다. 어묵 두 봉을 몽땅 썰어 넣었다. 어묵이 대파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어묵을 골라 퍼주느라 고생온라인 카지노 게임. 국물이 맛있다며 국물을 스스로 퍼 가는 어린이들이 생겼다. 파를 피해 국물을 잘도 푸는 어린이들이었다. 국자를 수직으로 들고 국자 머리를 국물 안으로 넣은 후 파를 지그시 누르면 된다. 놀랍다. 어묵을 건질 때는 파를 살살 옆으로 밀고, 또 민 다음 하나씩 구조온라인 카지노 게임. 집게를 줄 걸 그랬다. 어린이들은 파국에서 어묵을 구조하는데 신중을 기온라인 카지노 게임.
우리는 다 저녁에 파국을 맞이온라인 카지노 게임. 파국을 맞은 우리는 구조에 최선을 다온라인 카지노 게임. 마지막 남은 어묵 하나까지 모두 구하고 파국물을 호로록 남김없이 마셨다.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냉동 볶음용 파 저장
대파를 최대한 많이 먹기 위한 주부의 노력은 다음 날에도 계속되었다. 푸드프로세서를 돌렸다. 대파를 잘게 잘랐다. 냉동 용기에 가득 넣었다.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 얼렸다. 6 등분해서 한 번 쓸 분량만큼 잘랐다. 12개의 볶음용 파를 저장했다. 당근, 호박도 하나씩 갈아 파와 섞어 또 다른 6개는 볶음밥 용으로 저장했다.
훈제 오리 파볶음밥
훈제오리를 잘게 잘라 볶음밥 야채 재료를 넣고 들들 볶았다. 밥을 함께 넣고 휘리릭 볶아 훈제오리 볶음밥 완성.
김치 목살 파볶음
전골냄비에 파를 그득 넣었다. 김치 또한 가득 넣었다. 목살 500그램을 넣은 후 매실액, 고춧가루를 넣고 푹 끓였다. 오래 끓이려고 물도 조금 부었다.
남편이 물었다. “볶음이야, 찜이야?”
복동이는 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 김치를 좋아하는 복실이는 목살에 김치 볶음을 얹어 먹었다. 맵다는 소리는 절대 안 하고 물을 계속 먹으면서도 고기가 정말 부드럽다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김치를 싫어하는 복이도 김치를 잘게 자르고 국물까지 뿌려 밥을 말아먹었다. 밥 먹기 전에 빵까지 하나 먹은 달복이는 밥을 남길만도 했는데 밥 한 그릇을 다 먹었다. 밥 먹고 일어나며 정말 맛있다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 소리에 힘입어 밥을 더 푸는 복동이에게 나도 밥 두 숟가락만 더 달라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밥에 김치 볶음을 척 얹어 김치쌈을 또 싸 먹었다. 복동이는 남은 고기와 김치를 넣고 싹싹 비벼 먹었다. 김치 볶음은 남편의 최애 음식이다. 식판에 남은 밥 한 톨, 국물 한 숟가락까지 다 퍼먹었다.
온 식구가 “맛있다!”을 연발하며 밥을 먹었다. 대파가 효자다.
얼갈이 파된장국
쫑쫑 썰어 놓은 대파는 마지막으로 얼갈이된장국에 넣었다. 한 냄비 끓여 종일 국으로 먹었다. 끓이면서 냉동용 얼갈이된장국도 5개나 만들어 저장했다. 저장은 풍요롭다.
그렇게 3일 동안 우리는 최대한 파를 먹었다. 그러나 50리터 봉투에 든 대파를 다 먹을 수는 없었다. 대파는 대단히 많았다. 나머지는 반씩 잘라 냉동에 잘 넣었다. 물에 한 팩씩 넣고 푹 끓이기만 하면 언제든 간편하게 파국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내일 또 대파 한 고랑을 자른다. 남편은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한 남은 한 고랑의 대파를 언제 자를 것인지 걱정했다.
“파 먹을 거 많지?” 남편이 말온라인 카지노 게임.
“내일 대파 한 고랑 더 잘라와도 돼. 냉장에 이제 파 하나도 없어. ” 주부는 호기롭게 말했다.
그 주부 대단할세. 왜 파를 그만 심자 말을 못 할까. 그의 파 사랑을 알아서 나는 파를 안 심겠다 말을 못 한다. 오늘 우리는 또 새로운 파를 한 판 심었다. 커다란 대파 옆에 한 줄로 가지런히 예쁘게 심었다. 우리 뱃속에 넣고, 냉동실에 엄청 저장한 빨간 고무 다라이 한가득 담겨있던 월동 대파. 그 월동 대파를 뽑은 바로 그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