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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연구가 May 29. 2023

닭의 카지노 게임는 2개

인성을 합리화시키는 대단하지 않은 능력

부서원 한 명이 가져온 치킨박스와 피자박스에 신이 나 다 같이 모여 콜라도 따르고, 접시도 돌리며

먹을 준비를 했던 어느 날이었다. 야무지게 치킨 한 조각을 뜯어먹으며 시답잖은 얘기를 나누던 중 너무 맛있었던 치킨 조각을 더 먹으려 박스를 보았다. 가지런히 놓여있던 다리 2조각이 사라졌다. 내 눈을 의심했고 방금까지 있었던 다리 2조각의 행방을 찾던 찰나, 부장 접시에 카지노 게임뼈 2개가 나란히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별거 아닐 수 도 있었던 일이라던가, 누군가에겐 그게 뭐 그리 충격적인 일인가라고 말할 수 있는 거겠지만, 사실 이건 큰일이다.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을 때
그 사람의 인성, 배려, 예의 모든 게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그게 맞는 것이었다. 치킨 조각 중 닭카지노 게임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한국 사람이라면 예의상 닭카지노 게임 들기 전엔 "혹시 닭카지노 게임 드실 분?" 아니면 자기가 정말 먼저 먹고 싶다면 "혹시 닭카지노 게임 제가 한 개 먼저 먹어도 될까요?"라는 예의상의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이 부장은 외국 사람도 아닌 한국 사람. 대체 어디다가 인성과 배려, 기본적인 예의라는 걸 던져두고 온 것일까?


너무 황당한 나머지 나는 직접 대고 부장에게 말했다. 아니 어떻게 닭카지노 게임를 두 개 다 가져가서 드실 수 있냐고, 내 평생 오래 살진 않았지만 여태껏 살면서 치킨 닭카지노 게임를 혼자 두 개 다 드시는 분을 본 적이 없다. 등 아주 솔직하게 돌려 까기를 시전 했다. 부장은 당황했는지 자기도 두 개를 다 먹고 나서 아차 싶은 마음에 멍 때리고 있었다는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자기의 흑역사와도 같은 인성부족 스토리를 들려주더니 이번엔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의 유형이 좋다는 둥 말도 안 되는 말로 행동을 합리화했다.


부장의 말은 즉슨, 타인의 말이나 행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등 자기는 이런 스타일이며 예전부터 그래왔고 그래서 이게 좋다.라는 말이었다. 황당 그 잡채. 자신이 내뱉는 말로 '그래, 나 이렇게 커왔고 그래서 어쩔 거야?, 이게 난데?' 약간 이런 느낌을 줌과 동시에 그래서 이 행동은 괜찮고 좋은 편이라는 말로 주변을 합리화시키는 이 사람을 도대체 어디에 분리수거시켜야 하는 걸까?이 사람의 인성부족 스토리 끝은 어디일까?


역시나 가 역시나였다. 올해를 겪으며 여러 사람을 조금씩 알아보고 다양한 가치관과 생각, 의견을 나눠보며 해마다 성장해 가는 요즘, 나는 정말 더 단단해지고 파워가 세져간다는 걸 느낀다. 부장 덕분에 나는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자세부터 무례하지 않지만 대놓고 돌려 깎는 말 전달법 등 다양한 방법을 터득하는 중이다.정말 무던하게 성장하는 올 한 해가 즐겁고, 사람을 가려가며 현명하게 대하는 내 주관을 뚜렷하게 만들 생각에 지금의 스토리 작성 시간이 행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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